열정 가득한 청년들을 불러 모았다. 거리를 배꽃으로 수놓았다.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한껏 차려놨다. 그러자 사람들이 하나둘 몰려들기 시작했다. 청년들도 신이 났다. 하지만 이내 흥미를 잃은 사람들이 조금씩 발길을 끊고 키다리 아저씨 같던 지원금마저 끊기자 청년들도 떠나기 시작했다. 1년 만에 끝난 이화여대 앞 골목 청년몰 이화52번가의 자화상이다. “‘스몰 비즈니스를 위한 빅 프로젝트, 워크 투게더.’ 청년창업가 육성은 물론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한 단계별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역사회의 특성에 최적화된 인프라를 구축하겠다.” 2016
# 몸의 근육이 서서히 굳어가는 루게릭병 환자가 마지막까지 움직일 수 있는 건 눈꺼풀이다. 눈깜박임만이 유일한 소통 수단이란 거다. 그래서 루게릭병 환자는 ‘글자판’이나 ‘안구 마우스’로 소통한다. 당연히 쉽지 않다. 글자판은 글자를 조합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안구 마우스는 비싼 데다 정확도가 떨어진다. # 올 2월 스물한살 청년이 이런 한계를 극복한 ‘앱’을 만들어 론칭했다. 기존보다 10배 빠르게 글자를 조합할 수 있는 ‘영우글자판’을 응용한 앱이다. 흥미롭게도 ‘영우글자판’은 이 청년이 고등학교 1학년 때 개발했다. 201
2020년 12월 ㈜눙눙이는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됐습니다. 2018년 창업한 눙눙이는 ‘눙눙이와 친구들’이란 캐릭터와 스토리를 기반으로 다양한 물품을 판매하는 스타트업입니다. 목표는 캐릭터 비즈니스를 통해 소비자의 환경 감수성을 끌어올리는 겁니다.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할수록 몸이 녹아버리는 눈사람 ‘눙눙이’를 통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널리 알리겠다는 게 조창원(29) 눙눙이 대표의 포부죠.그런데 조 대표는 가끔 속상한 수군거림에 시달립니다. “기업이면 기업이지 사회적기업이 뭔가. 다 돈을 벌기 위한 위선이다. 착한 일 한다는 이유
청년을 위한다면서 혈세는 혈세대로 낭비하고,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진 서울시의 청년사업은 숱하게 많다. ‘꿈꾸는 청년가게’는 그중 하나다. 청년창업가들이 만든 제품의 판로를 개척해주겠다면서 떠들썩하게 시작한 프로젝트인데, 이 사업이 폐지됐는지 아는 이는 거의 없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서울시 청년정책을 다시 살펴봤다. 그 첫번째, 꿈꾸는 청년가게다. ‘꿈꾸는 청년가게’를 아는가. 서울시는 2009년부터 ‘청년창업 1000 프로젝트(챌린지 1000 프로젝트로 변경)’를 통해 청년창업가들을 발굴ㆍ육성했다. 내친 김에 제품 판
# “‘꿈꾸는 청년가게’ 1년간 매출액 5억원 달성.” 2012년 4월 6일 서울시가 낸 보도자료다. 당시 자료엔 다음과 같은 자찬自讚이 가득하다. “백화점 입점, 국내외 바이어상담 줄이어” “향후 매년 1개소씩 늘려 총 5개소 설치 예정” 등등. 하지만 ‘꿈꾸는 청년가게’는 명동점(2호)을 개점한 뒤 조용히 사라졌다. 뼈아픈 실패였다. # “역세권 청년주택 이르면 2017년 말부터 공급될 것.” 2016년 9월 1일 서울시가 배포한 보도자료다. 이 계획은 6개월 만에 “2020년 상반기 준공”으로 수정됐다. 아직 지어진 ‘역세권
[김상철 한글과컴퓨터그룹 회장]“M&A로 하드웨어 더하라”“산청 인수를 통해 그룹이 보유한 소프트웨어 역량에 하드웨어를 더하는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겠다. 이를 2019년 그룹 매출 1조원 달성을 위한 초석으로 삼겠다.” 김상철(64) 한글과컴퓨터그룹 회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그룹 사업설명회(IR)’를 열고 그룹의 중장기 비전을 제시했다.
창업 붐이다. ‘단군 이래 창업하기 가장 좋은 시기’라는 말까지 나온다. 하지만 창업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준비도 없이 창업시장에 뛰어들었다가 큰코 다칠 가능성이 크다. 창업하는 그 순간부터 가시밭길의 연속이라서다. 실제 창업가들이 하는 얘기도 그렇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게 창업이고 이 과정엔 수많은 고통이 뒤따른다. 5명의 청년창업가들과 리얼한 얘기를 나눠봤다.인쇄골목이 즐비한 충무로 한 사무소에서 5명의 청년 창업자를 만났다. 김영준(42) 스윗트래커, 김학범(36) 태신에이치알, 장미지(35) 아날로그엔진, 명윤호(3
청년창업이 ‘붐’이다. 인생을 담보로 꿈을 펼치는 청년이 늘고 있다. 정부도 이 ‘붐’에 동승하고 있다. 청년실업을 해소하는데 이만한 대책이 없어서다. 물론 정부의 지원을 받고 꿈을 펼친 이들도 많다. 그러나 정부지원의 영역 밖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청년창업가도 적지 않다. 청년창업가 4인에게 창업의 현실을 물었다.청년창업가를 육성하는 경기도 안산시의 청
불확실성. 기업의 가장 무서운 적이다. 모든 게 불확실하면 전략을 세우기도, 플랜을 마련하기도 어려워서다. 특히 소비재 기업에게 ‘불확실성’은 치명적이다. 소비자의 행보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비자의 신뢰를 무기로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기업이 있다. ‘착한 기업’들이다.벌써 5년이 흘렀다. 글로벌 시장을 충격에 빠뜨린 ‘리먼 사태’가 터진지 말이다. 하지만 3년 안에 끝날 줄 알았던 경기침체는 여전하다. 지갑이 얇아진 직장인은 ‘임금인상’의 꿈을 접은 지 오래다. 일부 직장인은 ‘구조조정 회오리’를 피한 만으로도 안도의
방향을 모른 채 먼 길을 간다면 목적지에 제대로 도착할 수 없다. 나침반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청년창업가들에게 ‘나침반이 있느냐’고 물었다. 대부분 “없다”고 답했다. 어리석어서가 아니다. 엉뚱한 방향을 가리키는 나침반보다는 차라리 없는 게 낫다고 생각해서다. 없다(68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20명), 구본무 LG그룹 회장(4명), 허창수 G
방향을 모른 채 먼 길을 간다면 목적지에 제대로 도착할 수 없다. 나침반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청년창업가들에게 ‘나침반이 있느냐’고 물었다. 대부분 “없다”고 답했다. 어리석어서가 아니다. 엉뚱한 방향을 가리키는 나침반보다는 차라리 없는 게 낫다고 생각해서다.없다(68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20명), 구본무 LG그룹 회장(4명), 허창수 GS그룹 회장(3명), 이석채 KT그룹 회장과 강덕수 STX그룹 회장(각 2명),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최태원 SK그룹 회장•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정준양 포스코그룹 회장•박용만 두산
폭풍우가 불 때 풀이 나무보다 잘 버틸 수 있는 건 유연하기 때문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유연한 조직문화를 가진 기업은 어려움을 극복하는 ‘내성耐性’을 갖고 있다. 하지만 국내 기업은 유연성이 떨어진다. 윗사람은 늘 큰소리를 내고, 아랫사람은 숨소리를 내는 것조차 어려워서다. 올해 5월 종영한 드라마 ‘직장의 신’은 많은 직장인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국내 기업들에 만연한 기업문화 속에서 고충을 겪는 직장인의 모습을 잘 묘사했기 때문이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기업 ‘와이장’은 군대조직처럼 상명하복에 의해 움직이고, 비정규직의 아이디
작은 기업일수록 특허에 집착하게 마련이다. 톡톡 튀는 제품이 없으면 경제정글에서 살아남기 어려워서다. 하지만 작은 기업의 혁신제품이 성공해도 문제다. 대기업이 특허권을 가로채거나, 카피제품으로 시장을 장악하기 일쑤기 때문이다. 젊은 창업가들은 대기업의 문제점으로 ‘벤처기업의 아이디어와 창의성 훔치기’를 꼽았다. 세계 최초 MP3플레이어를 국내 중소기업 디지털캐스트가 개발했다는 건 이제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얘기다. 아직도 모르는 이들을 위해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자금력이 부족했던 디지털캐스트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MP3를 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