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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그래픽으로 본 세상
국제곡물 가격 안정세지만
국내 빵값 여전히 고공행진
업계 ‘원재료 가격 상승’ 항변
소비자물가 대비 두배 상승
상승폭 만큼만 가격 반영해야

국제곡물 가격 하락에도 빵값이 고공행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제곡물 가격 하락에도 빵값이 고공행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빵값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국제곡물 가격이 안정세를 찾아가는데도 국내 빵값은 여전히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다. 그러다보니 세계적으로도 우리나라 빵값은 비싸기로 손에 꼽힌다(표➊).

통계청에 따르면 빵 소비자물가지수는 해마다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해 2분기 9.1%(전년 동분기 대비)였던 상승률은 3분기에 기어이 두자릿수로 오르더니, 4분기 15.3%까지 치솟았다. 이런 기세는 올해까지 이어져 2분기까지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3분기에 한자릿수 상승률로 기세가 다소 수그러들긴 했지만 그럼에도 소비자물가상승률(3.1%)의 두배(6.6%)를 훨씬 웃돌았다(표➋).

빵을 만드는 이들은 “원재료 가격을 포함한 생산비가 올라서 어쩔 수 없다”고 항변한다. 아예 틀린 말은 아니다. 주요 재료 중 하나인 우유는 1년 전과 비교해 9.4% 올랐고, 설탕도 11.6% 치솟았다. 하지만 전부 오른 건 아니다. 치솟던 국제 밀 가격은 올 들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3분기 밀가루 소비자물가상승률이 0.5%에 그친 건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표➌).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흑해 곡물 협정 연장 불확실성 등으로 가격이 높게 형성됐던 국제 곡물 가격이 점차 안정세를 찾고 있다”면서 “지난 3분기 밀 1㎏ 수입가격은 472.4원으로 전분기 대비 11.9% 하락했고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25.1%나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요 원재료 가격이 뚜렷하게 하락세를 띤 만큼 소비자가격 역시 원재료 하락분에 맞춰 조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거라는 걸 소비자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서비스 참가격에 따르면, 샤니의 삼립호떡 미니꿀호떡(16개·400g)의 11월 현재 평균가격은 3882원이다. 2018년 평균 2490원이던 가격이 5년 사이 55.9%나 올랐다. 삼립식품의 정통크림빵(3개·240g)도 2484원에서 3715원으로 비슷한 폭(49.6%)으로 올랐다(표➍). 

이번엔 파리바게뜨의 한 제품을 보자. 명절 선물용으로 인기가 많은 ‘도라야키(반죽을 둥글납작하게 구워 두쪽 사이에 팥소 등을 넣은 빵)’다. 이 제품은 2018년 12개가 들어 있는 한상자 가격이 1만6000원이었다. 파리바게뜨는 이 제품의 값을 이듬해 1만8000원으로 올렸고, 2021년에는 ‘명품 도라야키’에서 ‘만월빵’으로 리뉴얼하면서 개수를 8개로 줄였다. 그러면서 가격을 1만4000원으로 조정하긴 했지만 이후 두차례 가격을 올려 현재는 8개에 1만6000원이다(표➎). 

SPC 관계자는 “일본식 표기의 도라야키를 중단하고 ‘만월빵’을 2021년 9월에 출시했다”면서 “‘보름달(滿月)을 보며 가족 건강과 복을 기원한다’는 파리바게뜨만의 고유한 스토리를 네이밍과 디자인에 담았고, 기존 도라야키와 반죽 배합을 달리했다”고 설명했지만 이를 가격 인상의 근거로 납득하긴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렇듯 지속적으로 가격이 오른 탓에 프랜차이즈 빵집에서 빵 하나 사려면 단품 하나에 2000~3000원, 케이크는 3만원 이상을 지불해야 하는 게 예삿일이다. 달콤한 빵맛이 갈수록 씁쓸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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