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천태만상
명품 브랜드 가격 인상 행렬
일년에 몇차례씩 인상 단행
한국인 세계서 명품 가장 좋아해
명품 배짱 영업 계속하는 이유

명품 브랜드 업체들은 일년에 몇차례 가격을 인상한다.[사진=뉴시스]
명품 브랜드 업체들은 일년에 몇차례 가격을 인상한다.[사진=뉴시스]

샤넬, 루이비통, 크리스찬 디올 등 명품 브랜드들이 올 한해 줄지어 가격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도 또 한차례 가격을 끌어올렸다. 

구찌는 최근 인기 라인인 ‘오피디아’ 제품 일부 가격을 10%가량 인상했다. 오피디아 GG 미니 토트백은 167만원에서 184만원으로, 오피디아 미니 토트백은 200만원에서 217만원으로 뛰었다. 각각 인상폭은 10.1%, 8.5%에 달한다. 


앞서 구찌는 4월과 10월에도 가격을 올린 바 있다. 4월에는 GG 마몽 라인의 가격을 4~5%, 10월에는 가수 아이유가 들어서 인기를 끈 ‘구찌 홀스빗 1955’ 라인의 가격을 5~6% 끌어올렸다. 올해만 세번 가격을 인상한 셈이다.

이처럼 한해에만 수차례 가격을 인상하는 건 구찌에만 해당하는 얘기가 아니다. “오늘이 가장 저렴하다”는 말의 원조 격이나 다름없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은 수시로 가격을 조정한다. 2020년 세차례, 2021년과 2022년엔 각각 네차례 가격을 올린 데 이어 올해는 2월과 5월 두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2020년부터 올해까지 13회 가격을 올린 거다.

한해에 다섯번이나 가격을 올린 브랜드도 있다. 루이비통이다. 이 브랜드는 2021년에만 다섯차례 가격을 올렸고, 지난해에는 두차례 가격 인상에 나섰다. 올해도 6월에 가격을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때와 비교하면 그 횟수가 다소 줄었다. 왜일까. 보복소비가 주춤하며 명품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의 명품 매출은 8~10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역신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까지 백화점 명품 배출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오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그렇다고 안심할 순 없다. 선물 수요가 늘어나는 연말연시를 맞아 명품을 사려는 수요가 증가하자 명품 브랜드 업체들이 가격 인상 카드를 다시 만지작거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 매년 1월 가격을 올리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의 가격 인상이 점쳐지고, 벨기에 명품 브랜드 ‘델보’,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오리스’도 내년 1월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자료|더스쿠프]
[자료|더스쿠프]

보복소비가 주춤하고 있는 데도 명품 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검토하는 건 우리나라 소비자의 ‘명품 사랑’과 연관성이 깊다. 지난해 우리 국민 1인당 명품 소비액은 325달러(약 43만원)로 세계 1위에 올랐다. 에루샤 명품 브랜드의 2022년 합산 매출(3조9324억원)도 전년(3조2192억원) 대비 22% 증가했다.

가격을 끊임없이 올려도 명품을 사는 소비자가 숱한데, 명품 브랜드가 가격을 올리지 않을 이유는 없다. 고금리 때문에 지갑이 얇아진 소비층이 넓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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