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마켓분석
또 달아오르는 IPO 시장
상장일 4배 상승한 케이엔에스
LS머트리얼즈도 따따블 달성
지난 6월 가격변동폭 조정
따따블 어렵다고 장담했지만
163일 만에 보기 좋게 빗나가

# 지난 6월 한국거래소는 상장 첫날 주가 변동폭을 공모가의 60~400%로 변경했다. 상장 첫날 이른바 따상을 기록하는 종목이 늘면서 투기심리를 자극한다는 이유에서였다. 변동폭을 높인 만큼 따따블 종목이 나오는 건 쉽지 않다는 의견에 힘이 실렸다.

# 하지만 이런 예상은 제도 개선 163일 만에 깨졌다. 상장 첫날 주가가 따따블을 기록한 종목이 연이어 나와서다. 기업공개(IPO) 시장이 다시 과열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신규 상장 종목의 주가 변동폭을 개선한 지 6개월 만에 상장 첫날 따따블을 기록한 종목이 나왔다.[사진=뉴시스] 
신규 상장 종목의 주가 변동폭을 개선한 지 6개월 만에 상장 첫날 따따블을 기록한 종목이 나왔다.[사진=뉴시스] 

# “증시 새내기 종목의 주가가 공모가의 4배까지 오르는 건 쉽지 않다.” 투자자에게 설득력을 인정받았던 이 전망이 깨지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163일이었다. 지난 6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케이엔에스가 장 마감 직전 따따블(공모가의 4배)을 달성했다. 

이날 공모가(2만3000원)의 두배가 넘는 7만1000원으로 장을 시작한 케이엔에스의 주가는 큰 변동성을 보였다. 거래 시작과 함께 8만5000원까지 주가가 치솟았지만 오후 2시 50분께 5만8400원으로 하락했다. 이후 주가는 또다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고, 오후 3시 18분 상한가인 9만2000원을 찍었다. 30분 만에 주가가 57.5% 오른 셈이다. 

사실 케이엔에스는 상장 전부터 투자자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2차전지 부품 자동화 장비 제조업체인 이 회사의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1415대 1을 기록했다. 청약 증거금은 3조1281억원에 달했다. 

# 지난 12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LS머트리얼즈의 주가도 상장일 상한가 기준인 공모가의 400%를 기록했다. 6000원인 공모가에서 232.3% 오른 1만9940원으로 시작한 이 회사의 주가가 공모가의 4배로 상승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1시간 39분이었다. LS전선의 계열사인 LS머트리얼즈는 고출력 에너지저장 장치인 울트라커패시터(Ultra Capacitor)와 알루미늄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LS머트리얼즈의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치열했다. 일반 청약 경쟁률은 1164.5대 1에 달했다. 공모주 청약에 모인 증거금만 12조7700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사업 분야인 울트라커패시터는 전기차·로봇·수소연료전지·풍력발전기 등 다양한 첨단 산업 분야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받으면서 올해 마지막 IPO 대어로 꼽혔다. 

12월 국내 증시에 입성한 새내기 종목이 따따블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주인공은 앞서 언급한 케이엔에스와 LS머트리얼즈다. 두 종목의 주가는 상장일 공모가의 4배까지 치솟으면서 따따블을 달성했다. 두 종목의 공모주 청약에 100만원을 투자하는 데 성공한 투자자라면 상장 첫날 300만원을 벌 수 있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따따블 종목의 등장을 두고 시장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한쪽에선 기업과 전방산업이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이미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는 점을 들어 따따블은 떼어 놓은 당상이었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기업공개(IPO) 시장이 또다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그 근거는 따따블을 가능하게 만든 이유에 있다. 

사실 한국거래소는 지난 6월 26일부터 상장 종목의 주가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상장 첫날 가격변동폭을 공모 가격의 60~ 400%로 확대했다. 코로나19 이후 불어온 공모주 투자 열기에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두배로 시작한 시초가가 상한가 기록·공모가의 2.6배 상승)’ ‘따상상(공모가의 3.38배 상승)’을 달성하는 종목이 늘면서 투기심리를 자극하는 걸 막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제도 개선 163일 만에 따따블 종목이 나오면서 예상은 보란 듯이 빗나갔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투자자로부터 가장 큰 관심을 받은 2차전지 관련주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상장일 주가가 큰 상승세를 기록했다”며 “기업의 실적에 비해 투자 열기와 주가 상승세가 과도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이후 주춤했던 IPO 시장이 다시 과열 양상을 보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상장일 큰 폭의 변동성을 기록한 스팩(SPEC·기업인수목적회사) 종목에 투자자가 몰린 것도 비슷한 현상”이라고 꼬집었다. 

우려는 지금부터다. IPO 시장의 ‘과열 현상’과 주가 상승세만 보고 추격 매수에 나섰다간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추격 매수를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한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할 게 분명해서다.

실제로 상장 첫날 따따블은 기록한 케이엔에스의 주가는 상장 3거래일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10만8700원까지 상승했던 주가는 지난 12일 9만300원으로 16.9% 떨어졌다. 13일엔 하루 만에 16.2% 폭락하여 7만5600원을 기록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다른 종목의 사정도 비슷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 초까지 상장한 100개 종목의 상장 1개월 후 평균 주가 상승률(공모가 대비)은 32.2%를 기록했다. 이는 상장일 평균 주가 상승률인 45.3%를 10%포인트 이상 밑도는 수치다. 상장 한달 후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는 종목은 32개에 달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상장 첫날 급등한 종목은 장기적으로 주가가 떨어진 경우가 많다”며 “꾸준한 주가 상승을 위해선 매출 등의 성장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가를 반영하는 바로미터는 실적이라는 거다. 성장성과 실적을 무시한 상장 첫날의 주가 상승세를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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