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Seek한 종목분석
차갑게 식어버린 에브리봇
사상 최고가 경신 후 하락
2월 23일 5만5500원 찍고
2만6000원대로 떨어져
며칠 만에 반토막 난 주가
부진한 실적에 발목 잡혔나

360.2%, 지난 2월 23일 에브리봇이 기록한 올해 주가상승률이다. 에브리봇은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며 주가상승률 1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주가는 폭포수처럼 떨어지기 시작했고, 지난 5일 2만6000원을 기록하며 6거래일 만에 고점 대비 반토막이 났다. 승승장구하던 에브리봇의 주가가 떨어지는 칼날로 전락한 이유는 무엇일까.

올해 가파르게 상승했던 에브리봇의 주가가 최근 큰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사진=뉴시스]
올해 가파르게 상승했던 에브리봇의 주가가 최근 큰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사진=뉴시스]

국내 증시가 옆으로 기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올 초 2669.81포인트에서 지난 5일 2649.40포인트로 1.8%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같은 기간 878.93포인트에서 867.98포인트로 소폭 하락했다.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미국 증시나 일본 증시와 비교하면 아쉬운 성적표다. 

이처럼 부진한 시장에서 최근 급락세로 돌아선 종목도 있다. 로봇 청소기 전문제조업체 에브리봇이다. 이 회사의 주가는 활화산처럼 불붙었다가 돌연 차갑게 식어버렸다. 추이를 보자. 올해 초 1만2070원이던 주가는 2월 7일 3만원대(3만2200원)를 넘어서더니 3거래일 뒤인 13일 4만원대(4만5350원)를 돌파했다. 

한국거래소가 갑작스러운 상승세를 이유로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했지만, 멈추지 않았다. 2월 23일에는 5만5500원으로 상승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그 결과, 에브리봇의 주가는 올해에만 360.2% 치솟으면서 주가상승률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문제는 최고가 경신의 기쁨이 오래가지 않았다는 점이다. 5만5500원을 기록한 이후 에브리봇의 주가는 거짓말처럼 하락세로 돌아섰다. 다음 거래일인 2월 26일 하한가(-29.91%)를 기록하며 주가는 3만8900원으로 떨어졌다. 주가는 이날부터 6거래일 연속 내리 하락했고, 지난 5월 2만6000원을 기록했다. 최고가를 기록했던 2월 23일 대비 53.1% 떨어진 셈이었다. [※참고: 지난 8일 에브리봇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소폭 상승한 2만6950원을 기록했다.] 

에브리봇의 난데없는 급등락에 투자자들도 당황하는 눈치다. 에브리봇 종목 토론방에는 “이해할 수 없다” “주가 조작 아니냐”는 푸념이 이어졌다. 하한가를 기록한 2월 26일 이후 쏟아진 외국인 투자자(112억6000만원)와 기타법인(13억4900만원)의 매도세를 받아낸 것이 개인투자자(134억7200만원)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에브리봇의 주가가 갑자기 식은 이유는 뭘까. 시장은 급등 뒤 나타난 차익실현 매물의 증가 현상이 주가를 끌어내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에브리봇의 주가와 실적이 반대로 움직였다는 걸 투자자들이 인지하고 있었다는 거다. 

에브리봇의 지난해 당기순이익(누적 기준)은 26억원으로 전년 동기(69억4900만원) 대비 62.5% 감소했다. 여기에 한국거래소가 에브리봇을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한 것, 지난해 불었던 로봇 테마주 열풍이 인공지능(AI) 반도체 투자 분위기에 밀려나면서 한풀 꺾였다는 것도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투자자들이 투자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다른 종목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 2월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 이후 투자자의 관심이 반도체 관련주로 쏠리고 있다”며 “에브리봇의 갑작스러운 하락세는 시장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돈이 될 수 있는 곳에만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며 “투자경고 지정 이후 매매거래정지 예고 종목에 이름을 올리면서 투자자가 썰물처럼 빠져나간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천당과 지옥을 오간 에브리봇의 주가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올 1분기 실적이 중요하다고 전망했다. 이종원 상상인증권 애널리스트는 “로봇 관련주가 연초 상승세를 기록한 것은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4 등 굵직한 이벤트의 영향이 적지 않았다”며 “지금은 로봇 관련 테마주의 열풍이 다소 수그러들었기 때문에 1분기 실적이 주가에 크게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전과 같은 상승세를 기대하긴 어려울 수 있다는 거다. 에브리봇도 예외는 아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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