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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역대급 실적 달성한 네이버
모든 사업부 플러스 성장 기록
전망도 밝은데 주가는 우하향
기관ㆍ외인이 순매도 규모 키워
커머스 사업 둔화 우려 커져
중국 직구 플랫폼이 큰 위협

네이버의 주가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역대급 실적을 내놓고도 반등 포인트를 찾지 못했다. 기관ㆍ외인의 ‘셀 네이버’가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호실적을 견인한 핵심 사업부인 ‘커머스’의 성장 둔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그 중심엔 중국의 직구 플랫폼이 있다. 

네이버 커머스 사업의 실적을 둘러싼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사진=뉴시스
네이버 커머스 사업의 실적을 둘러싼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사진=뉴시스

2월 한달간 네이버 주가는 2.74%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5.82% 상승했는데, 네이버 주가는 뒷걸음질 쳤다. 이 회사가 이 기간 ‘호실적’을 발표했다는 걸 고려하면 의외다.

네이버의 2023년 연간 매출은 2022년 대비 17.6% 증가한 9조670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4.1% 늘어난 1조4888억원이었다.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 두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호실적을 등에 업고도 네이버의 주가는 왜 힘을 받지 못한 걸까.

일단 네이버 사업부문의 실적부터 살펴보자. 네이버가 전개하는 대부분의 사업은 쏠쏠한 이익을 남겼다. 광고 시장의 성장 둔화로 매출이 전년 대비 0.6% 증가하는데 그친 서치플랫폼을 제외한 모든 사업 부문이 두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달성했다.

커머스 사업부의 매출은 같은 기간 41.4%나 늘었다. 콘텐츠(37.4%)와 핀테크(14.2%), 클라우드(11.0%) 등도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 경쟁사인 카카오가 영업이익 역성장을 기록하면서 네이버의 호실적은 더 돋보였다. 

증권가는 올해 네이버가 매출 10조원 고지에 무난하게 닿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기 침체를 뚫을 만큼 사업부의 성장성이 뚜렷해서다. 이중 자회사 네이버웹툰은 뉴욕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실적 잔치에 찬물을 끼얹은 건 기관ㆍ외국인투자자였다. 기관투자자는 지난 2월 한달간 네이버 주식 4199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외국인투자자는 3929억원을 팔아치웠다. 개인투자자가 호실적과 밝은 전망에 환호하면서 네이버 주식을 7384억원치를 사들이는 사이 기관ㆍ외국인투자자는 매물을 쏟아낸 셈이다.

특히 이 기간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두번째로 많이 순매도한 종목이 네이버였다. 외국인투자자는 3월 들어서도 3거래일 누적 1124억원어치를 팔면서 주가 하락 폭을 키우고 있다.

기관ㆍ외국인투자자가 네이버 주식을 팔아치우기 시작한 건 핵심 사업인 커머스를 둘러싼 둔화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네이버쇼핑을 기반으로 한 커머스 사업부는 지난해 전체 매출의 26.3%를 차지할 만큼 중요도가 높다. 지난해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인 사업부이기도 하다. 

그런데 올해 업황은 녹록지 않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도 콘퍼런스콜에서 “커머스 사업은 경기 불안과 고금리로 소비심리가 위축돼 어려운 한해가 될 것”이라고 점쳤다.

더 무시무시한 위협도 있다. 중국 직구 플랫폼들의 약진이다. 앱ㆍ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ㆍ리테일ㆍ굿즈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종합몰 앱 순위에서 쿠팡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2월 기준).

또다른 중국 직구 플랫폼인 테무는 11번가에 이은 4위였다. 중국 직구 플랫폼들은 지난해부터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존재감을 넓히고 있는데, 쿠팡과 네이버쇼핑이 주도하는 판을 크게 흔들고 있다. 

최수연 대표는 이들의 약진을 두고 “상품 정보나 가격대, 상품 커버리지 등은 네이버가 광범위하기 때문에 커머스 사업부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시장의 시선은 다르다.

다올투자증권은 올해 네이버 커머스 매출 증가율을 7.5%로 전망했다. 지난해 기록한 매출 증가율(41.4%)과 견줘보면 초라한 수치다. 네이버는 과연 커머스 사업부에 쏟아지는 비관론을 이겨내고 주가 반등 포인트를 잡을 수 있을까.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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