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명암, 두 메기는 찻잔 속에서 펄떡였다
인터넷전문은행 명암, 두 메기는 찻잔 속에서 펄떡였다
  • 강서구 기자
  • 호수 328
  • 승인 2019.03.05 1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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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출범 효과

2017년 인터넷전문은행 두곳이 시장에 등장했다. 두 은행은 초반 돌풍을 일으켰다. 기존은행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할 거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은행업을 흔들 ‘메기’로 주목받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메기 효과’는 오래가지 않았다. 기존은행과 혹시 다를까 기대했지만 역시나 같았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인터넷전문은행의 효과를 분석했다. 

인터넷전문은행에 기대한 메기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의견이 나온다.[사진=뉴시스]
인터넷전문은행에 기대한 메기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의견이 나온다.[사진=뉴시스]

메기효과냐 찻잔 속 태풍이냐. 인터넷전문은행을 이야기할 때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논란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하더라도 정부와 시장은 ‘메기효과’를 기대했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은 2017년 4월 3일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의 출범식에 참석해 “케이뱅크는 25년 만에 태어난 옥동자”라며 “경쟁을 뛰어넘는 혁신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는 말로 기대감을 드러냈다.

케이뱅크(2017년 4월 3일)와 카카오뱅크(2017년 7월 27일)의 초반 돌풍은 뜨거웠다. 두 은행은 출범 100일 만에 가입자 수 40만명, 430만명을 기록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새로움과 비대면 거래의 편리함이 소비자를 사로잡았다. 하지만 시중은행 인터넷뱅킹과 차별점이 없다는 인색한 평가도 받았다. 금융서비스의 혁신이라는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메기효과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초반 돌풍은 찻잔 속의 태풍에 머물렀을까. 인터넷전문은행의 효과에 관한 다양한 평가가 나오지만 비대면 거래의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실제로 시중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 이후 모바일뱅킹과 인터넷뱅킹을 대폭 강화했다. 최근에는 앞다퉈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전환)을 선언하며 핀테크 역량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는 통계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내 인터넷뱅킹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2016년 7467만5000명이었던 모바일뱅킹 등록 고객 수(중복가입 합산)는 지난해 2분기 9977만명으로 33.6%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실제 이용자 수도 4652만8000명에서 6600만9000명으로 41.8% 늘어났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핀테크 활성화와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으로 시중은행도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고 나선 건 사실”이라며 “인터넷전문은행의 초반 돌풍이 비대면 채널 확산의 촉매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시장이 기대한 ‘메기효과’가 어느 정도 나타난 셈이다.

하지만 다른 측면에선 찻잔 속 태풍에 그쳤다는 의견이 많다. 무엇보다 시장이 기대했던 금리인하 효과가 크지 않다. 은행연합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2월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각각 5.08%, 3.98%를 기록했다. 주요 시중은행의 평균금리(4.01~4.73%)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대출)의 평균금리는 케이뱅크가 4.42%, 카카오뱅크가 4.24%를 기록했다. 이는 주요 시중은행 중 가장 낮은 금리를 기록한 KEB하나은행(3.67%)보다도 0.57~0.7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설립 취지인 중금리 대출에 힘쓰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제윤경 의원(더불어 민주당)이 2018년 국정감사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대출자 중 고신용(신용등급 1~3등급)자의 비중은 잔액기준 70.1%, 건수기준 58.8%에 달했다. 케이뱅크도 고신용자 대출의 비중이 잔액기준 84.1%, 건수기준 69.4%를 기록했다. 설립 취지와 달리 고신용자 위주로 대출 영업을 했다는 얘기다.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인터넷전문은행이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고신용자 대출에만 열을 올렸다”며 “인터넷전문은행의 설립 목적인 중금리 시장의 활성화에는 미흡했다”고 꼬집었다. 
출범 2년 만에 혁신성은 사라지고 기존 은행처럼 예대마진만 추구한다는 비판도 여전하다. 인터넷전문은행만의 차별화된 전략이 없다는 것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항변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모임통장·사잇돌 대출·신용정보 조회 등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며 “리테일 비즈니스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은행의 핵심 경쟁력은 금리”라며 “은행 상품의 경쟁력은 금리에 있다”며 “케이뱅크의 수신금리는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고 대출금리도 최저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예대마진 위주의 사업으로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성을 확보할 수 없다고 조언했다. 서지용 상명대(경영학) 교수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성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고객에게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며 “해외의 인터넷전문은행이 성공할 수 있었던 건 모기업의 메인 비즈니스에 맞춘 차별화한 전략을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은 전통적인 은행의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대주주의 특성을 살린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혁신성 사라진 인터넷전문은행

자본력이 부족해 차별화 전략을 사용하는 게 부담스럽다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져 보인다. 이성복 연구원은 “자본금이 부족한 이유는 대부분의 자금을 대출에 소진했기 때문”이라며 말을 이었다. “예대마진을 추구하는 게 은행업의 기본인 건 맞다. 하지만 예대마진을 위해 굳이 인터넷전문은행을 할 필요는 없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설립 목적이 모바일 뱅킹의 편리성 확보에 있다면 메기효과가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정부가 노린 메기효과는 은행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비용의 효율화였다는 걸 생각하면 메기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정부는 올해 제3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인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인터넷전문은행에 되레 위기가 될 수 있다. 전통적인 예매마진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한정된 시장을 놓고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은 물론 기존 인터넷전문은행을 펄떡이게 할 ‘메기’가 필요한 이유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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