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시대」
“지식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 생각의 시대다”

5가지 생각의 도구는 그리스를 서양 문명의 원류로 떠오르게 했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5가지 생각의 도구는 그리스를 서양 문명의 원류로 떠오르게 했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오늘날 지식은 전문가나 숙련가·학자들의 소유가 아닌, 백과사전ㆍ대학ㆍ연구소·박물관에서 얻는 것도 아닌, 네트워크 안에서 전달되고 있다. 지식이 네트워크화하면서 지식의 본질이 ‘교육과 전수’의 내용에서 ‘검색과 전송’의 내용으로 변하고 있다. 교육을 통해 습득된 지식에 의존하던 시대 역시 이젠 과거가 됐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주도하는 정보혁명은 지식의 수명을 단축했다. 많은 분야에서 어제 유용했던 지식이 오늘은 필요하지 않은 사례를 양산한다. ‘지식’이 ‘정보화’되는 오늘날엔 누가 어떤 지식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지식은 네트워크 안에 넘쳐나는 데다 개별적이고 미시적이며 빠르게 사라진다. 그렇다면 지식의 폭증이나 지식의 네트워크화로 인한 격변 속에서 보편적이면서도 합리적으로 전망하고 판단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에 합당한 지식을 창출하는 사고 능력은 어떻게 배워야 할까. 

신간 「생각의 시대」는 그리스 철학자들이 개발한 ‘5가지 생각의 도구’를 통해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새로운 사유법을 조명한다. 주변국에 비해 뒤처졌던 그리스를 서양 문명의 원류로 떠오르게 만든 사유의 혁명이 무엇이며, 그 생각들이 역사 속에서 어떻게 적용했는지 살펴본다. 아울러 이 생각의 도구들이 여전히 필요한 이유와 이를 배우고 익힐 방법도 제시한다. 2014년 출간된 내용을 수정해 개정판으로 선보인다. 

기원전 8세기에서 5세기, 그리스는 단숨에 주변국과의 문화 격차를 따라잡았다. 저자는 “그 비결은 당시 그리스의 천재들이 만들고 활용했던 생각의 도구, 바로 은유(메타포라), 원리(아르케), 문장(로고스), 수(아리스모스), 수사(레토리케)에 있었다”고 말한다. 

 

이 5가지 생각의 도구가 그리스에서 합리적 지식, 창조적 예술, 민주적 사회 제도를 생산해 그리스의 황금기를 이뤘고, 이후 헬레니즘이라는 이름으로 로마 문명이 꽃폈다는 거다. 아울러 근대 이후부터는 인류의 보편적 문명으로 자리 잡아 오늘에 이르렀다고 설명한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됐다. 1ㆍ2부에서는 지식의 기원과 생각의 기원을 서술한다. 3부에서는 책의 핵심인 5가지 생각의 도구를 본격적으로 소개한다. 철학, 고전학, 역사, 문학과 뇌신경과학, 인지과학, 심리학, 언어학 등을 바탕으로 고대 그리스인들이 활용한 5가지 생각의 도구들을 세세히 들여다본다. 

“지식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 생각의 시대다.” 저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계가 ‘아직은’ 또는 ‘적어도 상당기간은’ 따라 하지 못하는 능력, 즉 창의력, 상상력, 문제해결능력, 비판적 사고력, 의사소통능력, 협업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는 이 책에서 다루는 ‘5가지 생각의 도구’가 인간만의 고유한 능력을 계발하고 활용하는 데 큰 지표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폭증하는 지식과 격변하는 환경 속에서 거시적이고 합리적인 전망과 판단, 그에 걸맞은 사고 능력을 확보하려면 ‘생각을 만드는 생각’들을 배워야 한다. 바로 이 책의 강조점이다. 

세 가지 스토리 

「머니랜드」
올리버 벌로 지음|북트리거 펴냄


‘국외’와 ‘역외’는 다른 개념이다. 역외는 물리적으로는 사법관할구역 내에 현존하면서도 법적으로는 사법관할구역 밖에 있는 경우를 일컫는 말이다. 슈퍼리치들이 부정하게 얻은 부를 은닉하기 위해 만든 가상의 나라 ‘머니랜드’가 존재할 수 있는 것도 역외라는 개념 덕분이다. 이 책은 머니랜드의 실체를 추적한다. 금융인, 법률가부터 부동산 중개인들이 갈고닦은 조세 회피, 탈세, 돈세탁 수법을 낱낱이 보여준다.

「부패방지의 솔루션, ISO 37001」
장대현 지음|한국컴플라이언스아카데미 펴냄

한국의 기업과 공공기관은 오랜 기간 부패 방지를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럼에도 부정청탁부터 국정농단 사건까지 끊이지 않았다. 청렴한 한국을 만들기 위해선 조직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조직 차원에서 사람의 의지나 주관적 판단을 배제하고, 투명하고 객관적인 판단에 따라 경영을 지원하는 ‘부패방지 경영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거다. 점점 더 진화하는 부패를 막을 해법을 제시한다.

「런던에서 만난 도시의 미래」
김정후 지음|21세기북스 펴냄


도시는 필연적으로 쇠퇴한다. 이를 잘 보여주는 곳이 런던이다. 런던은 15세기 전후 이미 부와 명성을 축적하고 18세기 산업혁명을 거쳐 20세기 번영의 정점에 섰다. 하지만 20세기 후반에 들어서면서 산업 시대의 영광이던 발전소는 도시 경관의 방해꾼이 됐고, 기차역과 재래시장은 흉물이 됐다. 그런데 영국은 이런 황폐한 장소들을 도시재생의 대표 작품으로 바꿔놨다. 도시재생의 역사와 교훈을 엿볼 수 있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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