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게트 : 근 손실은 곧 빵 손실이니까」정연주 지음 | 세미콜론 펴냄 음식을 매개로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띵 시리즈’의 스물네번째 주제는 바로 ‘바게트’. 요리 잡지 기자 출신의 정연주 작가는 현재 프리랜서 푸드 에디터이자 요리책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할머니가 돼도 직접 구운 빵을 끼니마다 먹을 거라며 근육까지 준비하는 저자의 바게트 사랑은 웃음과 군침을 동시에 자아낸다. 「밤이면 건방진 책을 읽고 라디오를 들었다」김수영·김춘수·김종삼·이성부·강은교·장정일·허연 지음 | 민음사 펴냄 ‘오늘의 시인총서’ 출간 5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황여정 외 10명 지음 | 문학동네 펴냄한국사회 노동을 더 사실적으로 다루기 위해 모인 ‘월급사실주의 동인’의 첫 앤솔러지가 나왔다. 창작 규칙은 세가지다. 평범한 사람의 먹고사는 문제에 문제의식을 가질 것, 최근 5년 이내의 시간대를 배경으로 할 것, 직접 발품 팔아 취재한 내용을 사실적으로 쓸 것. 서로 다른 공간에서 다른 일을 하지만 매일 같이 고군분투하는 우리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았다.「이 차는 어디로 갑니까」오성인 지음 | 걷는사람 펴냄오성인 시인은 장소를 매개로 기억을 떠올린다. 그 기억은 대
「이탈리아로 가는 길」조귀동 지음|생각의힘 펴냄 한국 사회는 오랫동안 ‘미국’이나 ‘스웨덴’을 바람직한 모델로 꼽아왔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한국은 지금 ‘이탈리아의 길’을 따라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탈리아는 1960년대 기적적 성장을 이뤘고, 1980년대 경제 호시절을 맞았다. 하지만 1970년대부터 지적돼 온 방만한 공공부문, 만성적 재정적자, 높은 경기부양 의존도 등을 바꾸지 못해 성장이 멈춰섰다. 이탈리아 정치는 개혁에 나설 추진력조차 잃고 말았다. 이탈리아를 통해 한국의 미래를 생각한다. 「곽재식의 역설사전」곽재식
「저 바다에 고래가 있어」다지마 유코 지음|북트리거 펴냄 일본 해안가엔 하루가 멀다 하고 고래가 떠밀려온다. 연간 300여건에 달할 정도다. 그렇게 떠밀려온 고래 중 대부분은 바다로 돌아가지 못하고 목숨을 잃는다. 저자는 고래 등 해양 포유류의 사체를 부검해 사인을 밝히고, 박물관 표본으로 보존하는 일을 해왔다. 이 책은 그의 일상을 통해 해양 포유류 사체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밝힌다. 고래를 동경했던 이들에게 아직 밝혀지지 않은 심해의 비밀을 알려준다.「라 프론테라」김희순 지음|앨피 펴냄미국과 멕시코는 3100㎞에
「음악으로 자유로워지다」류이치 사카모토 지음|청미래 펴냄 지난 4월 아시아를 대표하는 음악 거장 류이치 사카모토가 세상을 떠났다. 이 책은 그가 생전 쓴 첫번째 자서전으로 10년 만에 재발간됐다. 2007~2009년 2년간 잡지에 인터뷰 형식으로 게재한 글을 묶었다. 당시 그가 갖고 있던 음악가로서의 고민과 동시대인으로서의 사유를 진솔하게 보여준다. 유치원 시절 첫 작곡부터 음악으로 자유로워지기까지…. 류이치 사카모토가 직접 밝힌 그의 반생半生을 들여다본다. 「내 장은 왜 우울할까」윌리엄 데이비스 지음|북트리거 펴냄 우리의 장腸은
「로컬 브랜드 리뷰 2023」모종린‧김보민‧박예솔 지음|포틀랜드스쿨 펴냄 ‘로컬(local)’의 전성시대다.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이 숱하다. 하지만 어떤 지역은 독특한 콘텐츠와 브랜드로 새로운 생명력을 얻고 있다. 이 책은 로컬 브랜딩과 생태계 구축에 성공한 한국의 13개 지역을 소개한다. 서울뿐만 아니라 부산 진구‧영도구, 대구 중구, 강원도 경주시, 전북 전주시, 충남 홍성군 등을 포함한다. 이들 지역을 통해 우리가 애정하는 지역이 어떻게 지속할 수 있을지 해답을 찾아나간다. 「호텔 이야기」임경선 지음|토스트 펴냄
「은찬이의 연주는 끝나지 않았습니다」이보연 지음 | 봄름 펴냄은찬이는 급성림프백혈병 환자였다. 은찬이를 살리기 위해선 고가의 ‘킴리아’라는 항암제가 필요했다. 이 책은 은찬이의 항암제 5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아울러 킴리아의 건강보험 적용을 위해 고군분투해온 어머니의 노력이 담겨있다. 안타깝게도 은찬이는 킴리아 치료를 시작한 첫날 세상을 떠났지만, 은찬이 어머니의 노력으로 같은 병을 앓는 다른 아이들은 킴리아 치료를 받게 됐다. 바이올린을 사랑한 은찬이와 아들을 사랑한 어머니의 기록이다.「소소하지만 매일 합니다」허유정 지음 | 뜻밖
살다 보면 남을 조종하려 드는 이들을 마주할 때가 있다.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습관적으로 타인의 외모나 행동을 평가하고, 매사 이해보단 선 넘는 충고를 즐겨한다. 무리한 요구를 해놓고 들어주지 않는다며 괜한 비난을 퍼붓거나, 자기 얘기만 끊임없이 늘어놓으며 관심이 집중되길 바란다. 이런 유해한 조종자들과 자주 엮이는 유형이 있다. 예민한 사람이다. 예민한 사람들은 타인의 상황에 깊이 공감하고 정서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징이 있다. 교활한 학대를 당할 때도 가해자보단 자신의 과민 반응을 탓하고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는 성향을 띤다.
1970년대 초중반만 해도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일제 강점기 동안 투쟁과 저항의 역사를 지닌’ 이른바 민족지라는 인식이 보편적이었다. 1950년대부터 본격화한 두 신문을 향한 이런 평가는 1970년대 중고등 국사 교과서에 실리며 다수 국민이 사실로 믿게 되는 단계를 거치기도 했다. 하지만 1980년대 들어 그 인식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더니 최근엔 ‘거짓과 배신의 역사’라며 비판의 강도를 높이는 여러 단체의 목소리가 들려 오고 있다. 반일과 친일은 왜 이처럼 극단적으로 엇갈린 걸까. 오랜 시간 한국 언론의 역사를 연구해 온 언론학
“수고했어 오늘도.”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노래 구절이다. 신간 「소소한 모험을 계속하자」는 이 노래를 만들고 부른 싱어송라이팅 듀오 ‘옥상달빛’의 김윤주, 박세진이 서로를 향해 주고받은 편지를 담고 있다. 친구가 된 지 15년, 동료가 된 지 13년인 두 사람은 거리 버스킹부터 수많은 콘서트와 음반 작업, 라디오 방송까지 함께 진행하며 누구보다 가까이 지내왔다. “늘 함께하는 동료이자 친구지만 문장을 통해 서로의 진심을 내보이는 건 처음이에요.” 그래선지 책에 담긴 이야기와 생각들은 진솔함으로 오롯이 차 있다. 두 사람은 “‘옥
“나는 ‘샤넬’을 바르고 ‘나이키’를 신는다.” 이들은 립스틱과 운동화라고 표현하지 않는다. 브랜드를 바르고 브랜드를 신는다. 샤넬이라고 특별히 엄청난 원료를 사용하거나 세상에 없는 빨간색을 만들어내는 건 아니다. 나이키 운동화만 인체공학적 설계로 만드는 것도 아니다. 사랑받는 제품들은 굳이 사라고 강요하지 않아도 결국 사게 만드는 힘이 있다. 성능뿐만 아니라 ‘다른 무언가’가 있어서다. 루이뷔통 모에 헤네시(LVMH) 북미 회장을 지낸 폴린 브라운은 이 ‘다른 무언가’가 바로 ‘미학(aesthetics)’이라고 말한다. 그는 미학
역사적 순간엔 올바른 선택이 필요하다. 전쟁이라는 참담한 사건 속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어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민간인 희생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겠단 애초의 약속을 어긴 것이 과연 ‘승리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말할 수 있는 걸까. 어느 때보다 올바른 선택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요즘이다.1945년 3월 9일, 도쿄는 불바다가 됐다. 하룻밤에 10만명의 사망자와 10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하지만 이 사건이 더 많은 목숨을 살리기 위한 희망에서 비롯됐다
2016년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승강장 안전문을 점검하던 노동자가 사망했다. 겨우 열아홉 살, 한 가정의 귀한 아들이었다. 사고가 난 자리에서 ‘현장 작업 시 최소 2인 1조로 그중 1인은 열차를 감시하고 있어야 한다’는 기본수칙은 찾아볼 수 없었다. 고작 3000만원의 벌금형이 법인 사업주에게 내려졌고 한 생명을 앗아간 사고는 그렇게 마무리돼 잊혀갔다.5년여가 흐른 1월 27일, 갖은 곡절 끝에 ‘중대재해처벌법’이 본격 시행됐다. 이 법의 주된 내용은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를 위반해 중대재해에 이르게 한 개인사업주와 법인,
평일 오후 시간, 멋진 배경에서 근사한 옷차림의 그녀가 음식을 먹으며 사진을 업로드한다. 집에 돌아온 후엔 새로 출시된 화장품을 직접 써본 후기와 효능에 대한 게시물을 올린다. 언뜻 평범한 일상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그녀의 팔로워 수는 50만명을 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녀를 ‘인플루언서’라고 부른다. 인기 스타들이 차지했던 광고 모델 자리가 인플루언서들에게 넘어오고 있다. 이들은 웬만한 셀럽보다 더 영향력을 발휘한다. 홍보하는 상품의 스펙트럼도 매우 다양하다. 의류부터 운동 기구, 화장품, 심지어 금융상품에 이르기까지 안
“나의 직업은 책을 찾는 일이다.” 신간 「워싱턴대학의 한국 책들」의 저자는 도서관 사서司書다. 자료를 빨리, 정확하게 찾는 것이 소명인 저자가 어찌 된 일인지 “제발 찾지 못하길 바라며 온갖 자료를 검색했다”고 말한다. 자신이 근무하는 대학 도서관의 한국 귀중서가 아직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유일본이길 바라서였다. 여기에 소개된 책들의 소장처인 워싱턴대 동아시아도서관은 북미 14개 한국학 도서관 가운데서도 하버드대 옌칭도서관 다음으로 많은 한국 자료를 보관하고 있다. 저자는 그 가운데 특별히 44종을 가려 뽑았다. “선정 이유는 제
TV,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전자레인지…. 우린 많은 가전제품의 혜택을 누리며 살고 있다. 그중 냉장고의 혜택은 좀 더 특별하다. 필요시마다 사용하는 다른 가전에 비해 냉장고는 쉬지 않고 24시간 열일한다. 정전 사고가 났다고 가정해보자. 냉장고 속 음식들은 어찌 될까. 냉장고가 멈추면 이래저래 보통 문제가 아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집에서 음식 만드는 일이 많아진 만큼 냉장고의 역할도 늘어났다. 사람들은 각종 식재료와 밀키트를 구입하고 보관법을 검색한다. 어떻게 얼마나 냉장고에 둬야 하는지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냉장고를
주소는 신분을 기록할 때 이름과 더불어 따라다니는 주요소다. 은행 계좌를 개설한다 치자. 집이든 회사든 주소가 없다면 보통 은행 계좌를 만들 수 없다. 계좌가 없으면 저축도 대출도 받을 수 없고 연금도 받을 수 없다. 주소가 신원을 증명하는 데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주소는 긴급 구조 시 꼭 필요하다. 사람을 찾고 세금을 부과하고 우편을 통해 물건을 주고받기 위해서도 주소는 존재한다. 또한 주소는 위치를 지정하는 데에 따라 가치가 정해지기도 한다.바로 인접한 토지가 서로 다른 행정 구역에 편입되는 순간 정체성이 달라지는 사례도 흔하다
몇 번이고 다시 읽게 되는 책이 있다. 같은 페이지를 펼쳐도 늘 새롭고 다른 감동이 차올라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이른바 ‘인생책’이다. 양치기 청년이 자아의 신화를 찾아가는 여정을 통해 깊은 통찰과 깨달음을 선사한 「연금술사」는 전 세계 수많은 이들의 인생책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도 한국어판 출간 후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연금술사」의 작가 파울로 코엘료가 이번엔 활쏘기의 각 단계를 통해 영혼의 평정에 이르는 ‘마음수련법’을 전한다. 코엘료의 신작 「아처」는 전설적인 궁사 ‘진’이 그에게 도전해온 이방인과 대결
“그냥 혼자 마음 편히 살고 싶다.” 온갖 관계에 시달리다 보면 절로 나오는 말이다. 관계는 매번 어렵고 항상 만족스럽지 못하다. 사람은 제각각이기에 타인의 의중을 완벽히 파악하기란 불가능하며 저마다 얽힌 이해관계로 올바른 관계를 정의하기도 힘들다. 하지만 인간은 ‘관계’ 없이 생존할 수도, 성장할 수도 없다. 우린 태어나서부터 줄곧 서로 기대어 살아왔다. 인간은 각자 강점을 극대화하고 상호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과정을 통해 발전해왔다. 많은 이들이 ‘의존’과 ‘독립’을 이분법적으로 인식한다. 의존이란 배척해야 하며 자율만이 훌륭
2001년 9·11 테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0년 유로존 위기,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그리고 지금의 신종 바이러스 공습까지…. 2000년 이후 우리는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대사건’을 빈번히 겪었다. 과거부터 축적해온 지식과 경험, 자료 등을 통해 새로운 사건을 예측하고 대응하던 인류는 처음 맞는 사건들의 충격에 속수무책이었다. 신간 「최배근 대한민국 대전환 100년의 조건」은 경제학적 엄밀함과 인문학적 통찰을 담아 ‘대한민국 대전환론’을 풀어냈다. 20세기와 21세기의 패러다임 대충돌, 산업문명에서 디지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