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해지는 3나노 기술 경쟁
TSMC 400억 달러 투자 플랜
삼성전자, 투자 윤곽 언제쯤

[사진 | 연합뉴스, 자료 | ]
[사진 | 연합뉴스, 자료 | 트렌드포스, 참고 | 2021년 4분기 매출 점유율 기준]

전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ㆍFoundry) 업계 1위를 노리는 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중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의 공격적인 투자 행보가 두드러진다. TSMC는 지난 1월 3일 3나노미터(㎚ㆍ10억분의 1m) 공정을 적용한 반도체 양산식을 열고 1조8600억 대만 달러(약 76조원)에 이르는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12월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총투자액 400억 달러(52조7000억원)를 들여 첨단 반도체 공장을 확장하고, 3나노 공정에 추가 투자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중 절반만 투자한다고 해도, 3나노 공정에만 최소 100조원을 쏟아붓는 셈이다. 

나노는 반도체 회로의 선폭을 의미한다. 선폭이 좁을수록 하나의 웨이퍼(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기판)에 더 많은 칩을 제조할 수 있기 때문에 반도체의 성능을 고도화하고 생산성도 높일 수 있다. 반도체 기업들이 치열한 ‘나노 경쟁’을 벌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TSMC의 적극적인 투자는 국내 종합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반면 삼성전자의 전략은 아직까지 안갯속에 머물러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반도체 ▲바이오 ▲신성장 IT 등 미래 신사업을 중심으로 향후 5년간 450조원(국내 360조원ㆍ관계사 합산 기준)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반도체 부문에 얼마나 투자할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삼성전자 관계자 역시 “현재로선 공식적으로 말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투자를 꾸준히 늘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TSMC와 격차를 좁히기 위해선 차별화한 기술력과 이를 뒷받침할 선제적 투자가 필요해서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나노공정의 기술 개발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한다. 2022년 2~3분기 실적보고서를 통해 삼성은 세계 최초 양산에 성공한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공정 기술을 강화하고 선단공정의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겠다고 공표했다.[※참고: GAA기술은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이는 차세대 기술이다. 선단공정은 미래를 염두에 둔 선행기술을 개발하는 단계라고 이해하면 쉽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반도체 설비투자는 지난해보다 19% 감소할 전망이다. 여기엔 세계 각국의 인플레이션으로 가전ㆍIT기기 시장의 소비가 위축되면 반도체 수요도 감소할 것이란 전제가 깔려있다. 하지만 반도체 시장의 패권을 다투는 두 회사(TSMCㆍ삼성전자)는 선뜻 투자를 줄일 수 없다. 남들과는 다른 길을 걷는 이들 앞엔 어떤 미래가 놓여 있을까. 

윤정희 더스쿠프 기자
heartbri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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