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격화하는 모빌리티 플랫폼
카카오 독주 속에 2위 경쟁 치열
'내비 티맵' '공유차 쏘카 ' 강점
티머니GO 이용지표 빠르게 증가
대중교통, 마일리지 시스템 매력

한국 모빌리티 시장에서 티머니GO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사진=뉴시스]
한국 모빌리티 시장에서 티머니GO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사진=뉴시스]

한국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은 격전지다. 독주 체제를 구축한 카카오모빌리티를 티맵모빌리티, 쏘카 같은 대기업과 유니콘 스타트업이 추격하고 있다. 여기에 마일리지 시스템을 강점으로 내세운 새 사업자가 몸집을 빠르게 불리고 있다. 바로 충전식 선불형 교통카드의 대명사로 유명한 티머니가 운영하는 ‘티머니GO’다. 

교통카드 결제만 되는 게 아니다. 이젠 택시도 부를 수 있고, 따릉이도 탈 수 있다. 고속ㆍ시외 버스 티켓도 끊는 게 가능하다. 티머니의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 ‘티머니GO’를 통해서다. 

티머니GO는 최근 국내 모빌리티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머니GO는 2022년 10월 기준 신규 설치 건수 51만건을 기록하면서 여행ㆍ교통 분야 앱 중에서 1위를 달성했다. 11월에도 43만건을 기록하면서 2위 카카오T(37만건)보다 많은 1위를 기록했다. 

이 시기 티머니GO의 누적 회원 수는 50 0만명(2022년 11월)을 돌파했다. 300만명을 돌파한 게 지난해 7월이었는데, 130일 만에 200만명을 더 늘렸다. 

흥미로운 건 이 플랫폼이 출범한 지 3년이 채 안 됐다는 점이다(2020년 7월 출시). 티머니GO의 2022년 11월 기준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00만명으로, 7월 대비 60%나 끌어올렸다. 

공교롭게도 티머니GO의 이용지표가 증가한 건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카카오T’가 먹통 사태를 겪은 후다. 지난해 10월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 주요 서비스가 멈췄는데, 카카오T 역시 불편을 겪었다. 고객 중 일부가 카카오T의 대체 서비스로 티머니GO를 선택하면서 먹통 사태의 반사이익을 누렸단 거다.

티머니GO는 서울시가 정보를 개방한 서울형 교통정보플랫폼을 기반으로 티머니가 개발한 앱이다. 기존 고속버스티머니 앱과 시외버스티머니 앱을 통합하고, 따릉이와 티머니온다 택시, 씽씽 등 여러 모빌리티 기능을 추가했다. 

이렇게 하나의 앱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서비스를 업계에선 MaaS(Mo bility as a Service) 플랫폼이라고 부른다. MaaS 플랫폼은 다양한 교통수단의 예약, 결제 등을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슈퍼앱’을 추구한다.

■ 슈퍼앱 패권 경쟁 = 현재 한국 시장에서 MaaS 플랫폼을 지향하는 사업자는 여럿인데, 패권 경쟁이 치열하다. 택시와 대리운전, 대중교통, 전동킥보드 등 여러 모빌리티 서비스를 한꺼번에 다루는 만큼 시장을 선점해두면, 미래 모빌리티 플랫폼 산업에서도 사업기회를 얻기가 쉬워지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의 패권 경쟁은 흥미로운 양상을 띠고 있다. 1위 경쟁보다 2위 다툼이 더 치열하다. 카카오T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쟁력이 워낙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이 회사가 운영하는 카카오T는 국내 택시 호출시장 80~9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을 만큼 ‘국민 택시 호출앱’으로 자리 잡았다. 

카카오T로 택시만 호출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대리운전 기사를 부를 때도 쓴다. 이 시장에서도 업계 추산 30~40%의 점유율을 확보한 강자다. 이밖에 카카오T를 통해 공유자전거, 전동킥보드를 이용할 수 있고, 퀵 서비스ㆍ택배 호출 등도 가능하다.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이 다투는 MaaS 시장에선 카카오T와 견줄 만한 서비스가 없다. 1000만명을 웃도는 MAU를 거느린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은 지난해 3분기 누적 5763억원을 기록했다. 후발주자인 쏘카(2761억원), 티맵모빌리티(1397억원)를 한참 앞서고 있다. 결국 카카오모빌리티를 당장 뛰어넘기 힘든 나머지 기업들의 2위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치열한 2위 다툼 = 이 다툼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건 SK스퀘어의 자회사인 티맵모빌리티다. 대기업을 든든한 뒷배로 두고 있는 데다 ‘국민 내비’로 불릴 만큼 모바일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어 카카오모빌리티의 뒤를 잇는 사업자로 꼽힌다.

티맵모빌리티는 지난해 초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주로 운영하던 앱 ‘티맵’을 전면 개편하고 MaaS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대리운전 뿐만 아니라 킥보드, 주차, 전기차 충전 안내 같은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하면서다. 

다만 전개하는 여러 사업 중 내비게이션 분야를 제외하곤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우버와 손잡고 출범한 우티는 택시 호출 시장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벽을 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점유율 반전을 꾀하기 위해 출혈경쟁도 불사하고 있는데도 그렇다. 우티의 지난해 11월 MAU는 49만6396명으로 10월(64만5411명)보다 23. 0% 감소했다. 

카카오모빌리티를 추격하는 또 다른 사업자인 쏘카는 지난해 공모주 시장에 한파가 몰아쳤는데도 증시 입성에 성공했다. 국내 카셰어링 시장을 사실상 과점하고 있다는 게 쏘카의 강점이다. 현재 쏘카는 주력 사업인 카셰어링뿐만 아니라 주차 관리, 차량관제 시스템, 자율주행차 개발 등 모빌리티와 관련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데 조만간 이들 서비스를 모두 통합해 슈퍼앱으로 도약할 방침이다. 

이처럼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티머니GO는 흥미로운 후발주자다. 언급했듯 출범한 지 3년이 되지 않았는데도 무섭게 성장하고 있어서다. 티맵(내비게이션)ㆍ쏘카(카셰어링) 등 경쟁 사업자가 강력한 무기를 보유한 것처럼, 티머니GO 역시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이는 분야가 있다. 

바로 대중교통 결제 분야다. 티머니는 국내 충전식 교통카드의 대명사로 꼽힌다. 티머니GO에 자주 쓰는 티머니 카드를 등록하면 일반 대중교통에서 쓸 수 있는 데다 택시, 고속ㆍ시외버스, 따릉이, 킥보드 등도 앱 내에서 한 번에 결제가 가능하다. 

 

[사진 | 뉴시스, 자료 | 더스쿠프]
[사진 | 뉴시스, 자료 | 더스쿠프]

티머니GO가 짧은 시간에 입소문을 탄 결정적인 이유는 또 있다. 바로 ‘마일리지 시스템’이다. 티머니 관계자는 “티머니GO를 활용하면 저렴한 이용료로 가까운 거리를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편하게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티머니GO 이용자의 70%가 2030세대”라면서 “다른 모빌리티 플랫폼도 적립 혜택이 있지만, 티머니GO의 마일리지 시스템은 그중에서도 돋보이는 혜택”이라고 설명했다.

티머니GO를 통해 주 3일 이상 대중교통ㆍ따릉이를 이용하면 하루 100마일리지씩 적립되며 주 최대 700마일리지를 쌓을 수 있다. 대중교통과 다른 교통수단을 함께 이용해도 마일리지를 쌓을 수 있다. 가령 30분 이내에 ‘대중교통→따릉이’ ‘대중교통→전동킥보드’로 환승할 때도 마일리지가 적립되는 식이다. 이렇게 쌓인 마일리지는 티머니GO의 모든 모빌리티를 쓸 때 현금처럼 쓸 수 있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티머니GO의 MAU는 이제 200만명 수준으로 티맵ㆍ쏘카에 견주기엔 작지만, 지난해 보인 성장세는 국내 모빌리티 시장에선 유례를 찾기 힘든 수준”이라면서 “MaaS 플랫폼의 핵심 경쟁력은 결제인데, 티머니는 이미 풍부한 교통 결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기존 사업자들을 위협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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