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소로스, 캐시 우드 4분기 성적표
워런 버핏, 애플 주가 추가 매수
조지 소로스, 中 대형주 ETF 콜옵션 매수
캐시 우드, 테슬라 주가 바닥 판단한 듯

조지 소로스와 캐시 우드가 지난해 4분기 테슬라 주식을 추가로 매수했다. 워런 버핏은 TSMC 주식을 대량 매도했다. [사진=뉴시스]
조지 소로스와 캐시 우드가 지난해 4분기 테슬라 주식을 추가로 매수했다. 워런 버핏은 TSMC 주식을 대량 매도했다. [사진=뉴시스]

글로벌 큰손들의 2022년 성적표가 일제히 공개됐다. 14일 헤지펀드계의 전설인 조지 소로스의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 가치투자의 창시자인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지난해 4분기 기준 주식 보유 현황을 공시했다. 기술주 투자자의 대명사인 캐시 우드의 아크 인베스트먼트는 지난 1월 24일 공시했다.

소로스와 캐시 우드는 기술주 반등에 기대를 거는 것으로 보인다. 소로스 펀드는 지난해 4분기에만 테슬라 주식 24만2399주를 추가로 매수하면서 총 보유 주식을 33만주 이상으로 확대했다. 

캐시 우드가 운용하는 아크 이노베이션 상장지수펀드(ETF)는 같은 기간 테슬라 주식 44만5000주를 매수했다. 캐시 우드는 지난 1월 4일 올해 첫 거래일에도 테슬라 주식을 14만주 이상 사들였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해 4분기 최악의 시기를 겪었지만, 올해 들어 93.97% 상승했다.

워런 버핏의 버크셔는 지난해 3분기 대만 반도체 회사 TSMC 주식을 처음으로 매수했는데, 한 분기 만에 대거 매도했다. 반면 애플 주식은 높은 주가에도 추가 매수했다. 버핏이 반도체 혹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종의 관점을 정리한 것으로 읽힌다. 글로벌 큰손의 성적표를 좀 더 자세히 보자. 

■ 소로스와 대형주 ETF=먼저 소로스 펀드는 4분기 투자금이 72억6100만 달러(약 9조3000억 원)다. 4분기 현재 소로스 펀드 내에서 비중이 큰 종목은 희귀약 전문 제약회사인 호라이즌 테라퓨틱스, 전기차 회사 리비안 등이다.

헤지펀드계의 전설이 운용하는 펀드답게 소로스 펀드는 옵션 거래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펀드는 아이셰어즈 중국 대형주 ETF 250만주 콜 옵션과 아이셰어즈 iBoxx $ 하이일드 회사채 펀드 200만주 풋 옵션을 매수했다.

콜 옵션은 미래에 미리 정한 가격에 이를 살 수 있는 권리고, 풋 옵션은 미리 정한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다. 일반적으로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면 콜 옵션을,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하면 풋 옵션을 활용한다. 여기에 빗대보면, 소로스는 중국 대형주 ETF 가격이 오르고, 투기등급 수준의 고수익 회사채 가격은 내릴 것이라고 예상한 셈이다. 

소로스 펀드가 지난 분기에 새로 편입한 종목은 29개다. 펀드가 새로 편입한 종목은 호라이즌 테라퓨틱스, 투자 적격 회사의 채권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iBoxx $ 투자등급 회사채 ETF, 지난해 토론토 도미니언뱅크에 인수된 퍼스트 호라이즌 등이다. 소로스 펀드는 지난해 화이자가 인수한 바이오헤이븐 파마슈티컬 홀딩 등 133개 주식을 전량 매도했다. 

■ 버핏과 반도체 파운드리=버크셔 해서웨이는 4분기 투자금이 2990억800만 달러(약 383조7000억 원)다. 애플, 뱅크 오브 아메리카, 셰브론, 코카콜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버크셔는 4분기에도 애플 주식 33만주를 추가로 매수하며 애플 주가가 아직 더 오를 여지가 있다는 데 베팅했다. 또 OTT 서비스 등을 보유한 미디어 회사 파라마운트 글로벌, 목재회사 루이지애나 퍼시픽 주식도 추가로 매수했다. 지난해 높은 수익률을 안겨준 석유회사 셰브론, 게임회사 액티비전 블리자드 등은 지분을 일부 매각해 이익을 실현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해 3분기 TSMC 주식을 처음으로 편입하면서 무려 6000만주를 매수했는데, 이중 86%를 4분기에 매도해 눈길을 끌었다. 장기투자로 유명한 워런 버핏이기 때문에 이런 행보는 의문을 남긴다.

워런 버핏은 2020년 일본 종합상사들 지분을 대거 매입했는데, 한동안 수익이 악화했지만 팔지 않았다. 결국 일본 종합상사들이 석유 거래로 이익을 늘리면서 워런 버핏도 수익 구간에 접어들었고, 지난해에는 이 기업들의 지분을 더 늘렸다. 워런 버핏이 TSMC나 반도체 혹은 파운드리 업계를 빠르게 판단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우드와 테슬라=캐시 우드의 아크 인베스트먼트는 4분기 115억4000만 달러(약 14조8100억원)를 투자했다. 캐시 우드는 테슬라 투자로 유명하지만, 지난해 이익 실현 후 저가매입하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크 인베스트먼트는 분자 진단회사인 이그젝트 사이언시스 주식을 가장 많이 소유하고 있다. 이어 화상회의 관련 업체 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 클래스A 주식, 테슬라, 블록 클래스A, 유아이패스 순서로 비중이 많다. 아크는 지난해 4분기 테슬라, 로쿠, 코인베이스 주식을 추가로 매수했다. 

대형 투자자들이나 유명 헤지펀드의 행보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영감을 준다. 그러나 추격 매수나 매도를 하기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미국 증시에 1억 달러 이상의 투자 자산을 보유한 투자자는 매 분기 주식 보유 내역을 보고해야 하고, 보고 대상도 개인·기관·헤지펀드나 보험회사 등과 무관해 언뜻 투명해 보인다. 하지만 이들의 투자 내역을 개인 투자자들이 모두 알 수는 없다. 

테슬라를 바라보는 글로벌 큰손의 생각은 달랐다. [사진=뉴시스]
테슬라를 바라보는 글로벌 큰손의 생각은 달랐다. [사진=뉴시스]

우선 공시 시점과의 괴리다. 공시 해당 투자자들의 종목 보유 시점은 최소 10일에서 최대 2개월 전이다. 분기별 공시를 SEC의 보고 서식에 따라 F13이라고 하는데, 대형 투자자들은 분기가 끝나면 영업일 기준 45일 내에만 보고하면 되기 때문이다. 특정 회사의 주식을 5% 이상 보유하는 등의 경우에도 10일 이내에 다른 문서 서식 형태로 보고하면 된다. 

또 다른 위험 요소는 펀드가 보유한 모든 종목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형 투자자들이 공개하는 종목, 풋이나 콜 옵션 등은 미국 내에서 SEC가 보고 의무 대상으로 지정한 것들에 한정된다. 해외에 투자했거나, SEC 미 지정 종목에 투자를 한 사실은 공시할 의무가 없다. 

한정연 더스쿠프 기자
jayhan090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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