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프랜차이즈 점포 수 1위
가맹점 증가 폭 가장 컸지만
가맹점 점포당 매출액 글쎄
BBQ 앞 카니발리제이션 우려

BBQ는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 브랜드다. 무엇보다 가맹점 수가 가장 많다. 지난 1년 새(2020년 대비 2021년) 가맹점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치킨 브랜드도 BBQ였다. 문제는 정작 가맹점의 평균 매출액이 경쟁 브랜드 대비 훨씬 적다는 점이다. 가맹점 수를 늘리는 데 급급해 가맹점주의 매출은 신경 쓰지 못한 걸까.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치킨 프랜차이즈 중 BBQ의 가맹점 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뉴시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치킨 프랜차이즈 중 BBQ의 가맹점 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뉴시스]

한 집 건너 한 집이 치킨집. ‘치킨공화국’은 공고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3월 27일 발표한 ‘가맹사업 현황 통계’에 따르면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2만9373개(이하 2021년 정보공개서 기준)에 달했다. 여기에 프랜차이즈 직영점, 개인이 운영하는 브랜드까지 포함하면 국내 치킨집 수는 8만개에 육박한다.

이런 치킨 창업 시장을 이끄는 건 업계 1위(가맹점 수 기준) ‘BBQ(제너시스비비큐)’다. BBQ의 가맹점 수는 2002개로 전체 치킨 프랜차이즈 중 가장 많았다. 경쟁 브랜드인 bhc의 가맹점은 1770개, 교촌치킨은 1337개였다.

신규 가맹점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브랜드 역시 BBQ였다. 지난 1년(2021년)간 BBQ 간판을 단 가맹점은 442개나 늘었다. 이는 신규 가맹점 수 2위를 차지한 bhc (370개)보다 72개나 많은 수치다. 

이렇게 BBQ의 가맹점이 큰 폭으로 늘어난 건 코로나19 국면에서 배달·포장 특화 매장을 공격적으로 확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BBQ는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0년 6월 ‘BSK(BBQ Smart Kitchen)’란 콘셉트의 매장을 선보였다. 배달·포장을 앞세운 매장인 만큼 규모가 작고, 소자본 창업이 가능했다. 1년여 만인 2021년 10월 BSK 매장은 400개를 훌쩍 넘어섰다. 

당시 BBQ는 “2030세대 젊은 청년층도 소자본 창업이 가능한 아이템”이라고 홍보했고, 한국마케팅협회가 주관한 ‘2021 대한민국 브랜드대상(최우수상)’까지 수상했다. BSK 아이템으로 청년 창업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이를 두고 ‘BBQ의 상처뿐인 영광’이란 비판도 나온다. 가맹점 수는 1위를 차지했지만 정작 가맹점의 평균 매출액(연간 기준)은 기대치를 한참 밑돌아서다. BBQ는 가맹점 평균 매출액 순위 5위 안에 들지 못했다.

가맹점 평균 매출액이 가장 많은 곳은 ‘교촌치킨(7억5372만원)’이었다. 그 뒤를 ‘치맥킹(7억2479만원)’ ‘bhc(6억3253만원)’ ‘청년치킨(6억267만원)’ ‘푸라닭(5억3628만원)’이 이었다. BBQ는 그보다 못 미친 4억4236만원에 그쳤다.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가맹점이 많을수록 자기시장을 갉아먹는 ‘카니발리제이션(cannibalization)’이 영향을 미쳤다. BBQ 측은 “매출액으로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고, 점주의 실제 수익이 더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지만 가맹점주들의 상황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일례로 온라인 자영업자 커뮤니티엔 지난 3월부터 현재(4월 4일)까지 “BBQ 매장을 양도한다”는 내용의 글이 20여개나 올라왔다. 특히 배달·포장을 전문으로 하는 BSK 매장을 양도하려는 점주의 글이 다수를 차지했다. 

BBQ가 2020년 6월 BSK 매장을 처음 선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2~3년 새 장사를 접으려는 점주가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오세조 연세대(경영학) 교수는 “본사로선 가맹점 수가 늘면 매출이 증가하고,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다”면서 “하지만 정작 가맹점의 수익성은 악화할 수밖에 없는 만큼 가맹점의 영업권을 보호하는 상생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BBQ가 누린 ‘가맹점수 1위’의 영광은 본사만의 몫이었다. 가맹점이 442개나 증가한 덕분인지 BBQ 본사의 2020년 대비 2021년 매출액은 12.5%(3255억원→3662억원) 늘어났다. 같은 기간 본사 영업이익도 18.9%(549 억원→653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BBQ 가맹점은 그만큼의 수혜를 누리지 못했다. 업계 1위 BBQ에 드리운 빛과 그림자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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