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네꼭지로 본 세계
홍콩서 발 빼는 챗GPT·바드
UBS 합병완료한 CS 통제 나서
계정 단속에 웃는 넷플릭스
후계자 낙점한 억만장자 소로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홍콩에서 주요 서비스를 잇달아 차단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홍콩에서 주요 서비스를 잇달아 차단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중국 닮아가는 홍콩]
챗GPT 홍콩선 못 쓰는 이유


홍콩에선 챗GPT가 촉발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을 누리기가 어렵다. 미국 빅테크 업계가 관련 서비스를 차단하고 있어서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는 최근 몇달간 홍콩의 유저가 인공지능(AI) 챗봇 서비스에 접근하는 것을 제한했다. 특히 챗GPT를 운영하는 오픈AI의 경우 ‘제한 국가’ 목록에 중국, 북한, 시리아, 이란과 나란히 홍콩을 추가했다.

이들 기업은 홍콩 서비스를 제한한 이유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추정은 가능하다. 중국 정부가 홍콩 국가보안법을 이유로 온라인 검열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국가보안법은 중국 정부를 둘러싼 다양한 유형의 비판을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홍콩의 인터넷 환경은 주요 SNS 채널 접속이 차단된 중국과 닮아가고 있다. 최근 홍콩 정부가 홍콩 민주화 운동 시위 현장에서 널리 불려 온 ‘홍콩에 영광’이란 노래의 온라인 유포를 차단해 달라고 법원에 청구한 게 대표 사례다.

홍콩 정부가 요청한 제재 대상엔 노래가 담긴 유튜브 동영상 32개가 포함됐다. 이 때문에 디즈니는 국가보안법에 저촉될 것을 우려해 홍콩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의 에피소드 2개를 방영하지 않기로 했다. 해당 에피소드에서 중국의 강제 노동 수용소와 톈안먼天安門 사태가 언급됐기 때문이다. 

홍콩 주재 미국 상공회의소가 지난 3월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8.0%만이 “향후 3년 동안 홍콩이 글로벌 인터넷 플랫폼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WSJ는 “인구 750만명의 홍콩은 미국 빅테크의 주요 시장은 아니지만 특유의 자유로운 정보 유통 환경 덕분에 기업과 IT 종사자들이 홍콩을 본거지로 선택했다”면서 “그러나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IT 인력 수만명이 홍콩을 빠져나갔는데, 그 원인 중 하나는 표현의 자유 위축이다”고 분석했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UBS의 CS 길들이기]
우리 승인 없인 새 상품 “NO”


스위스 최대 투자은행 UBS가 30억 스위스프랑(약 4조5000억원)을 들여 인수‧합병(M&A)한 크레디트스위스(CS)의 직원에게 20가지가 넘는 금지사항을 공지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현지시간) UBS가 고위험 국가 신규고객 유치 등 23개 금지사항을 CS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UBS가 제시한 금지사항은 ▲리비아ㆍ러시아ㆍ수단ㆍ베네수엘라 등과 같은 고위험 국가의 고객 유치 금지, ▲UBS의 승인 없는 새 금융상품 출시 제한, ▲우크라이나 정치인과 국영기입 신규 거래 대상 차단 등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 최대 은행인 UBS가 최근 크레디트스위스(CS)의 M&A 절차를 완료했다.[사진=뉴시스]
스위스 최대 은행인 UBS가 최근 크레디트스위스(CS)의 M&A 절차를 완료했다.[사진=뉴시스]

UBS는 CS의 대출 영업에도 제한 규정을 적용할 전망이다. CS는 요트ㆍ선박ㆍ부동산 등 6000만 달러 이상의 자산을 담보로 승인한 대출을 연장하기 위해선 UBS 경영진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FT는 “CS는 잇따른 투자 실패와 고객 이탈로 경영 위기에 빠졌다”며 “CS의 기업문화가 UBS에 전파되는 걸 막기 위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5월 콘 켈러허 UBS 회장은 “우리는 ‘문화적 오염’을 우려하고 있다”며 “UBS에 합류하는 사람에게 매우 높은 기준을 적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UBS 경영진은 CS의 리스크 관리 부족이 각종 금융 스캔들 등 부실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는 얘기다. 

더불어 FT는 UBS가 CS에 한국의 파생상품을 거래하는 것도 금지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CS가 한국 파생상품 거래에서 대규모 손실을 입은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6년 CS는 한국 파생상품에 투자했다가 1억2000만 달러(약 1545억원)의 손실을 봤고, 경영진이 교체되는 수모를 겪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CS는 한국 시장에서 관련 투자를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두 은행의 M&A 절차는 12일 완료됐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美 넷플릭스 승부수 통했나]
계정 공유 단속 그리도 시끄럽더니…


“넷플릭스 계정은 귀하와 함께 사는 사람들을 위한 것입니다.” OTT 플랫폼 ‘넷플릭스’는 지난 5월 23일(현지시간) 미국 가입자들에게 이메일을 발송하고, 계정 공유 단속을 시작했다. 만약 가구 구성원이 아닌 사람과 계정을 공유할 경우 7.99달러(약 1만275원)의 요금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이같은 새로운 계정 정책 도입 이후 미국 내 넷플릭스 가입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CNBC는 지난 11일 데이터 분석업체 안테나의 자료를 인용해 “넷플릭스가 새로운 계정 정책을 도입한 이후 4일간 일평균 가입 건수가 7만3000건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이전 60일 평균치 대비 102%가량 증가한 수치다. 

넷플릭스가 미국에서 계정 공유 단속에 나선 이후 구독자가 급증했다.[사진=연합뉴스]
넷플릭스가 미국에서 계정 공유 단속에 나선 이후 구독자가 급증했다.[사진=연합뉴스]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를 단속하고 나선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가입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성장이 정체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분기엔 가입자 수가 20만명 감소하면서 10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결국 넷플릭스는 수익성 개선책 중 하나로 ‘계정 공유 단속’을 꺼내들었다.

올해 초 캐나다‧뉴질랜드‧포르투갈‧스페인 등에서 계정 공유 단속을 시작했다. 이후 올해 1분기 전세계 넷플릭스 가입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5%가량 증가했다. 175만여명이 증가한 건데 시장의 기대치(300만명)엔 못 미쳤다. 

이와 달리 미국에선 계정 공유 단속 효과가 나타나면서 넷플릭스 주가도 들썩이고 있다. 계정 공유 단속을 시작한 5월 23일 355.99달러이던 넷플릭스 주가는 현재(6월 9일) 420.02달러로 17.9% 상승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조지 소로스 2남의 등장]
“난 아버지보다 더 정치적” 

미국의 억만장자 투자자인 조지 소로스가 기업 경영권을 차남인 알렉스 소로스에게 이양 중이다. 소로스는 그동안 “아들 중 한명이 재단을 물려받는 걸 원하지 않는다”면서 “가장 적합한 사람이 관리해야 한다”고 밝혀왔던 터라 의외의 결정이라고 바라보는 이들이 많다.

후계자가 된 아들은 물려받은 재산을 진보 단체나 진보 운동을 지원하는 데 적극적으로 사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알렉스는 지난해 12월 아버지 소로스가 만든 비영리단체 오픈소사이어티재단(OSF)의 이사장으로 선출됐다.

OSF는 세계 120개국에서 활동하며 매년 15억 달러의 기부금을 인권단체와 진보진영 등에 기부하고 있다. 소로스의 대변인은 “소로스의 재산 250억 달러(약 32조26000억원) 대부분이 수년간에 걸쳐 OSF로 넘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지 소로스가 아들이 이사장으로 있는 OSF에 재산 대부분을 넘길 예정이다.[사진=뉴시스]
조지 소로스가 아들이 이사장으로 있는 OSF에 재산 대부분을 넘길 예정이다.[사진=뉴시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알렉스는 진보 성향 미국 정치인들을 지지하는 데 두둑한 주머니를 사용할 계획”이라며 “도널드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를 우려하는 그가 2024년 대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WSJ 인터뷰에서 알렉스는 “부친보다 더 정치적”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부친의 진보적인 목표들에 낙태의 권리, 성평등 등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을 만나 가업과 재산의 방향성을 의논했다는 사실을 전했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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