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마켓분석
원유 가격 88원 인상 결정
10월부터 인상분 적용키로
흰우유 오르면 유제품 인상
밀크플레이션 갈수록 심화
낙농 구조 손볼 필요 있어

원유 가격이 10월부터 88원 인상된다. 유제품 가격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사진=뉴시스]
원유 가격이 10월부터 88원 인상된다. 유제품 가격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사진=뉴시스]

우유의 원료인 원유原乳 가격이 10월부터 오른다. 낙농가와 유업계로 이뤄진 낙농진흥회 소위원회는 7월 27일 두달여 간의 협상 끝에 원유 가격을 L당 88원 인상(음용유 기준) 인상하기로 했다. 현재 996원인 원유 가격이 10월부터 1084원으로 오르는 셈이다.

낙농진흥회 소위원회는 “생산비 상승과 흰우유 소비감소 등 낙농가와 유업계의 어려움을 모두 감안했고, 수입산 유제품과의 가격경쟁을 위해 최저 수준에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원유 가격 인상폭과 적용 시기를 확정한 만큼 다음 관건은 유제품 가격이 얼마나 오르느냐다. 낙농진흥회가 원유 가격을 인상하면 유업계가 유제품 가격을 끌어올리는 게 관행처럼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원유 가격을 947원에서 996원으로 49원 올렸을 때 유업체들은 흰우유 가격을 10% 가까이 인상했다. 그 결과, 900mL 우유 한통의 가격은 2800원대로 올라섰다. 커피·치즈·아이스크림 가격도 10~20% 상승했다. 

품목별 소비자물가지수를 살펴봐도 유제품 가격 상승률은 평균을 크게 웃돈다. 소비자물가상승률 5.1%를 기록했던 지난해 우유는 5.9% 오른데 이어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는 각각 8.9%, 9.0% 치솟았다.

그 영향으로 치즈는 1분기와 2분기에 32.8%, 23.0%, 아이스크림은 같은 기간 11.8%, 8.6% 상승률을 나타냈다. 원유 가격 인상으로 유가공품 가격이 오르는 밀크플레이션(milkflation)이 본격화한 거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는 인상폭(88원)이 2013년(106원) 이후 두번째로 큰 탓에 제품가격 인상폭이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흰유유 가격이 3000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은 기정사실화했고, 우유를 사용하는 빵·아이스크림 등의 가격뿐만 아니라 카페음료를 비롯한 외식물가까지 순차적으로 오를 공산이 크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를 우려해 원유 가격 인상을 결정한 다음날인 7월 28일 서울우유·남양유업·매일유업 등 유업체 10여곳을 불러 “원유 가격 인상이 과도한 유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7월 7일에 이은 두번째 간담회였다. 업계는 “흰우유는 남는 게 없는 장사”라며 “원유 가격 인상분을 제품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난색을 표하고 있다.

김대종 세종대(경영학) 교수는 “원유 가격을 88원 인상했으니 제품 가격은 최소 100원 오를 것으로 보인다”면서 “원유 가격에 따라 우유 가격을 올리는 현재 시스템으론 밀크플레이션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소형화 중심인 낙농가, 가격을 끌어올리는 배합사료 등 현재의 낙농 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문제를 개선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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