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Insight
SK텔레콤 2분기 실적 분석
시장 기대치 밑도는 실적
통신 한계 탈통신으로 메웠지만
미래 맡기기에는 아직 설익어
통신으로 언제까지 버틸까

주력사업은 또 힘을 쓰지 못했다. 비주력사업에서 그나마 ‘작은 결실’을 맺은 게 위안을 줬다. 하지만 비주력사업이 힘 빠진 주력사업을 얼마만큼 메울 수 있을진 더 지켜봐야 한다. 이동통신 1위 업체 SK텔레콤은 과연 ‘탈통신’에 성공할 수 있을까.

SK텔레콤이 탈통신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UAM이 대표적이다.[사진=뉴시스]
SK텔레콤이 탈통신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UAM이 대표적이다.[사진=뉴시스]

SK텔레콤이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 8일 SK텔레콤은 2분기 매출 4조3064억원(연결 기준), 영업이익 4364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4%·0.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시장 전망치보다도 낮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에선 SK텔레콤의 2분기 매출을 4조3839억원, 영업이익을 4791억원으로 추산한 바 있다. 실제 매출과 영업이익은 이보다 1.7%, 3.3% 적었다.

SK텔레콤의 부진은 경쟁사인 KT·LG유플러스의 실적과 비교하면 더 두드러진다. SK텔레콤보다 하루 먼저 실적을 발표한 KT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각각 3.7%, 25.5% 늘어난 6조5475억원, 5761억원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도 1.3%, 16.0% 증가한 3조4293억원, 2880억원을 올렸다고 밝혔다. 두 회사 모두 영업이익 증가폭에서 SK텔레콤을 압도했다.

■ 희비 엇갈린 통신과 탈통신 = 업계에선 SK텔레콤의 실적이 부진한 이유로 주력사업인 이동통신 부문에서 기대치를 밑도는 성과를 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가입자 1명당 평균 매출’을 뜻하는 가입자당 평균 매출액(ARPU)이 2만9920원을 기록해 3만원대가 깨졌다.

지난해 3분기(3만633원)에 이어 3분기 연속 내리막이다. ARPU가 줄어든 건 그만큼 통신사업의 수익성이 낮아졌다는 얘기다.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3만3948원, 2만8304원이다.

그나마 통신 외 부문에서 호실적을 거둔 게 위안거리였다. SK텔레콤은 수년 전부터 사업 포트폴리오를 ‘탈脫통신’ 중심으로 재편해왔는데, 이번에 작은 결실을 맺었다. 클라우드·인공지능 등 B2B(기업대 기업간 거래) 사업을 다루는 엔터프라이즈가 대표적이다.

이 부문의 2분기 매출은 40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 늘었다. 데이터센터 사업도 신규 데이터센터 가동률이 늘면서 매출이 30% 이상 증가했다. 소소하긴 하지만 미디어 사업 매출 역시 1.2% 증가한 3865억원으로 집계됐다. 부침을 겪은 주력사업의 구멍을 통신 외 사업이 메운 셈이다.

■ 또다른 탈통신의 함의 = 이 때문인지 업계의 관심이 SK텔레콤이 추진 중인 또다른 ‘탈통신 사업’에 쏠리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건 도심항공교통(UAM·Urban Air Mobili ty) 서비스다. 지난해 2월 글로벌 UAM 기체 제조사인 ‘조비 에비에이션’에 1억 달러(1320억원)를 투자한 SK텔레콤은 올해 5월엔 UAM을 이용한 남해안 관광사업을 위해 경상남도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국내보단 해외에서 성과가 나오고 있는 메타버스 사업도 주목할 만하다. 정확한 월간활성 사용자수(MAU)를 공개하고 있진 않았지만, SK텔레콤은 2분기 MAU의 30%를 해외에서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5월 론칭한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내 신규 서비스 ‘이프홈’도 7월 말 기준 40만개가 개설돼 순항 중이다.

물론 SK텔레콤의 탈통신 정책에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UAM·메타버스의 상용화·대중화 속도가 더디다는 점은 고민거리다. UAM은 ‘걸음마’도 떼지 못했다. 에어택시와 관련한 국가 인증 표준조차 완비되지 않은 상태다. 조비 에비에이션이 최근 UAM 서비스 상용 시점을 기존 2024년에서 2025년으로 한차례 미룬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메타버스도 아직 ‘설익은 시장’이다. 지난해 한국미디어패널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인남녀 9941명 중 4.2%만이 ‘메타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메타버스가 대중화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단 얘기다.

상황이 이러니 SK텔레콤으로선 앞으로도 통신사업에 기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수년간 통신시장의 40%를 점유하던 위용은 조금씩 약해지고 있다. 1월 30%대로 떨어진 시장점유율은 여전히 40%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SK텔레콤은 3분기엔 ‘이전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까.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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