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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플러스 무빙 흥행 성공
동시에 OTT 요금제도 올려
믿는 건 하반기 콘텐츠 라인업
하지만 무빙보단 제작비 적어
디즈니플러스 요금 인상 통할까

무빙의 흥행을 예상했던 걸까. 디즈니플러스가 무빙 론칭 이틀 전 요금 인상을 단행할 뜻을 밝혔다. 기존보다 40% 비싼 프리미엄 요금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넷플릭스의 기세에 눌려 있던 디즈니플러스가 급작스럽게 요금을 건드린 이유는 뭘까.

인기를 드라마 무빙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디즈니플러스가 요금 인상을 단행할 방침이다.[사진=연합뉴스]
인기를 드라마 무빙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디즈니플러스가 요금 인상을 단행할 방침이다.[사진=연합뉴스]

디즈니플러스가 최근 OTT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8월 9일 공개한 오리지널 콘텐츠 ‘무빙’이 흥행몰이에 성공하고 있어서다. 동명의 한국 웹툰을 원작으로 삼은 이 드라마는 초능력을 숨긴 채 현실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총 20부작으로 론칭 첫날 7화까지 공개했고, 매주 2화씩 디즈니플러스에서 선보이고 있다. 독특한 설정과 배우들의 명연기가 어우러진 데다, 디즈니플러스 사상 최대 규모인 500억원을 제작비로 투입한 덕분인지 무빙은 론칭 직후 빠르게 입소문을 타면서 흥행가도에 올라탔다.

무빙 덕에 국내 시장에서 고전하던 디즈니플러스도 인기를 끌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8월 9일부터 22일까지 14일간 디즈니플러스 앱의 일간활성사용자수(DAU)는 36만176명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월 동기 대비 32.4% 증가한 수치였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듯 디즈니플러스가 무빙 론칭에 앞서 사실상 ‘요금 인상’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무빙을 선보이기 이틀 전인 6일 디즈니플러스는 9900원이던 단일 요금제 체계를 11월 1일부터 월 9900원의 ‘스탠다드’와 1만3900원의 ‘프리미엄’ 등 2종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디즈니플러스가 요금을 인상하는 건 지난해 12월(4900→9900원) 이후 이번이 두번째다.

프리미엄 요금제는 최대 울트라HD(4K) 화질을 지원하고, 동시에 앱을 쓸 수 있는 기기 수를 4대까지 지원한다. 기존 9900원의 단일 요금제와 같은 사양이다. 반면 스탠다드 요금제는 최대 풀HD(1080p) 화질, 기기 수를 2대로 제한한다. 겉으론 고가 요금제를 추가한 것처럼 보이지만, 디즈니플러스가 요금을 올렸다고 봐야 하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그럼 디즈니플러스가 가격을 급작스럽게 끌어올린 이유는 뭘까. 업계에선 일종의 ‘자신감’으로 풀이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올해 하반기에 무빙 이외에도 비질란테·한강·최악의 악·도쿄리벤저스 등 굵직한 작품을 잇달아 론칭할 예정이다.

그중에서도 유독 관심을 모은 건 무빙과 마찬가지로 한국 웹툰을 기반으로 제작한 드라마 비질란테다. 무빙의 흥행으로 해외 시청자들의 한국 콘텐츠 관심도가 높아진 만큼, 같은 제작 방식을 거친 비질란테도 무빙과 비슷한 실적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흥행 잠재력이 있는 콘텐츠를 확보함과 동시에 가격을 올림으로써 시장 점유율 상승과 수익성 개선이란 ‘두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게 디즈니플러스의 미래 플랜인 셈이다.

[자료 | 더스쿠프, 사진 | 연합뉴스]
[자료 | 더스쿠프, 사진 | 연합뉴스]

관건은 디즈니플러스의 계획대로 상황이 흘러가느냐다. 가능성은 반반이다. 무엇보다 웹툰 기반의 제작 방식이 늘 성공하는 건 아니다. 패션왕·순정만화 등 인기 웹툰을 기반으로 만들었는데도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둔 사례는 숱하다.

이헌율 고려대(미디어학) 교수는 “무빙이 다른 웹툰 기반 작품과 다른 점은 제작비만 500억원을 투입한 텐트폴(스튜디오 실적을 견인하는 대작) 작품이란 점”이라면서 “이보다 적은 제작비를 투입했을 하반기 작품들이 얼마나 큰 파급력을 낼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과연 디즈니플러스는 요금 인상이란 ‘변수’를 털어낼 수 있을까.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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