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섭의 손그림
빼앗긴 씨앗의 가치
식량 주권시대의 함의

# 샤인머스캣은 풍부한 맛과 큰 알맹이, 높은 당도로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 맛있는 품종을 개발한 나라는 사실 일본입 니다. 그런데 정작 최대 수출국은 우리나라입니다. 일본에 로열티를 내지도 않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 답은 간단합니다. 샤인머스캣처럼 새 품종을 개발하면 6년 이내에 품종 등록을 해야 합니다. 이를 놓치면 로열티를 받을 수 없는데, 일본이 그랬습니다. 일본이 한국에 샤인머스캣의 품종을 등록하지 않아 우리나라로선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고도 수출할 수 있는 셈이죠. 일본 입장에선 아쉽겠다고요? 뭐, 그럴 수도 있겠지만, 우리나라도 비슷한 아픔을 겪고 있습니다.

# 한국의 매운 맛을 대표하는 청양고추의 종자를 돈 주고 사들인다는 걸 아시나요? 청양고추 재배에 필요한 씨앗인 ‘종자種子’를 다국적 농업기업 몬산토가 갖고 있는데, 이런 몬산토를 바이엘이 인수했기 때문입니다.

# 다른 나라에 우리만의 종자를 빼앗긴 건 얼마나 많을까요? 제2의 반도체라 불릴 정도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종자를 둘러싼 ‘소리 없는 전쟁’에서 우리는 우위를 차지하고 있을까요? 이젠 독일에 빼앗긴 청양고추 종자처럼 매운 질문을 던져야 할 때인 듯합니다. 식량주권의 문제니까요.

송정섭 작가 | 더스쿠프
songsuv@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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