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을 낚는 사람들」박태일 지음 | 소명출판 펴냄박태일 시인의 첫 시선집이다. 1980년부터 지금까지 삶과 죽음, 개인과 역사를 탐구한 210편을 수록했다. 토박이말과 율격으로 시인은 정신의 지향을 형상화한 시를 써 왔다. 표제시에서 말하는 용은 강, 두만강이다. 그렇기에 시에는 재중겨레의 삶이 담겨있다. 존재하는 것은 그 자체로 비극일지 모르지만 그 존재 너머에는 평화로운 삶 또한 함께 있다. 그런 믿음 때문에 박태일의 시는 우리 문학의 든든한 지표다.「새우에서 고래로」라몬 파체코 파르도 지음 | 열린책들 펴냄세계 최빈국에서 강대
지방자치단체들이 너도나도 야간관광 활성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야간관광을 지역경제를 살려줄 카드로 인식하면서다. 실제로 효과가 있긴 하다. 하지만 비슷비슷한 콘텐츠론 성공하기 힘들다. 환경ㆍ빛공해 등 야간관광에서 기인하는 태생적인 부작용도 감안해야 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지 않은 채 야간관광 정책을 펼치면 지자체 예산만 갉아먹을 수 있다.요즘 지방자치단체들엔 공통 과제가 있다. ‘사람 끌어모으기’다. 지역 내 인구가 줄면서 지역경제와 사회적 활력이 침체하고 있어서다. 이대로 가다간 지방이 소멸할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제 지역
단 한번의 승은 전세를 바꿔놓기도 한다. 한산도 해전이 그랬다. 만약 이순신이 한산도에서 졌다면, 조선의 명운은 바람 앞 촛불 신세가 됐을 거다. 백성을 뒤로한 채 도망치기 바빴던 선조는 압록강 저 너머로 넘어갔을 수도 있다. 정치도, 경제도 심상치 않은 요즘이다. 우리에겐 이런 위기를 일순간에 바꿔놓을 만한 리더가 있을까.드디어 견내량으로 보낸 선봉대 6척이 이순신의 눈에 들어왔다. 포성이 들리는 걸 보니, 싸우며 달아나고 있는 듯하다. 아니나 다를까. 선봉대 6척 뒤를 따라 협판안치(와키자카 야스하루)의 함선들이 검은 돛을 달고
임금은 온종일 명나라의 구원만 기다렸다. 백성이 죽든 말든 나라가 위태롭든 말든 그 생각만 했다. 그 무렵, 이순신은 해전의 길에 들어섰다. 그의 승전을 알아주는 조정 대신들은 없었지만, 이순신은 그 길을 운명으로 여겼다. 혹여 세상이 그때 알아주지 않았더라도 진짜 영웅은 역사에 남는다. 지금 우리의 정치인 중엔 ‘역사’에 남을 이가 있을까.제1차 금산전투에서 비록 패배했지만 조선 관군과 의병은 왜군의 전라도 진입을 막기 위해 여러 차례 크고 작은 전투에 나섰다. 1592년 8월 중순에는 충청도 의병장 조헌이 700명의 의병을 거느
이순신은 ‘견내량’을 지나 당항포 앞바다에 도착했다. 거제에 있던 왜군이 당항포로 이동했다는 첩보를 입수한 뒤였다. 장수들은 “진격하자”는 의견을 냈다. 순신은 신중했다. 당항포의 초입이 1리조차 안 될 정도로 좁은 게 맘에 걸렸다. 순신은 ‘유인작전’을 지시했고, 끝내 승리했다. 순신이 왜 명망을 얻었는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편에선 순신의 빼어난 자질을 옛 기록 그대로 전해봤다.6월 5일 아침. 순신이 이끄는 조선삼도연합함대가 정박해 있는 통영지역 착량에 거제 지역에 살고 있다는 주민들이 작은 배로 짙은 안개를 헤치고
“가장 효율적인 수비는 공격하는 것이다.” 이기고 싶다면 때론 ‘역발상’이 필요하다는 거다. 이같은 전략이 필요한 건 비단 운동경기만이 아니다. 경영자도, 상인도, 군인도 ‘역발상’을 통해 경쟁자나 적을 제압할 수 있다. 임진왜란에서 순신이 ‘전투를 하지 않고도 이겼던’ 것처럼 말이다. 이번 편에선 순신의 통찰력을 옛 기록 그대로 느껴보자.사천해전에서 총상을 입은 이순신에게 휘하 장수들이 휴식을 취할 것을 권했지만, 그는 이를 마다하고 부하들과 함께 술을 나누며 전승을 축하했다. 이튿날인 임진년 6월 2일 오전 8시께, 사방으로 보
통영시에서는 근현대문학의 고향인 통영을 더욱 가까이에서 즐기는 방법인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야간 문학도보투어가 첫 시범 운영에 돌입했다.통영은 청마 유치환, 초정 김상옥, 박경리 등 우리나라 근현대문학사에 뚜렷한 발자국을 남긴 문학가들이 태어난 곳이다. 통영의 아름다운 야경과 문학인들의 다양한 스토리를 한 편의 공연을 보면서 산책하듯 즐길 수 있는 이번 투어는 야간관광 특화도시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다.이번 투어는 약 90분 동안 통영 여행의 중심지인 강구안 문화마당에서 출발하여 근·현대문학 명소를 따라 이동한다.
2002년 대선자금 차떼기 사건이 불거졌다. 10년 후인 2012년 그 당에서 2008년 전당대회에서 오간 것으로 보이는 ‘돈봉투 사건’이 터졌다. 우연히 상대적 우위를 점한 반대편 당은 ‘부패한 보수 깨끗한 진보’란 프레임을 만들어냈다. 그런데 2023년 바로 그 당에서 ‘돈봉투 사건’이 터졌다. 여기나 저기나 똑같이 부패한 정치권을 보면서 국민은 염증을 내기 시작했다. 지체 높은 정치인들은 역사의 무서움을 알기나 할까.선조는 평소에 믿어오던 류성룡을 면직시키기 난처했다. 하지만 동인의 잘못된 판단으로 전쟁이 발발했다는 서인의 주
「요즘 미술은 진짜 모르겠더라」정서연 지음|21세기북스 펴냄“나도 그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이게 예술 맞아?” 왠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요즘 미술’, 어떻게 하면 이해할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는 ‘맥락’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작품 하나, 작가 한명을 넘어서 현대미술의 맥락과 흐름을 이해할 때 현대미술의 가치를 알 수 있다는 거다. 이 책은 12가지 키워드로 현대미술의 흐름을 풀어낸다. 책장을 덮으면 ‘난해하지만 우리 사회를 담고 있는’ 현대미술을 좀 더 가까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오타니 쇼헤이」선수 에디터스‧
# “불법파업을 조장하는 법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중심이 돼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두고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 재계가 내놓는 우려와 비판이다. 상당수 언론도 이를 근거로 이 개정안을 비판하고 있다. # 그런데 이는 오류다. 원안이 한차례 수정되면서 ‘불법파업 조장’이라는 비판을 받을 만한 내용들이 모두 빠져서다. 일부에서 노란봉투법이 노란봉투법이 아니란 말까지 나오는 이유다. # 법이라는 건 어느 한쪽을 지지해선 안 된다. 하지만 잘못된 설명으로 논란을 일으켜도 안 된다. 더
급등했던 부동산 가격은 1년 만에 완전히 정반대로 움직였다. 가격이 내려가자 시장에서 돈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당장 부메랑이 날아왔는데, ‘미분양’이었다. 정부는 건설업계가 붕괴하는 걸 막기 위해 5조원의 혈세를 ‘대출 보증’에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런 미봉책으로 미분양 사태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을진 의문이다.6만8107호. 2022년 12월 기준 우리나라 미분양 주택 수다. 11월 미분양 주택 5만8027호보다 17.4% 늘었다. 2021년 12월과 비교하면 더 심각하다. 1만7710호였던 미분양 물량은 1년 만에
바닷바람에 나부끼는 깃발의 모습을 그 유명한 ‘소리 없는 아우성’이라 표현한 유치환 시인. 경남 통영 출신의 시인은 남해와 포구를 보며 이 아름다운 시를 남겼다.경상남도 하동은 ‘하동 팔경’을 갖고 있을 정도로 자연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남쪽으로는 남해, 북쪽으로는 지리산을 끼고 있으며 서쪽으로는 섬진강이 흐르고 있어 다양한 자연 경관을 볼 수 있는 지역이다.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화개장터와, 조선시대 전통 생활상을 유지하는 청학동 역시 이곳 하동에 있어 흥미로운 볼거리도 많은 지역이다.경상북도 김천에서 자란 이승하 시
‘자영업자 망각의 오류 파트❷, 파트❸, 파트❹’에서 살펴봤듯, 한국의 자영업자는 강제적인 방역 조치에 괴멸적인 피해를 보고도 합리적인 보상을 받지 못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팬데믹 충격의 강도는 지역마다 제각각이었는데 지방의 자영업자가 입은 충격이 컸다. 엔데믹 시대를 맞은 매출 회복도 수도권보다 늦다. 팬데믹이 자영업계의 지역 양극화를 더 벌려놨다는 얘기다.지방인구의 소멸. 대한상공회의소가 뽑은 2022년 다섯가지 키워드 중 하나다. 팬데믹이란 전례 없는 위기를 겪는 사이 ‘지방 소멸’을 둘러싼 위기감이 함께 고조됐다는
국가 소유의 땅은 돈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 필요할 때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어서다. 가령, 철도나 빗물펌프장 위에 주택을 올리는 방식으로 말이다. 허황된 가설이 아니다. 이는 문재인 정부에 이어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주택공급정책 중 하나로, 이른바 ‘컴팩트시티’ 프로젝트다. 더스쿠프가 현재 진행 중인 ‘컴팩트시티’ 6개 프로젝트의 현황을 점검해봤다. 문재인 정부도 윤석열 정부도 있는 땅을 찾아내느라 바빴다. 문재인 정부는 수도권 인근에 있는 3기 신도시 후보 부지를 발굴하고 동시에 도심 용적률을 높이겠다고 공언했다. 뒤이어
# 지난 7월 22일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의 51일에 걸친 파업이 끝났다. 대우조선해양 사내협력사협의회와 고된 협의 끝에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면서다. # 그로부터 한달이 흐른 지금, 대우조선해양은 제자리를 찾았을까. 그렇지 않다. 회사 내부 분위기는 여전히 어수선하다. 파업의 불씨로 작용한 근본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은 데다, 파업이 남긴 숙제도 숱해서다. 이런 가운데, 대우조선해양 경영진과 산업은행 수뇌부가 무엇을 했느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 더스쿠프(The SCOOP)가 숙련공 임금문제, 손해배상소송,
한국극작가협회가 ‘제5회 극작가의 밤’에서 ‘2022년 대한민국 극작가상’과 ‘오늘의 극작가상’을 시상한다고 밝혔다. 2022년 대한민국 극작가상과 오늘의 극작가상은 지난 2022년 1월 10일까지 한국 극작가협회 회원들의 추천을 받아 후보를 선정하였고 선욱현 이사장을 포함 김대현 고문위원과 김정숙 수석이사가 최종 선정위원으로 선임됐다. 지난 19일 최종 선정회의를 개최하였으며 강제권 상임 이사를 포함한 최종 선정위원이 참석하였다.‘대한민국 극작가상’은 1975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를 데뷔한 이후 통영지역을 기반으로 독보적인 창작 활
통영에서 출생한 반수연 소설가는 1998년 캐나다 벤쿠버로 이민을 떠났다. 2005년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4년, 2015년, 2018년 재외동포문학상을 수상하고 2020년에는 단편소설 으로 재외동포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반 작가: 은 제가 2005년 으로 조선일보를 통해 등단을 하고 16년 동안 쓴 소설을 모아서 낸 저희 첫 번째 소설집이고요. 16년 동안 제가 소설을 쓸 수 없었던 10년, 썼던 6년, 그 기간들이 다 모여져
지난 8일 오전 9시 40분 경 김점용 시인이 향년 56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김점용 시인은 2017년 오른쪽 뇌종양으로 첫 수술을 받았지만 재발했고, 약 3년간 아주대학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길고 치열했던 투병 끝에 김 시인은 다시 글을 쓰지 못하게 되었다.통영에서 태어난 김점용 시인은 서울시립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후 1997년 “문학과사회”에 시를 발표하여 데뷔했다. 문학과 지성사를 통해 시집 “오늘 밤 잠들 곳이 마땅찮다”, “메롱메롱 은주” 등을 펴냈으며 평론집 “슬픔을 긍정하기까지”를 발표하는 등 다
2018년 백마문화상을 받은 단편소설 ‘뿌리’의 작가 김민정 씨가 한 남성에 의해 본문 전체가 무단도용됐다는 의혹을 제기해 문학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해당 남성은 이외에도 다수의 공모전에서 표절 및 도용 논란이 줄을 잇고 있는 한편, 주최 측의 수상 취소에 대해 고소한 사실도 추가 확인됐다.김 작가는 지난 16일 본인의 SNS를 통해 “제 소설 뿌리의 본문 전체가 무단도용됐으며 2020년 무료 다섯 개의 문학 공모전에서 수상했다는 것을 신춘문예 카페를 통해 알게 되었다”고 밝혔다.김씨의 해당 작품을 무단 도용한 A씨는 『제16
‘제약사인 듯 제약사 같지 않은 제약사.’ 광동제약이다. 많은 소비자가 광동제약 하면 ‘옥수수수염차’나 ‘광동 헛개차’ ‘비타500’ ‘제주삼다수’ 등을 떠올린다. 실체도 별반 다르지 않다. 광동제약 매출에서 약국·병원영업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하 2020년 3분기 기준)은 각각 9.6%, 11.8%에 불과하다. 반면 음료 등 유통영업 부문의 비중은 22.0%, 생수영업 부문은 31.2%에 이른다. 높은 매출 비중만큼 광동제약의 음료제품은 시장을 꽉 쥐고 있다. ‘옥수수수염차’와 ‘광동 헛개차’는 RTD(Ready To Dr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