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視리즈 ‘딥보이스 보이스피싱의 덫’ 1편에서 무섭게 진화한 보이스피싱의 기술력을 살펴봤습니다. 인공지능(AI)을 이용해 피해자 지인의 목소리를 모방 내는 방식을 쓰는 ‘딥보이스 보이스피싱’이 조금씩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보이스피싱에 한번 걸리면 돌이키기 힘든 피해를 겪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정부에서 여러 측면에서 대책을 내놓고 있긴 하지만, 보이스피싱 사기꾼들을 잡는 건 여전히 쉽지 않습니다. 이들이 몇단계에 걸쳐 도망칠 궁리를 짜 놓은 탓이죠. 더스쿠프가 이들 사기꾼의 수법이 무엇인지 살펴봤습니
역지사지易地思之.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라는 말은 오랜 금언金言이지만 현실에서 실천하는 건 쉽지 않다. 이 순간에도 같은 공간에서 살지만 다른 곳을 바라보는 이들이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고 있다. 깎아내릴 의도 없이 무심코 뱉은 말이 누군가에겐 마음을 긁는 칼이 되기도 한다. 상대를 이해하고 싶다는 희망은 오래된 테마인 만큼 이를 다룬 작품도 많다. 마법이나 초자연현상이 등장하는 창작물은 더 직관적인 방식으로 상대를 이해하려 한다. 마음을 읽는다거나 몸이 뒤바뀐다거나 하는 식이다. 이보라 작가의 웹소설 「당신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도
코언 형제감독의 ‘파고’는 ‘가정답지 못한 가정’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면서 발생하는 끔찍한 사건을 보여준다. 영화의 포스터가 인상적이다. 뜨개바늘을 쥐고 있는 한 남자가 하얀 설원에 피를 흘리고 엎드려 있고, 이 장면을 뜨개질로 표현했다. 평범한 가정에 한두점쯤은 있을 법한 어머니가 놓은 ‘홈메이드’ 자수刺繡같은 모습이다. 영화 포스터는 이 영화가 ‘홈메이드’ 살인극이라는 것을 시사한다.영화 주인공 룬더가드(Lundergaard)의 아내 진(Jean)은 거실에서 TV를 보며 한가롭게 뜨개질을 하다가 남편 룬더가드가 고용한 납치법
# 물적분할에 나선 기업들이 꼭 하는 말이 있다. “핵심 사업을 키우고,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 하지만 이 말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최대주주가 어떤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기업분할의 결과는 달라질 수 있어서다. 핵심 사업을 키운다는 명분으로 최대주주의 지배력만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전과 달리 주주들이 기업의 물적분할 계획에 반기를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스쿠프가 가상인물 최고집씨가 운영하는 ‘최씨네 제과점’을 통해 물적분할에 숨은 위험요인을 쉽게 살펴봤다. 더스쿠프 새 연재 ‘경제학 스터디카페
# 지난 9월 15일 SK디앤디가 부동산·에너지 사업을 인적분할하기로 했다. SK디앤디 측은 "이번 분할을 통해 각 회사의 성장 잠재력을 온전히 인정받고 기업가치, 나아가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8월 16일엔 STX가 물류·해운사업을 인적분할하기로 했다. 인적분할 소식 후 두 기업의 주가는 크게 상승했다. 인적분할이 주주들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 반면 물적분할에 나선 기업들의 분위기는 좀 다르다. 최근 물적분할을 예고한 HLB생명과학과 반도체 기업 알에프세미 등은 물적
선조는 이미 떠난 후였다. 무주공산 ‘평양’을 접수한 왜군 장수들은 진군을 멈췄다. 왜군의 계획은 조선 전역을 장악한 육군과 조만간 합류할 수군 병력 10만명을 합쳐 의주를 치는 거였다. 그래야만 혹시 모를 명군明軍의 반격도 막을 수 있었다. 그러면 요동까지 넘볼 수 있었는데, 문제는 이순신이었다. 그는 백성의 추앙을 받는 진짜 ‘지도자’로 떠오르고 있었다.류성룡은 윤두수에게 “수성守城 준비가 어떻게 돼가고 있소”라고 물었다. 직위만 대장일 뿐 군정이라고는 알 턱이 없는 윤두수는 대답을 못했다. 그러자 평양성 수비의 사실상 책임자인
영화 ‘이니셰린의 밴시’에는 매코믹 부인(Mrs. McCormic)이라는 노파가 등장한다. 핼러윈에 등장하는 ‘마귀할멈’과 같은 형상이다. 불쑥 마을 사람들을 찾아가 뜬금없이 가족 누군가의 죽음을 예언한다. 이니셰린 섬의 ‘예언자’이다. 영화 제목 속의 ‘밴시(banshee)’가 바로 이분이다.‘밴시’라는 말은 아일랜드 민담民譚에 전해져 내려오는 죽음을 예고하는 마녀다. 우리로 치면 신내림 받은 무당과 같은 존재인가 보다. 아일랜드의 ‘밴시’는 마을 누군가의 죽음을 미리 알고 동구 밖 언덕에서 날카로운 비명 같은 소리로 꺼이꺼이 운
조선 대신들이 ‘평양을 사수하겠다’는 백성과의 약속을 저버린 채 도망칠 궁리를 하자, 류성룡이 일침을 놓았다. “한번도 싸우지 않고 왜군에 평양을 내주면 명나라가 의심할 것이다.” 그러자 몇몇 대신은 ‘그냥 명나라에 싸웠는데 졌다고 거짓보고하면 그만이지 않느냐’며 반박했다. 이런 ‘거짓 인생’이 세상에 또 어디 있을까. 지금 정치인들은 국민 앞에서 ‘진실’을 이야기하고 있을까.선조는 5월말 임진강 방어선이 무너지자마자 내심 평양성을 버릴 결심을 했을지도 모른다. 류성룡의 만류로 여전히 평양성에 버티고 있었지만, 은밀히 예조참의 노직
“평양을 버리지 않겠다.” 선조는 백성 앞에서 당당하게 약조했지만, 사실 명나라란 ‘뒷배’를 믿은 측면도 있었다. 하지만 정작 명나라가 조선을 돕겠다는 의사를 내비치지 않자, 대신들이 먼저 동요했다. 후방에선 이순신이 승전고를 울리고 있었지만, 높으신 나리들은 평양을 떠날 궁리만 하고 있었다. 참으로 고위직이란 양반들의 무책임함은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는 듯하다. 류성룡은 수성대장 윤두수에게 ‘이일이 또 술만 먹고 있으니, 빨리 영귀루로 출발하라고 영令을 내리시오’라고 재촉했다. 명령을 받은 이일은 그제야 군사를 거느리고 함구문을 떠
2002년 대선자금 차떼기 사건이 불거졌다. 10년 후인 2012년 그 당에서 2008년 전당대회에서 오간 것으로 보이는 ‘돈봉투 사건’이 터졌다. 우연히 상대적 우위를 점한 반대편 당은 ‘부패한 보수 깨끗한 진보’란 프레임을 만들어냈다. 그런데 2023년 바로 그 당에서 ‘돈봉투 사건’이 터졌다. 여기나 저기나 똑같이 부패한 정치권을 보면서 국민은 염증을 내기 시작했다. 지체 높은 정치인들은 역사의 무서움을 알기나 할까.선조는 평소에 믿어오던 류성룡을 면직시키기 난처했다. 하지만 동인의 잘못된 판단으로 전쟁이 발발했다는 서인의 주
1000만불이 든 돈가방을 노리고 ‘탄환열차’에 모여든 킬러들은 모두 용병傭兵들이다. 용병이란 자신의 전투가 아닌 남의 전투를 돈 받고 대신해 주는 존재들이다. 전쟁 당사자들의 옳고 그름이나 명분 따위에는 관심도 없고, 전쟁의 승패에도 무관심하다. ‘고객’과의 계약에 따라 일정한 역할을 해주고 그에 따른 급여만 받으면 그만이다.영화 속 용병킬러들이 보여주는 행태는 메디치(Medici)가家의 유명한 책사 마키아벨리(Machiavelli)가 「군주론」에 정리한 용병들의 행태와 참으로 닮았다. 마키아벨리는 군주가 아무리 다급해도 용병만은
# 2020년 LG화학의 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로 시작된 기업분할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번 분할로 손실을 본 일반주주들이 성토에 가까운 불만을 토해내고 있어서다. 하지만 이는 어쩌면 ‘수순手順’이었을지 모른다. # 기업들은 분할할 때 흔히 “신사업 육성, 주주가치 제고, 투자금 마련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인적분할을 하든 물적분할을 하든 최대 수혜는 최대주주가 가져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보의 불균형, 투자 규모 등 일반주주에게 유리한 것도 없다. 더구나 기업분할의 과정이 복잡하고 어려워
요소수와 요소에 대해 정부가 11일 긴급 수급 조정조치를 취했다. 이제 요소수 판매업자는 주유소에만 납품해야 한다. 차량용 요소수 판매는 승용차의 경우 한번에 10L, 화물차ㆍ승합차ㆍ건설기계ㆍ농기계는 30L로 제한된다. 요소수 구매자는 제3자에게 재판매할 수 없고, 요소와 요소수 수출도 금지된다. 중국발 요소 품귀 사태로 요소를 원료로 만드는 경유차 연료 첨가제인 요소수 대란이 발생하자 정부가 유통망 관리에 나섰다. 정부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국내 생산량을 대폭 늘리면서 유통을 관리한 지난해 마스크 대란 때와는 상황이
글 짓고 그림 그리는 몽상가. 2014년 장편소설 『표절』을 시작으로 단편소설집 『미노타우로스』, 중·단편 소설집 『허물』, 『핑크 몬스터』, 스마트소설집 『그림이 내게 와서 소설이 되었다』, 장편소설 『물북소리』 등을 펴냈다. brunch.co.kr/@kimmirra 상생 파티의 추억답답한 팬데믹에 숨이 막혀 창을 열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바람을 타고 들어올까 봐 걱정됐다. 코로나 19 변이 바이러스는 뱀파이어도 아프게 한다는 것을 사람들은 모른다. 사실 뱀파이어가 실존한다는 것도 사람들은 모르긴한다.창밖을 바라보니
로맨스 소설가 멜빈 유달(잭 니콜슨 역)은 지독한 강박증과 결벽증을 지닌 채 뉴욕시의 고급 아파트에서 참으로 ‘싸가지’ 없고 별나게 살아간다. 그러던 중 멜빈 유달(잭 니콜슨)과 같은 아파트에 사는 게이 화가 비숍이 집안에 침입한 강도에게 거의 죽을 만큼 폭행을 당하고 병원에 실려간다. 사고를 수습하러 온 비숍의 에이전트는 능수능란하게 사고의 뒷수습을 한다.사고 수습과정에서 비숍이 애지중지 키우던 강아지 베델의 처리가 실로 난감하다. 비숍의 에이전트는 궁리 끝에 옆집에 사는 유달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비숍이 퇴원할 때까지 이웃으로서
구불구불하게 얽힌 여러 개의 선과 네모난 건물, 몇개의 문자로 이뤄진 지도는 우리가 갈 곳을 알려준다. 지난해 가톨릭대 ‘지역혁신 캡스톤디자인 : 도시재생’ 과목을 수강한 세명의 학생은 여기에 스토리를 담았다. 끼니를 해결하지 못한 대학생, 퇴근 후 주민들과 소통하고 싶은 직장인,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워킹맘 등 그들이 안고 있는 문제를 담아 지도를 그리고 나니, 진짜 우리 동네가 보였다. 더스쿠프(The SCOOP) 소셜기록제작소가 만담꾼이 만든 만담 가득 지도 속으로 걸어 들어가봤다.1990년대 신도시로 개발되며 급속하게 성장한
재테크와 재무설계의 차이는 예상치 못한 위험을 얼마나 관리할 수 있느냐다.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목돈 불리기’나 ‘지출 줄이기’에 초점을 두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생애주기별 목표에 따라 적절하게 자금을 분배하는 것이 좋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여러 재무 경험을 해보는 것이 훗날에도 도움이 된다.유민경(가명·32)씨는 대기업 4년차 직장인이다. 월급은 365만원, 상여금으론 최대 500만원도 받는다. 언뜻 여유로운 생활을 할 것 같지만 그렇지만은 않다. 통장에 있는 돈은 1500만원뿐인데, 빚은 2500만원에 이른다. 이유는
코로나19가 닥친 이후 정부는 지속적으로 자영업자들을 위한 정책들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재난지원금과 금융지원이다. 최근엔 3차 재난지원금도 지급하기로 했다. 여기엔 일부 자영업자를 위한 임대료 지원도 포함된다. 하지만 한쪽에선 기가 차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동안 정부 지원 정책에서 툭하면 배제됐던 무점포 자영업자들의 입을 통해서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무점포 자영업자의 현주소를 취재했다. 정부가 내년 1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3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재확산과 정부의 방역 조치 등으
‘월거지(월세 사는 거지)’ ‘전거지(전세 사는 거지)’ ‘이백충(월소득 200만원 이하인 사람)’. 소득과 주거 형태를 소재로 사람을 비하하는 신조어다. 돈과 부동산으로 계층을 구분하고 차별하는 심리가 만연한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과학기술과 생산력의 급격한 발전으로 세상은 훨씬 풍요로워졌지만, 인류는 더 심각한 정신질환과 사회악에 시달리고 있다. 물질적 풍요 수준의 상승과 함께 불안 관련 정신장애나 우울증 등의 질환을 앓는 비율도 높아졌다. 신간 「풍요중독사회」는 계층 속에서 불안을 방어하고 불안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돈과
지금에 생각하면 그것은 지극히 부도덕한 일이었다.소재가 분명하지 못한 무덤 하나를 찾느라고여余가 발로써 밟은 수효는 500으로써 헤지 못할 것이었다.그리고 여余가 밟은 곳은 모두 무덤의 마루인지라말하자면 죽은 이의 배, 혹은 가슴의 직상直上일 것이었다.1)세상이여 내가 당신을 떠날 때개천가에 누었거나 들에 누었거나죽은 시체에게라도 더 학대하시오그래도 부족하거든이다음에 나같은 사람이 있더래도할 수만 있는 대로 또 학대하시오,그러면 나는 세상에 다신 안 오리다그래서 우리는 아주 작별합시다.2) 1. 들어가며한국 근대문학에서 김동인의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