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전문기업 스타트아트코리아는 최근 수년간 상업 미술계에서 개성 있는 기획전을 많이 개최한 곳이다. 현대 미술시장에서 빼놓을수 없는 양대산맥 중 하나인 영국 런던의 갤러리와도 수많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다. 스타트아트코리아가 자신들을 ‘영국 기반’의 문화전문기업이라고 소개하는 이유다. “잠재력 높은 국내 신진작가를 발굴해 아티스트의 창작활동을 다각적으로 조명하고 K-아트의 우수성을 알리는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기업이다(자사 홈페이지).” 이는 한국의 아트가 세계시장에서 나름의 매력을 얻기 시작했다는 방증으로 풀이할 수 있다. 역동적으
잠깐 르네상스 시절의 이야기를 해보자. 그때 거장들의 조각 작품 중엔 신적인 표현력을 뽐낸 게 많았다. 포도밭에서 발견된 ‘라오콘’, 성모 마리아와 그의 아들 예수를 작품으로 승화한 ‘피에타’를 보면 조각 작품 특유의 품격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그래서 조각 작가 중엔 자부심이 큰 이들이 제법 많다. 문제는 이런 웅장한 조각 작품을 보는 게 그리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의 아트 트렌드가 회화 작품 중심이어서다. 고층 건물의 경우, 법적으로 조형 작품을 설치해야 하지만 이 또한 제한적인 게 사실이다. 이 때문에 미술계에선 조각 작품을
갤러리BK가 초여름이 시작되기 전에 미술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기획전 ‘Sum mery Luncheon: Bon apptit!’전을 준비했다. 기획전의 이름이 흔히 사용하는 ‘런치(Lunch)’가 아닌 ‘런천(Luncheon)’이다.혹시 몰라 단어의 뜻을 찾아보니, ‘좋은 오찬’이란 의미를 갖고 있다. 서머런천 뒤에 이어지는 텍스트인 본아페티!(Bon apptit!)가 ‘음식을 즐기세요’란 뜻의 프랑스어란 점을 감안하면,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가 멋스럽게 타이틀을 지은 듯하다. 갤러리BK는 이 멋진 이름의 전시회를 통해 국내
10여년 전 선유도를 찾은 적 있다. 미술계에서 다양한 경력을 정신없이 쌓아가던 필자가 그곳에 방문한 건 ‘한가로움’을 즐기려는 이유가 아니었다. 평소 호형호제하며 지냈던 성태훈 작가의 작업실에 방문하기 위해서였다. 그날 성 작가와 그의 제자들, 그리고 필자는 선유도 공원에서 늦여름의 저녁을 즐겼다. 시원한 맥주를 음미하면서 막차가 끊기기 전까지 예술 이야기를 나눴다. 홍대 출신 젊은 작가들과 중견 작가들이 현장에서 겪는 고민도 들을 수 있었다. 그렇게 선유도는 필자의 가슴에 ‘순간’의 기억을 남겼다. 그래서인지 선유도를 떠올리면
대학 졸업 전시회를 다녀보면 일정한 패턴이 보인다. 심리학자 칼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의 이론인 ‘집단무의식(선천적 무의식의 심층)’이라는 개념이 떠오를 만큼 비슷한 소재들이 하나의 패턴을 이룬다. 기린, 화분, 해체된 공간 등이 대표적이다. 비교적 최근 도입된 미디어아트의 졸업작품 역시 마찬가지다. 파도, 도형이 중첩되는 이미지들이 주로 보인다. 하지만 석사 이상의 졸업전은 분위기가 다르다. 석사 과정은 프로 작가로 활동하려는 사람들이 주로 밟기 때문에 그들의 졸업전엔 학부 졸업전과는 차원이 다른 긴장감이 흐
Q. 《평양미술 조선화 너는 누구냐》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A. 화가가 본 조선화. 이런 책인데요.제 직업이 화가다 보니까 이 책을 쓰는데, 저는 미술사학자도 아니고, 또 미술비평가도 아니고.그러므로 그 화가가 보는 어떤 관점, 그것은 어떻게 생각하면 좀 더 신선할 수도 있고, 이렇게 제 나름대로 접근한 이유는 그 전에, 제가 조선화에 관심을 가지기 전에, 한국에서 나온 여러 북한 미술책을 보게 됐어요.그랬더니 아, 이거는 제가 한번 다시 다른 각도로 시작해 볼 그런 여지가 있구나. 그래서 이 책을 쓰게 됐어요.Q. 제목에서
리서울갤러리가 ‘7월의 전시’로 진행한 이만수 작가의 열여섯번째 개인전. 16일 막을 내린 이번 전시회에서 이 작가는 ‘산조-사유의 풍경’이란 주제로 신작 20여점을 출품했다. 그는 “산과 바다가 보이는 풍경, 자연 속에 유유자적 거닐고 사유하는 인간의 모습을 담은 은유적 그림들을 통해 현대인의 일상을 바라봤다”고 자평했다.이 작가의 작품을 보면 신기한 게 많다. 마치 이중섭 화백과 같은 느낌을 준다. 민화民畵 같으면서도 현대적인 필치를 보면 분명 동양화인데도 서양화인 듯하다. 이 때문인지 미술계에서 권위 있는 평론가들이 자청해 그
2022년 검은 호랑이의 해. 강인함과 용맹함의 상징인 호랑이를 모티브로 삼은 미술작품을 코리아나미술관과 안산 김홍도미술관이 공동으로 전시한다. 5월 22일까지 열리는 ‘호랑이는 살아있다 Tiger Lives’전을 통해서다.전시 장소는 김홍도미술관 1관이다.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는 황종하를 비롯한 10명이다. 코리아나미술관의 소장작품도 함께 전시한다. 이번 전시는 2020년 코리아나미술관에서 개최해 호평을 받은 ‘호랑이는 살아있다’전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 김홍도미술관 측은 “‘송하맹호도’ ‘죽하맹호도’의 기개를 그린 단원 김홍도의
한국 미술계는 다양한 구성원이 ‘아트신(artscene)’을 이끌고 있다. 지금은 웹사이트·앱 등 다양한 플랫폼이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지만, 아날로그 감성이 가득한 종이매체의 힘도 무시할 순 없다. 인쇄 기술의 발전으로 컬러의 퀄리티가 높아지면서 상당수 시각예술 작품이 종이매체를 통해 대중에게 소개됐다. 특히 종이매체는 ‘장기보관’ ‘대여가능’이란 장점 덕분에 도서관·서점·미술관에서 자유롭게 유통됐다.[※참고: 도서관과 미술관은 미술데이터를 보관한다는 점에서 역할이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그럼 미술계엔 어떤 종이매체가 있을까. 하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 법고창신의 정신으로 동양화의 새로운 길을 밝혀나가겠습니다.” 지금으로부터 6년 전인 2015년 6월 초여름, 인사동 그림손갤러리에서 석운 하태진 화백과 그의 제자 등 14명의 동양화가들이 각자가 발견한 세계를 드러내는 전시를 진행했다. 그곳에서 만난 권인경 작가는 필자에게 “끊임없이 연구하면서 좋은 작품활동을 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그 전시 이후 권 작가는 자신의 철학을 지켜나가며 작품 세계를 풍부하게 만들어 나갔다. 그 결과, 한국 미술계에서 인정하는 청년작가 중 한명으로 발돋움했다.그
예술혼은 아름답다. 그 혼을 작가 한명이 ‘단신’으로 뿜어냈을 땐 더 숭고한 의미를 갖는다. 박내후는 ‘무상無常의 시대 무변無變의 예술혼’을 쏟아부은 작가다. 1971년 홍익대 동양화과를 졸업한 그는 오랜 기간 충남 아산의 ‘방현제’ 화실에서 그림을 그렸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교직 생활도 겸했다. 그럼에도 그의 작품은 내력來歷을 품은 명검처럼 선이 명확하고 깊이가 있어 여러 사람에게 감명을 줬다. 그는 다음과 같은 뜻을 세우기도 했다. “한 번만 봐도 감명을 줄 수 있는 작품을 하겠다.” 하지만 그는 숭고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섈 위 댄스 6막, 이번엔 시뮬레이션과 가상을 깊이 탐구하는 작가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작가들의 공통된 작품 언어는 불교 경전에서도 일찌감치 언급됐고, 프랑스 철학가 장 보드리야르의 이름에도 등장하는 시뮬레이션이다.조성훈 작가부터 살펴보자. 작품의 프로젝트명은 ‘Surplus reality:Virtual forest’다. 다른 작가도 숲을 그리는 경우가 많아서인지 언뜻 평범한 소녀와 일반적인 숲의 서사로 보인다. 하지만 작가의 코멘트를 들으면 그렇지 않다. “작품에 있는 숲에 있는 동식물들은 가상의 존재들이며, 이들은 서로 공생
“자연에서 마주한 수많은 존재와 나를 화판에 옮긴다. 수많은 붓질은 나를 자유의 세계로 인도한다.” 조인호 작가는 자연경관·소리·공기 등 자연이 지닌 다양한 감각적 경험 요소를 통해 나의 존재적 가치를 성찰하는 동양화 작가다. 그는 비현실적인 상상 속 풍경이 아닌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한국의 명소를 누비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옮긴다.작업의 주제를 정하면 그는 그에 부합하는 장소를 탐색하고, 현장 답사를 통해 영감을 얻는다. 그가 그리는 건 실제의 풍경이지만 그가 그림을 그리는 과정은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고 진정한 나를 찾는 수
동양화와 현대적 요소를 신선한 방법으로 접목하며 평단과 대중에게 폭넓은 사랑을 받은 손동현 작가의 전시가 한창이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의 틈새 공간, 교보 아트스페이스에서 볼 수 있는 해당 전시는 손동현 작가의 2011년부터 2015년까지의 미공개 작품이 공개됐다.젊은 기성 작가들을 중심으로 큐레이팅하는 교보 아트스페이스 전시는 오래전부터 손동현 작가와의 전시를 기획했다. 일정 조율로 올해 여름 시작된 이번 개인전 “하더, 베터, 패스터, 스트롱거”는 연필 드로잉, 부채, 화첩, 두루마리로 나뉘는 손동현 작가의 작품 57점이 전시된다
마이클 잭슨, 배트맨, 이소룡…, 실제 또는 가상의 스타를 가장 한국적인 방법으로 그려온 손동현 작가가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번엔 합죽선 안에 우주선을 띄웠고, 화첩 속에 외계인을 가뒀다.작가는 그동안 연필 드로잉·부채·화첩·두루마리 등 4가지 매체를 활용해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그런 그를 둘러싼 평가는 둘로 나뉜다. ‘동양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성실한 작가’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스타를 솜씨 좋게 묘사한 그림’이란 다소 단순한 평도 있다. ‘하더(Harder), 베터(Better), 패스터(Fa st
[뉴스페이퍼 = 김보관 기자] 11일 최하림 시인의 10주기를 맞아 국제한인문학회 제20회 전국학술대회가 개최됐다. 최하림의 ‘중용의 시학’, 디아스포라 문학의 현황과 가능성을 주제로 펼쳐지는 이번 학술대회는 상반기 예정되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하반기로 변경되었으며 넓은 강연장을 빌려 사회적 거리두기 좌석을 마련했다. 행사에 앞서 국제한인문학회 박형준 회장은 “코로나와 더위로 어수선한 가운데 참석해주신 것에 감사한다.”며 “다방면의 문화기획자로서도 탁월한 족적을 남긴 최하림 시인이 갖고 있던 인간적 풍모와 시 세계를 조명하는 산문
하얀 피부, 고양이 같은 눈매, 짙고 강한 속눈썹, 새초롬하게 모은 작은 입술…. 마치 초상화를 그린 것처럼 작품 속 인물들과 꼭 빼닮은 장콸 작가가 2년 만에 한국에서 개인전 ‘My cup of tea’를 연다. 지난 2년, 작가는 미국에서 몇 차례 그룹 전시에 참여했다. 프랑스 파리의 아티스트 레지던시에 머물며 작품 활동을 위한 충전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그 후엔 다시 네덜란드 흐로닝언(Gronigen)으로 이동해 1년 반 동안 거주하며 작품 활동에 매진했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그가 네덜란드에 머물렀던 시기에 완성
세계 문화계가 특유의 정서가 담긴 한국 예술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흐름에 따라 국내 미술계도 우리만의 정체성에 국제적 시야를 접목하려는 노력을 쏟고 있다.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있다는 건데, 이는 서구미술에선 볼 수 없는 독창적 깊이를 내재한다. 한국화가 김선두는 전통 장지壯紙 기법의 다양한 실험을 통해 한국화의 새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수묵과 채색을 접목한 그의 작업은 동양화 기법에 뿌리를 두면서도 현대적 감각을 갖추고 있다.이런 김선두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전시가 열린다. 학고재에서 개최하는 ‘김선두’展은 그의
북의 미술관 만수대 학생소년궁전 일정을 마친 후, 근방에 있는 만수대 창작사를 방문하였다. 만수대 창작사는 북한의 예술 전문기관으로 미술관련 예술가들이 모여 창작활동을 하는 곳이다. 원래 여정에는 없었는데 미술관을 가고 싶다는 내 요청에 따라 갑자기 생긴 일정이었다. 여행을 하면 꼭 가보는 곳이 미술관이다. 평양의 미술관. 가보고 싶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태어나고 자란 나의 미에 대한 가치와 사회주의적 가치를 추구하는 북의 미학은 분명히 다를 것이다. 북의 미술품은 어떨까? 과연 어떤 작품이 있을까? 이런 궁금증과
인천광역시와 인천문화재단이 주최하고 인천아트플랫폼이 주관하는 ‘동아시아 문화도시 2019 3^X=∞(삼의 엑스제곱은 인피니티)’가 7월 4일부터 7월 28일까지 인천아트플랫폼 B동 전시장에서 개최된다. 동아시아 문화도시 사업과 연계하여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교류 도시로 선정된 한국의 인천, 중국의 시안, 일본의 도시마 작가 16인의 시각예술 작품 51점을 선보인다.올해 6회째를 맞이한 ‘동아시아 문화도시’는 한중일 3국의 문화 다양성을 존중하고 동아시아 상호 문화 이해와 교류를 촉진하는 문화교류 행사다. 매년 다른 도시가 선정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