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은 하나고 거짓은 여러 개다. 거짓이 쏟아지기 시작하면 진실이 드러나는 건 쉽지 않다. 역사에서 이런 일은 한두번 반복된 게 아니다. 1945년, 종전을 앞뒀던 미 해군의 인디애나폴리스함 사건이 대표적이다. 수십년 후 어린 소년에 의해 진실이 드러났지만 거짓 희생양이 됐던 군인은 이미 세상을 떠난 후였다. 우리라고 이런 일이 없을까. 1945년 6월 미군은 처절한 전투 끝에 오키나와를 점령했다. 그러나 일본은 항복을 거부하고 결전을 부르짖었다. 연합군 수뇌부는 고뇌에 빠졌다. 일본을 점령하려면 70만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다는
제2의 냉전은 다시 시작했는가. 러시아는 중국ㆍ북한의 손을 잡고 있다. 대만을 향한 중국의 침공 위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한ㆍ미ㆍ일 동맹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국이 과거사 문제에서 한발짝 물러나도 일본은 긍정적인 답을 주지 않고 있다. 일본은 가해자인가 피해자인가.지금 동북아에는 신냉전이 전개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궁지에 몰린 러시아는 중국, 북한과 동맹을 강화해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에 반기를 들고 있다.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의 원칙 아래 대만의 독립을 부정
1950년대부터 시작한 미국과 소련의 냉전은 세계를 두 동강 냈다. 내 편이 아니면 다른 편이며 적을 끝장내기 전에는 나도 안심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전 세계를 뒤덮었다. 인류에게 남은 건 절멸밖에 없어 보였다.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과 네빌 슈트의 「해변에서」는 이런 분위기를 반영했다. 증오하는 상대를 박멸하려는 이들로 넘쳐나는 우리네 정치꾼들이 읽을 만한 책이다.1952년 11월 1일, 미국은 세계 최초의 수소폭탄 실험을 태평양 에니위탁 환초에서 시행했다. 2년 후인 1954년 3월 1일엔 비키니 환초에서 수소폭탄 ‘캐슬 브
1593년 5월 명나라와 왜국은 물밑 ‘강화교섭’ 과정에서 조선을 완전히 배제했다. 나라의 절반가량인 하삼도(전라도·경상도·충청도)를 왜국에 넘겨줘야 할지도 몰랐지만, 조선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조선 대신들은 입으로만 대책 마련을 떠들어댔다. 3고高(고물가·고금리·고환율) 장기화로 민생은 벼랑 끝에 몰렸는데, 여전히 입으로만 ‘국민! 국민’을 외치는 어떤 사람들이 오버랩된다.조선이 이순신을 조선 최초의 삼도수군통제사로 임명하기 전 부터 명군과 왜군은 ‘강화교섭’을 화두로 삼고 있었다. 명나라의 강화사절이 왜나라를 향해
1593년 6월 진주성이 함락된 뒤 이순신은 전황의 변화에 대비해야 했다. 그래서 이순신은 7월 15일 한산도에 지휘본부를 설치했다. 현재를 직시하고 미래를 내다본 결정이었다. 이처럼 상황이 바뀌면 새로운 조직이 필요하지만, 전제가 있다. 확실한 명분이 있어야 한다는 거다. 총선을 앞두고 이런저런 사람들이 신당을 준비한다. 그들은 과연 누굴 위해 창당하려는 걸까.왜군은 무려 8일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수없이 많은 공격을 펼쳤으나 진주성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9일째 되던 날, 왜군 장수 후등기차後藤基次(고토 모토쓰구)가 계책을
날씨가 좀처럼 받쳐주지 않았다. 부산포로 향하던 조선 연합함대는 거친 날씨 탓에 번번이 바다에서 발이 묶였다. 그럼에도 선조는 ‘공격하라’는 지령만 내리고 있었다. 자고로 지도자란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현장에 걸맞지 않은 지시나 명령만 주야장천 하달해 지도자가 되레 ‘악당(빌런)’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 우리의 지도자들은 어떤가. 견내량에 집결한 조선 수군은 2월 8일 칠천도로 이동해 머물고 9일 새벽에 부산포를 목적지로 삼아 출발하려 했다. 이때 폭우가 내리자 이순신은 칠천량과 가덕도에 진을
한화오션이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일부 투자자는 우려를 감추지 않고 있다. 한화오션의 수주 실적이 경쟁사에 비해 저조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두고 한쪽에선 한화오션이 특수선 부문에 집중하느라 상선 시장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는다. 과연 투자자들의 기우일 뿐인 걸까. 지난 5월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며 새롭게 출범한 한화오션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 3분기 한화오션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5.3% 증가한 1조9168억원, 영업이익은 74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기준으론 2020년
나름대로 음악교육을 받은 ‘인텔리’이자 연장자이기도 한 콜름이 ‘동네 바보형’인 파우릭에게 절교를 선언했다면 콜름의 뜻이 관철되는 게 통상 정상적이다. 한데 파우릭은 의외로 절교선언을 받아들이지 않고 관계를 고집한다. 예상치 못한 파우릭의 고집에 멈칫했던 콜름은 한 번만 더 말을 걸면 자신의 손가락을 자르겠다고 위협한다. 그래도 파우릭이 말을 걸자 정말 손가락을 자르는 엽기적인 총공세를 펼친다.파우릭은 콜름의 난폭한 공세에 난폭하게 대응하지도 않는다. 격렬하게 그 부당함을 따지지도 않는다. 그저 무표정하게 눈만 껌뻑거릴 뿐이다. 그
정부가 공매도를 6개월간 전면 금지했다. 표면적으론 시스템 개선을 목적으로 내세웠지만, ‘전면 금지’란 강수를 던졌다는 점에서 주가 부양책이 아니냐고 의심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정부가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이유는 무엇일까. ‘정책의 목적과 방법 다를 때’ 두번째 편 공매도다. 미국 인디애나주 노트르담대학 교수들은 2012년 8월 ‘시장 하락: 공매도 금지로 얻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보고서에서 “2008~2009년 금융위기로 금융주 주가 하락을 제한하기 위해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금융주의 공매도를 금지했지만, 14일 동
1592년 어느날, 풍신수길은 한통의 전갈을 받았다. 조선에 상륙한 왜군은 연전연승을 벌이고 있지만, 바다에선 7전 7패를 기록 중이란 내용이었다. ‘이순신’이란 탁월한 장수가 있음을 알아챈 풍신수길은 몇몇 지휘관에게 특명을 내렸다. “이순신을 죽여라!” 풍신수길은 왕이 아닌 이순신을 ‘진짜 리더’로 본 모양이다. 이순신의 승전 소식에 의병을 일으키는 사람들의 기세는 한층 높아졌다. 전 만호 김태허金太虛는 전 현감 박홍춘朴弘春, 전 봉사 김응충金應忠과 더불어 울산에서 의병을 일으켜 울산읍을 회복했다.진사 정세아鄭世雅는 영천에서, 전
선조는 이미 떠난 후였다. 무주공산 ‘평양’을 접수한 왜군 장수들은 진군을 멈췄다. 왜군의 계획은 조선 전역을 장악한 육군과 조만간 합류할 수군 병력 10만명을 합쳐 의주를 치는 거였다. 그래야만 혹시 모를 명군明軍의 반격도 막을 수 있었다. 그러면 요동까지 넘볼 수 있었는데, 문제는 이순신이었다. 그는 백성의 추앙을 받는 진짜 ‘지도자’로 떠오르고 있었다.류성룡은 윤두수에게 “수성守城 준비가 어떻게 돼가고 있소”라고 물었다. 직위만 대장일 뿐 군정이라고는 알 턱이 없는 윤두수는 대답을 못했다. 그러자 평양성 수비의 사실상 책임자인
남해군이 9월 7일까지 '노도 문학의 섬 작가창작실' 5기 입주작가를 모집한다. 이 프로그램은 2021년에 시작, 지역 문학에 활력을 주는 것을 목표로, 기성 작가 및 신진 작가에게 안정적인 창작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노도는 배를 만드는 데 필요한 목재를 많이 생산하던 곳에서 유래된 이름을 가진 섬이다. 현재 면적은 0.41㎢에 17명의 주민이 거주하며, 주로 어업과 농사를 영위한다. 노도는 배로만 갈 수 있으며 일일 도선운행 횟수는 계절에 따라 6~7번이다.이 섬은 서포 김만중의 유배처로도 유명하다. 김만중은 노도에
# 미국이 한·일 캠프 데이비드 회의, 대만과의 무역 이니셔티브로 칩4 동맹을 완성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한국은 신냉전 체제의 최전방이 됐다. 신냉전 경제는 군비 확장과 전략물자 통제가 핵심이다. #. 우리는 신냉전시대 1편 ‘칩4 vs 중·러 … 신냉전과 중국의 섣부른 낙관론’에서 냉전의 시작과 끝, 중국의 오판을 알아봤다. 2편에서는 신냉전 경제 체제에서 한국의 득실을 따져봤다.미국은 지난해 3월 ‘칩4 동맹’을 제안했다. 미국‧일본‧한국‧대만이 전략물자인 반도체 공급망을 형성하자는 제안이었다. ‘칩4 동맹’의 목적은 중국과
#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는 신냉전 체제를 알리는 신호탄이나 다름없었다. 미국이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칩4 동맹(미국·일본·한국·대만)이 완성됐기 때문이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칩4 동맹을 중심으로 중국·러시아와의 본격적인 대립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군비 확장과 전략물자 통제가 핵심인 신냉전의 경제학을 알아봤다. 그 1편, 벼랑에 몰린 중국이다. 냉전의 시작은 이념 문제였을지 몰라도 그 끝은 경제 문제였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트루먼 독트린’이 발표됐다. 해리 트루먼 당시 미국 대통령은
한‧미‧일 정상회의 공동성명이 한국 시간으로 19일 발표될 예정이다. 24일에는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24일(현지시간) 연준의 정책 심포지엄인 ‘잭슨홀 미팅’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한다. 8월 넷째주 마켓예보다.■ 한‧미‧일 정상회의 여파=한‧미‧일 정상은 18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의를 갖는다. 정상들은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서 합의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지난 14일 “이번 정상회담에서 3국
세자가 나섰지만, 평양 백성들은 믿지 않았다. ‘우리를 버리고 도망가는 게 아니냐’는 의심만 펼쳐놨다. 결국 선조가 “평양을 굳게 지키겠다”고 약속하고 나서야 백성은 한숨을 덜었다. 물론 선조는 그 약속마저 지키지 않았지만…. 민심이 국정을 책임지는 이의 말을 불신하면 그 화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그럼 지금은 어떨까. 우리 국민 중에서 국정 책임자나 야권 책임자의 말을 100% 믿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평양 탈출’을 놓고 날선 입씨름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일부 대관은 은밀히 뒷구멍으로 피난할 계책을 세웠다. 어떤 이
2002년 대선자금 차떼기 사건이 불거졌다. 10년 후인 2012년 그 당에서 2008년 전당대회에서 오간 것으로 보이는 ‘돈봉투 사건’이 터졌다. 우연히 상대적 우위를 점한 반대편 당은 ‘부패한 보수 깨끗한 진보’란 프레임을 만들어냈다. 그런데 2023년 바로 그 당에서 ‘돈봉투 사건’이 터졌다. 여기나 저기나 똑같이 부패한 정치권을 보면서 국민은 염증을 내기 시작했다. 지체 높은 정치인들은 역사의 무서움을 알기나 할까.선조는 평소에 믿어오던 류성룡을 면직시키기 난처했다. 하지만 동인의 잘못된 판단으로 전쟁이 발발했다는 서인의 주
#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ㆍ합병(M&A)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7개 해외경쟁당국에서 두 회사의 통합에 일제히 ‘찬성표’를 던졌는데, 정작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장고에 들어간 탓입니다.# 이를 두고 ‘경쟁사들이 공정위에 이견을 보고해 고의적으로 심사를 지연시키고 있다’는 소문까지 떠돌고 있습니다. 결과 발표가 얼마 남지 않은 지금, 공정위의 속내는 과연 무엇일까요? 더스쿠프가 ‘아무도 말하지 않는 한화-대우조선해양 M&A와 방산의 비밀’을 두편에 걸쳐 視리즈로 보도합니다. 그 첫번째 편 ‘공정위의 장고는 비난받을
큰 산불이 났다. 소방당국과 유관부처, 그리고 공무원이 산불의 진화하기 위해 분투했다. 그런데 정작 지자체의 장은 그 시간에 골프 연습을 하고 술자리를 가졌다. 산불은 진화됐지만 여론은 성난 마음을 감추지 않고 표출했다. 지도자의 자질은 중요한 순간에 나타나는 법이다. 전쟁 와중에 한양을 떠난 선조와 화마가 덮친 와중에 골프를 치고 술자리를 가진 그들이 뭐가 다르던가. 왕을 지켜야 할 고위 공직자들은 물론 군사들까지 모두 도망쳤다는 소식에 선조가 망연자실하고 있는데 장계가 하나 올라왔다. 목숨을 내건 전쟁터에서 요리조리 피해 다니며
임진왜란 때 신립의 전사戰死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육전에 능한 왜군의 전투력을 얕잡아봤다가 굴욕적인 패전을 맛봤기 때문이다. 적을 알면 백전백승일 텐데, 섣불리 응전하다가 화를 입었다. 최근 일본 정부가 독도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고, 일제강점기 때 조선인을 강제동원했다는 논란을 희석하는 내용을 골자로 삼은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의 검정 결과를 발표했다. 윤석열 정부는 이런 기류를 과연 알았을까.도순변사 신립은 각 도에서 차출한 병마 8000기를 거느리고 의기당당하게 충주성 북쪽 단월역丹月驛에 진을 치고 있었다. 이일의 눈물 섞인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