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상속세 논란에 나라가 시끄럽다. 정치권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영향을 주는 상속세를 대폭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서다. 법치국가인 우리나라에서 상속세법의 개정을 두고 의견이 오가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만, ‘상속세를 완화하거나 폐지할 경우’ 국가 재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정도는 고려해야 한다. 그런 논의도 없이 선거를 앞두고 상속세 완화나 폐지를 거론하는 것은 포퓰리즘일 뿐이다. 상속세는 죽음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다른 세금보다 비장하다. “상속은 사망으로 인해 개시된다”란 민법(제997조) 조항처럼, 상
제리 룬더가드(Jerry Lundergaard)는 돈 많은 장인 웨이드 구스타프손(Wade Gustafson)에게 사업자금 75만불을 빌려달라고 어렵게 부탁하지만, 장인은 못 미더운 사위의 얘기를 들어보지 않은 채 손사래부터 친다. 제리가 ‘이게 다 당신의 딸과 손자를 위한 것’이라고 장인의 아킬레스건도 건드려보지만 장인은 “내 딸과 내 손자는 내가 알아서 먹여 살릴 테니 자네가 걱정할 일이 아니다”고 무지막지하게 잘라버린다.제리는 장인의 태도와 멘트에 깊은 ‘빡침’을 느끼고 아내를 납치해서 몸값으로 8만불을 뜯어내려는 계획을 실행
# 코로나19를 전후로 우리의 삶은 크게 변화했다. 강도 높은 거리두기로 사회 곳곳에서 신음소리가 터져나왔고, 고환율ㆍ고물가ㆍ고금리 등 ‘3고高’ 현상까지 덮치면서 침체의 그림자는 더욱 짙어졌다. 신조어도 갈수록 독해졌다.# 더스쿠프는 ‘코로나19 신조어 시리즈’ 1편과 2편을 통해 2019년부터 2023년 현재까지 어떤 신조어가 우리의 시대상을 대변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그렇다면 과거엔 어땠을까. 2020년 1월 보도했던 ‘오렌지족부터 흙수저까지… 1990~2020년 신조어 천태만상(더스쿠프 통권 373호)’을 다시 꺼내 그때의
# 아카데미 시상식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1, 아이언맨2, 히어애프터, 인셉션…. 타이틀만 봐도 알 법한 다섯편의 영화는 세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하나, 제83회 아카데미 시상식(2011년) 시각효과상 후보작이다. 둘, 당시로선 혁신에 가까웠던 3D 기술을 사용했다.마지막 공통점은 다소 흥미롭다. 다섯편의 영화를 한데 묶은 셋째 키워드는 ‘엔비디아(Nvidia)’다. 이들 후보작은 엔비디아와 손을 잡고 화려한 3D 기술을 구현해 냈다. 그래, 엔비디아는 이미 10여년 전에도 알찬 회사였다. # the Ne
# 수저 계급론이 있습니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부가 사회의 계급을 결정한다는 신조어입니다. 모든 걸 갖추고 태어난 금수저, 경제적 도움을 받지 못하는 흙수저까지 부모의 재력을 기준으로 계급을 나눠 놓은 겁니다. 요즘은 다이아몬드 수저부터 플라스틱 수저, 나무 수저까지 나왔다고 하니, 계급이 좀 더 세밀하게 나눠진 모양입니다. # 문득 이 노래가 귀를 맴돕니다. BTS가 부른 ‘불타오르네’란 노래입니다. 그냥 살아도 돼 우린 젊기에그 말하는 넌 뭔 수저길래수저수저 거려 난 사람인데니 멋대로 살어 어차피 니 꺼야애쓰지 좀 말어 져도
동대문에 밤마다 뱀파이어가 배회하고 있다. 돈을 먹지 않으면 피를 빨아야 사는 이름하여 “동파이어”, 동대문 뱀파이어다.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패션상가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동대문 시장의 이야기를 다소 파격적인 시선으로 다루는 영화에서 주경중 감독이 다루는 소재다.영화 은 등을 연출한 주경중 감독이 코로나로 인한 촬영 중단으로 인고의 세월을 이겨내고 다시 일어서는 영화다. 영화은 그래서 주감독에게 더욱 소중하고 절실하다.주감독은 지난 여름 내내 동대문 패션 타운에서 “인터네쇼핑몰에 인생을
성공과 실패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결과가 나오기 전까진 앞면(성공)이 나올지 뒷면(실패)이 나올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실패보다 중요한 건 ‘어떻게 졌느냐’일지 모른다. 흙수저 2부작의 기록,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는 결코 실패가 아니라고 말하는 조상현(47) 아이커머 대표의 ‘독특한 실패학’을 들어봤다.도저히 풀기 힘든 숙제 앞에서 필요한 건 어쩌면 전략도, 돈도 아닐지 모른다. 낡고 뻔한 관념이긴 하지만, 차라리 그럴 땐 열정과 끈기가 더 필요하다고 말하는 이들이 숱하다. 미국 심리학자 앤젤라 더크워스(Ang ela
# 숱한 미디어가 재벌 총수를 조명한다. 그들이 어디에, 어떻게, 얼마나 투자할지 묻고 거기서 얻은 결과를 이슈화한다. 일견 가치 있는 일이다. 이들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60% 남짓을 책임지는 기업의 리더이기 때문이다. # 하지만 궁금한 점도 있다. 어마어마한 투자금을 날리든, 자신이 밀어붙였던 사업이 접히든, 또다른 기회를 예외 없이 보장받는 그들의 전략과 철학에 얼마나 많은 이들이 공감하겠느냐다. 돈만 있으면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돈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결정적 변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 그
내 마음대로 결정하고, 상사에게 욕먹을 일도 없고, 쉬고 싶을 때 쉬고…. 언뜻 보면 창업시장은 더할 나위 없는 ‘자유의 땅’입니다. 그래서 ‘워라밸’을 꿈꾸는 젊은층 중엔 ‘창업’을 원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정말 창업시장이 그렇게 만만한 곳일까요? 그렇게 경제적 자유부터 시간적 자유까지 갖춰진 곳이라면 ‘죽음의 계곡(창업 5년차)’을 넘는 기업이 30%에 불과한 이유는 뭘까요? 여기 창업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8명의 창업자가 있습니다. 이들은 한결같이 “창업 후 겸손함과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합니다. 그만큼 창업시장이 ‘힘겨운 곳’
‘티(tea)’가 놓인 테이블에 두 사람이 마주 앉았습니다. 한 사람은 20대 청년, 한동훈(25) 학생입니다. 학생에겐 꿈이 있습니다. ‘한동훈’이란 이름을 내건 식당을 창업하는 겁니다. 벌써 쓴잔도 한번 마셨다는군요. 3년 전 노량진에서 ‘작은 곱창집’을 야심차게 열었다가 별 성과 없이 가게를 접었다고 합니다. 한편에선 ‘용기가 대단하다’고 말하지만 동훈 학생에게 실패의 상처는 깊기만 합니다. 동훈 학생과 마주 앉은 이는 성공한 프랜차이즈 CEO 이재욱(42) 피자알볼로 대표입니다. 피자알볼로는 14년의 업력을 자랑하는 수제피자
11월의 가장 큰 이슈는 미국 대통령 선거다. 세계 각국은 누가 당선되는지에 따라 정치ㆍ경제ㆍ사회ㆍ외교 등에 미칠 ‘경우의 수’를 따지느라 바쁘다. 우리나라는 조금 더 민감하다. 대외정책, 특히 대북관계에서 미국이 어떤 정책을 취할지도 예상해야 하기 때문이다. 1972년 최연소 상원의원에 당선된 조 바이든은 36년간의 상원의원과 8년간의 부통령 시절을 보냈다. 7명의 대통령을 거쳐 3번 대선 출마를 선언했으며, 이젠 최고령 대통령에 도전하고 있다. 부와 권력을 지닌 정치 명문가가 아닌 ‘흙수저’ 출신에서 거물 정치인이 되기까지 그의
추석이 다가왔다. 하지만 올 추석엔 예년 같은 분위기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고향 방문은 물론 여행도 쉽지 않아서다. 이참에 조용히 나만의 독서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더스쿠프(The SCOOP)가 아이와 함께 볼 수 있는 그림책부터 삶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에세이까지 14권의 책을 준비했다. 창문 틈 사이로 솔솔 들어오는 가을향기 맡으며 첫 장을 넘겨보자.「길」 박노해│느린걸음│136쪽│에세이코로나19 사태로 세상이 멈췄다. 78억 지구 인간은 길을 잃었다. 만나고 모이고 나누며 해
정부도 지자체도 돈을 받아가라고 아우성이다. 코로나19로 민생이 파탄에 빠졌으니, 돈이 필요한 건 맞다. 그중에서도 100만원을 준다는 정부의 제안은 솔깃하다. 대상이 ‘소득 하위 70%’인 만큼 기대감도 많다. 하지만 지원 기준인 ‘건강보험료’를 따져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누가 보더라도 서민인 내 이웃이 지원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다. 더스쿠프(The SCOOP)가 건보료를 조회하고 한숨을 내쉰 4명의 이웃들을 만나봤다.건강보험료(건보료)를 둘러싼 국민 관심이 뜨겁다. 정부가 ‘소득 하위 70%, 1400만 가구’에 긴급재난지
사업가 중에서 처음부터 창업의 꿈을 품은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자신있게 내세울 아이템이 있어야 하고, 창업자금도 준비해야 하는 등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이죠. 차세대 자동차 배터리팩으로 주목을 받는 브이엠이코리아의 조범동 대표도 그랬습니다. 택시기사 아르바이트에서 스쿠터 판매상, 연구원 생활을 보낸 끝에 지금에 이르게 됐죠. 그 여정에서 무엇을 보고 느꼈기에 창업을 결심할 수 있었던 걸까요? 더스쿠프 TV(The SCOOP) 배종찬의 만물놀이터 2부에서 조 대표의 스토리를 공개합니다. .embed-container { po
‘내편’이 아니었다면 조국(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딸을 감싸는 정치인이 있었을까. ‘남의 편’이었다면 비판의 도마에 올려놓고 온갖 비난을 쏟아내지 않았을까. 자신이 딸이 아니었다면 조국은 또 어떻게 쏴붙였을까. 참 이상하다. 조국의 딸은 ‘기울어진 운동장’에 있었는데, “괜찮다”“힘내라”“(조국 딸을 공격하는 건) 부당하다”는 말이 나온다. ‘내편’이어서일까, 그들의 자식들에게도 ‘그런 꽃길’을 만들어줬기 때문일까, 아니면 우리네 2030세대가 어떤 길을 걷고 있는지 몰라서일까. 더스쿠프(The SCOOP)가 2030세대의 한탄을 들
스페셜티 커피에 관심이 쏟아지고, 수요가 증가하는 건 세계적인 트렌드다. 고급 커피를 찾는 소비자를 위해 대형 커피전문점들은 스페셜티 커피 특화 매장을 늘리고 있다. 이들 매장에선 소비자가 원두를 선택할 수 있고 선호하는 추출 방식에 따라 내려주기도 한다. 지금의 현상을 커피 산업의 ‘제3의 물결’이라 말한다. 커피를 카페인 중심으로 소비하던 첫번째 물결과 커피의 산지와 풍미를 살리는 로스팅법에 주목한 두번째 물결을 지나 취향에 맞는 커피를 선택해 자기만의 특별함을 누리는 것이다. ‘커피 사랑’이라면 남부럽지 않은 우리나라 역시 제
대기업 직장인 이현수(25ㆍ가명)씨는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 없는 ‘흙수저’다. 그래서 스스로의 힘으로 집을 마련해야 하고, 결혼도 해야 한다. 그렇다고 다른 친구들처럼 ‘비혼’을 선택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이씨가 재무목표를 뚜렷하게 세우고 지출을 통제해야 하는 이유다. 문제는 이씨의 비정기지출(월 평균 51만원) 수준이 과한 데다, 미래를 위해 가입한 적금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수억원대 주택을 보유한 10~20대가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종합부동산세를 납부한 10~20대는 1872명으로
“이렇게 집이 많은데 왜 내 집은 없을까.” 결혼을 앞둔 흙수저 A씨의 한탄이다. A씨는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은 지 오래라는 통계에도 고개를 갸웃했다. 그나마 ‘주거 복지’를 앞세운 문재인 정부의 공약을 믿었다. 실제로 신혼부부 특화 주택 정책은 많았다. 그런데도 A씨는 다시 한탄했다. “이렇게 정책이 많은데 왜 내가 들어갈 수 있는 집은 없을까.” 더스쿠프(The SCOOP)가 흙수저 A씨를 만나봤다. 내 나이 서른다섯.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사라진 ‘헬조선’에서 내 계급은 ‘흙수저’란다. 아버지는 20년째 동일한 월급을 받
흙수저 A씨 부부는 눈앞이 캄캄하다. 박봉인 데다 돈 나갈 데가 많아 신혼집을 마련할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아서다. 공인중개소를 들를 땐 입만 벌어져서 나왔다. 집값은 치솟기만 했다. 천장 뚫고 못 올라가는 사회라는데, 그저 천장이라도 가져봤으면 싶은 게 부부의 심정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확정된 3기 신도시를 두고 계산기를 두들기고 있다는 뉴스 헤드라인은 이들에게 먼 나라 얘기다. 그래도 부부는 정부를 믿어보기로 했다. 가진 건 없지만, 지극히 보통의 30대 회사원의 삶을 살고 있으니 어떻게든 대책을 마련해주지 않겠냐는 희망이
영화 ‘시민 케인’에서 주인공은 임종을 앞두고 ‘로즈버드(Rosebudㆍ장미꽃봉오리)’라는 한마디를 남긴 채 숨을 거둔다. 사람들은 미국 사회를 좌지우지하며 권세를 누리던 언론 재벌이 마지막으로 남긴 한마디 ‘로즈버드’의 의미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언론과 기자들까지 로즈버드’의 추적에 나선다.영화는 ‘뉴욕 인콰이어러’지의 케인 회장이 자신의 대저택 재너두(Xanadu)의 침실에서 임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사람들은 대개 죽음을 앞두고 나사렛의 예수가 십자가에서 마지막 숨을 거두기 전 “다 이뤄졌도다(Tetelestai)”는 임종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