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300대 기업 고정자산회전율

■ 300대 기업 고정자산회전율 분석해보니…
■ 2009년 3분기 430.4% < 2014년 3분기 519.0%
■ 자산에 투입된 자본이 효율적으로 운용됐다는 의미
■ 글로벌 금융위기 초입 때보단 기업 여건 개선

 “두 IT공룡의 최근 4개 분기 누적매출. 구글 19% 증가, 애플 7% 증가(직전 동기 대비).”  어떤가. 누가 보더라도 구글의 완승이다. ‘안드로이드 제국’을 건설한 구글은 희대의 혁신가 ‘스티브 잡스’를 잃은 애플을 매출 면에서 쉽게 따돌렸다. 그런데 웬걸, 주식시장에선 180도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 애플 주가는 2014년 한해 40% 상승한 반면 구글은 5% 미끄러졌다. 애플의 영업이익률과 자산수익률(ROA)이 구글을 압도한 것도 아니었다. 두 기업의 영업이익률ㆍROA 차이는 각각 4%포인트(애플 29%ㆍ구글 25%), 6%포인트(애플 18%ㆍ구글 12%)에 불과했다.

두 기업의 주가를 가른 변수는 뭘까. ‘고정자산회전율’이다. 애플의 2014년 고정자산회전율은 1000%로, 구글의 280%보다 720%포인트나 높았다. 이 회전율은 말 그대로 (고정)자산의 회전속도를 표시하는 비율이다. 수치가 높으면 자산에 투입된 기업자본이 효율적으로 운용됐다는 뜻이다. 당연히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 실제로 미국 IT기업 중 고정자산회전율이 평균치(730%ㆍIT기업 기준)보다 높은 곳의 연간 주가수익률은 22%에 달했다.

반면 이 비율이 평균치를 밑돈 기업의 주가수익률은 12%에 머물렀다. 고정자산회전율이 기업의 효율성을 측정하는 척도로 사용된 셈이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기업의 성장세가 둔해지고 있는 만큼 효율성이 높은 기업은 가치가 있다”며 “고정자산회전율은 기업의 효율성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지표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럼 우리나라 기업의 고정자산회전율은 어떨까. 더스쿠프가 국내 300대 기업(대한상의ㆍ매출액 기준)의 고정자산회전율을 조사한 결과, 2014년 3분기 현재 519%를 기록했다. 2009년 3분기 430.4% 대비 88.6%포인트 상승했다. 기업자본의 효율성이 경기침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09년 3분기보다 개선됐다는 얘기다. 우리 기업의 부활, 어쩌면 지금부터다. 건조한 숫자 ‘88.6%포인트’에 담긴 희망 시그널이다.
이윤찬ㆍ박용선 더스쿠프 기자 chan4877@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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