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컴퍼니 인사이트
일본 시장 두드리는 맘스터치
한정된 국내 시장 넘어서…
해외 사업 통한 몸값 제고 전략
문제는 소비자와 가맹점주
반복된 가격 인상, 가성비 잃어
엑시트 원하는 최대주주 사모펀드
올해 수백억원대 배당금 챙겨

안방에서 맥도날드·버거킹 등 글로벌 햄버거 브랜드를 꺾었다. 이제 안방을 넘어 해외 시장을 넘보고 있다. 맘스터치의 이야기다. 지난 10월 일본 도쿄에서 팝업스토어를 성황리에 마친 맘스터치는 내년 상반기 일본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그런데 이런 맘스터치의 전략에 ‘가맹점주나 소비자는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왜일까.

햄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 맘스터치가 일본 도쿄에서 팝업스토어를 진행했다.[사진=뉴시스]
햄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 맘스터치가 일본 도쿄에서 팝업스토어를 진행했다.[사진=뉴시스]

토종 햄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 ‘맘스터치(맘스터치앤컴퍼니)’가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지난 10월엔 일본 도쿄 시부야에 첫 팝업스토어 ‘맘스터치 도쿄’를 열었다. 3주간 진행한 팝업스토어엔 총 3만명이 넘는 소비자가 다녀갔다. 개점 당일 3주치 예약이 모두 매진될 만큼 인기를 끌었다. 

맘스터치 측은 “K-버거의 저력을 보여줬다”면서 “다양한 사업 방식을 해 내년 상반기 중 일본 진출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지 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진출한 태국(2022년)·몽골(2023년)에 이어 일본에 깃발을 꽂는 셈이다.[※참고: 맘스터치는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가 고배를 마신 경험이 있다. 2016년 대만을 시작으로 미국(2017년), 싱가포르·필리핀(2019년) 등에 진출했지만 시장에 안착하는 데 실패했다.] 

맘스터치가 ‘해외 진출’ 카드를 꺼내드는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맘스터치의 지분 100%를 보유한 사모펀드(케이엘앤파트너스)로선 기업가치를 높여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해야 하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사모펀드 케이엘앤파트너스는 지난 2019년 1937억원을 투자해 맘스터치 창업주 정현식 회장의 지분 56.8%(현재 지분율 100%)를 인수했다.

실제로 케이엘앤파트너스는 지난해 매각 작업에 착수했지만, 인수후보들과 협상에서 진척을 이루지 못했다. 업계 안팎에선 높은 매각 희망가 때문이란 분석이 흘러나왔다. 이때 거론된 맘스터치의 몸값은 1조원대에 달했다. 함께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맥도날드’ ‘버거킹’의 몸값으로 거론됐던 5000억~7000억원을 훨씬 웃도는 금액이었다. 결국 맘스터치는 해외시장에 진출해 사업영역을 넓히고, 매출 규모를 키운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 이슈➊가맹점 = 맘스터치의 큰 그림은 국내 사업 전략에서도 엿볼 수 있다. 맘스터치는 최근 가맹점 ‘리로케이션(이전 출점)’을 추진하고 있다. 이면도로나 주택가에 출점한 기존 가맹점들을 입지 좋은 대로변으로 이전하도록 지원하는 게 골자다.

이 역시 맘스터치의 규모를 키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략이다. 접근성 좋은 대로변에 진출하면 가맹점 매출이 늘어나 본사의 몸집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맘스터치 본사는 올해 2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0.4%, 19.2% 증가한 905억원, 162억원을 냈다. 

문제는 맘스터치의 빅픽처에 가맹점주나 소비자가 있느냐는 점이다. 맘스터치가 롯데리아를 넘어 국내 햄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 1위(2021년 점포수 기준) 자리를 꿰찰 수 있었던 건 ‘가성비’를 무기로 가맹점주와 소비자를 잡았기 때문이었다. 

임대료가 저렴한 이면도로에 출점해 가맹점주의 창업비용을 덜어주고, 대신 품질을 높여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인 게 주효했다는 거다. 맘스터치의 리로케이션 전략을 두고 다른 반응이 나오는 건 이 때문이다. 

맘스터치 측은 “가맹점의 매출 증대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한편에선 ‘가맹점주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지는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주에게 중요한 건 결국 마진을 남길 수 있느냐다”면서 “대로변에 출점하면 매출이 늘어날 순 있지만 그만큼 임대료 상승과 인건비 증가 등 부담도 커진다”고 지적했다. 

그래서인지 맘스터치 가맹점을 둘러싼 불안한 신호도 적지 않다. 일례로 자영업자 커뮤니티엔 맘스터치 매장을 팔길 원하는 가맹점주의 글이 숱하게 올라와 있다. 지난 7일간(11월 16일~22일)간 올라온 관련 게시글만 10건에 달한다. 명의 변경을 선택하는 가맹점주도 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맘스터치 가맹점의 명의변경 건수는 2021년 172건에서 지난해 194건으로 증가했다. 이탈하는 가맹점주가 증가하는 건 맘스터치에 좋은 시그널이 아니다. 

■ 이슈➋소비자 = 맘스터치가 지속적으로 가격을 끌어올려 소비자들 사이에서 ‘더 이상 혜자롭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짚어봐야 할 문제다. ‘혜자롭다’는 가성비가 좋다는 의미의 신조어로 맘스터치는 한때 ‘혜자버거’로 불렸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실제로 맘스터치는 지난해 2월부터 올해 10월까지 4차례 연속 가격을 인상했다. 버거류의 평균 가격 인상폭은 지난해 2월 300원, 8월 200원, 올해 3월 300~400원, 10월 300원(통가슴살 메뉴)에 달했다. 맘스터치의 대표 제품인 ‘싸이버거’의 가격(단품 기준)은 지난해 2월 인상 전 3800원에서 현재 4600원으로 21.0% 올랐다. 물론 맘스터치가 가격을 인상한 덴 각종 원재료 가격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맘스터치는 지난해 2월부터 올해 10월까지 4차례 가격을 인상했다.[사진=연합뉴스]
맘스터치는 지난해 2월부터 올해 10월까지 4차례 가격을 인상했다.[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원재료 가격 상승 부담을 소비자에게 떠넘기고, 사모펀드엔 막대한 배당금을 지급했다는 점이다. 맘스터치는 올해 상반기 660억원 규모의 배당을 실시했다. 지난해 맘스터치의 연간 영업이익(524억원)을 넘어선 액수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일반적인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맘스터치의 지분 100%를 사모펀드인 케이엘앤파트너스가 갖고 있다는 점에서 브랜드 육성을 위한 투자보단 투자금 회수에만 골몰한 것 아닌지 따져볼 만하다. 

오세조 연세대(경영학) 교수는 “햄버거뿐만 아니라 국내 외식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말을 이었다. “중저가 햄버거 프랜차이즈뿐만 아니라 고급 수제버거 브랜드가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정작 경기는 악화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맘스터치의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와 가맹점을 위한 지원책이 필요하다. 엑시트가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사모펀드가 투자금 회수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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