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의 도른자들」
이해할 수 없는 그들의 행동
그 너머에 숨은 심리는 뭘까

직장인이라면 대부분 ‘그 인간 때문에’ 출근이 꺼려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사진=뉴시스]
직장인이라면 대부분 ‘그 인간 때문에’ 출근이 꺼려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사진=뉴시스]

“일보다 사람이 힘들다.” 시대를 막론하고 공감을 얻는 말이다. 어느 사회 어떤 조직이든 이해하기 힘든 행동으로 마음의 평정을 깨뜨리는 이들이 존재한다. 직장인이라면 대부분 ‘그 인간 때문에’ 출근이 꺼려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조직 내 관계 스트레스에 시달려 이직이나 퇴사를 원하는 이들도 숱하다. 

문제는 여전히 많은 직장인이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갉아먹는 이들로부터 스스로를 지키지 못하고 있단 사실이다. ‘일’보다 ‘사람’이 힘든 공간이 돼 버린 직장에서 대처할 방법을 찾지 못한 채 홀로 삭이거나 소용없는 하소연만 할 뿐이다. 

「사무실의 도른자들」은 조직에서 누군가의 영혼을 파괴하는 ‘도른자(돌은자 신조어)’가 어떤 동기로 그렇게 행동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그들의 행동들 너머 숨은 심리를 파헤친다. 사회심리학자인 저자 테사 웨스트가 20년간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사무실의 도른자들 문제에 접근해 실질적인 전략들을 제시한다. 

저자는 “‘도른자들’은 특별한 사람이 아닌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직장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도른자들을 유형별로 분류해 설명한다. 아울러 툭하면 선을 넘는 도른자들에게 휘둘리지 않는 방법들도 소개한다.

저자는 도른자들을 상대하려면 우선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부터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도른자에게 대처하는 것은 마치 연쇄살인범을 프로파일링하는 것과 비슷하다”며, 도른자들이 대체 왜 돌아버렸는지를 심리적 차원에서 살피고, 어떤 방식으로 우리를 괴롭히는지에 대해 행동방식적 차원에서 분석한다. 

이 책은 도른자들을 7가지로 유형화해 다룬다. 첫번째 유형은 ‘강약약강형’이다. 이들은 상사가 보지 않는 곳에서는 예의 바른 허울을 벗어던지고, 자기와 동등하거나 아래에 있는 이들을 경쟁자로 취급하는 사람들이다. 두번째는 ‘성과 도둑’으로, 친구처럼 굴다가 훔칠 만한 아이디어나 성과를 발견하면 신뢰를 저버리는 ‘양의 탈을 쓴 늑대’ 같은 사람들이다. 

세번째 ‘불도저’ 형은 원하는 것을 손에 넣기 위해서라면 거리낌 없이 위력을 행사한다. 경력과 인맥이 풍부한 경우가 많고, 집단 의사결정을 좌지우지하려 하거나 공포와 겁박을 활용해 제지하려는 상사들을 무력화한다. 네번째는 아무것도 안 하면서 보상받는 ‘무임승차자’ 형이다. 하는 일 없이 꿀만 빠는 이들은 실제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귀신같이 찾아낸다. 

다섯번째 ‘통제광’은 직원의 개인 시간과 공간을 존중하지 않는 성마른 성격의 관리자로, 일은 못하면서 완벽하고 싶어 하는 유형이다. 여섯번째 ‘불성실한 상사’는 일단 부하를 내버려 둔 뒤 일을 챙기지 않아 불안해지면 과도한 통제를 시작하는 유형이다.

마지막은 ‘가스라이팅’ 형이다. 이들은 남을 기만하기 위해 큰 그림을 그린 후 우선 희생자를 고립시키고, 다음으론 자기 입맛에 맞는 대안적 현실을 천천히 구축해나간다. 

각 장에서는 도른자들의 유형별 특징을 알아보고, 그들의 동기가 무엇이며 주로 어떻게 발현되는지 상세히 살펴본다. 도른자들을 다루는 전략과 쓸모있는 팁들도 제시한다. 본문 뒤에는 ‘도른자 진단 테스트’가 답안 해설과 함께 실려 있다. 저자는 “테스트를 먼저 풀어보고 7장까지 다 읽은 다음 다시 테스트를 하면 뭔가 자신이 달라졌음을 느낄 것”이라고 말한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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