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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XC 지분 29% 공개매각
故 김정주 유족 상속세 물납
기재부 평가액 4조7000억여원
넥슨 실적 기록 경신 중임에도
공개매각 흥행 여부 장담 못 해
차익 실현, 경영권 행사 난항
‘큰손’ 해외 자본 참전이 변수

넥슨그룹의 지주사 NXC의 지분 일부가 시장에 나온다.[사진=연합뉴스]
넥슨그룹의 지주사 NXC의 지분 일부가 시장에 나온다.[사진=연합뉴스]

넥슨그룹 지주사인 NXC의 지분이 시장에 나온다. 매각자는 기획재정부다. 기재부는 최근 NXC 지분 29.3%를 포함한 ‘국세물납증권 매각 계획’을 밝혔다. 국세물납증권은 상속세를 현금 대신 증권으로 납부해 국가가 보유 중인 비상장주식을 말한다.

넥슨의 창업자 고故 김정주 NXC 이사의 유족은 김 이사로부터 물려받은 NXC 지분 일부를 상속세로 납부했다. 기재부는 유족이 낸 NXC 지분 29.3%의 가치를 4조7000억여원으로 판단했다.

■ 지분 고평가 이유 = NXC 지분에 거액이 책정된 까닭은 자회사 넥슨이 그만큼 승승장구하고 있어서다. 넥슨은 올 3분기 매출 1203억엔, 영업이익 463억엔을 거뒀다. 3분기 기준 원‧엔 환율(100엔당 907.4원)을 적용하면 매출은 1조913억원, 영업이익은 4202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6.9%나 늘어났다. 3분기 누적 실적은 매출 3조742억원, 영업이익 1조1815억원이다. 

이런 추세라면 창립 이후는 물론 게임업계 최초의 ‘연매출 4조원 돌파’도 꿈이 아니다. 넥슨은 이미 3분기 누적 영업이익만으로 지난해 총 이익(9952억원)을 뛰어넘었을 만큼 수익성도 잘 챙겼다. 기존 흥행작과 신작이 두루 성공한 덕분이다. 올 3분기 넥슨은 한국과 중국, 일본, 북미 및 유럽, 동남아 지역에서 각각 두자릿수 성장률을 달성했다. 이 때문인지 전망도 밝다. 4분기에 다양한 장르의 신작 출시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반면 넥슨과 함께 ‘3N’으로 불리며 국내 3대 게임사로 분류되는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은 전년 대비 나빠진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게임업계 안팎에서 ‘넥슨이 나머지 둘을 제치고 1N 시대를 열었다’는 분석이 쏟아지는 이유다.

■ 썰렁한 분위기 = 이쯤 되면 NXC 지분의 인수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를 법하다.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업계 반응이 뜨뜻미지근하다. 한편에선 기업들이 선뜻 나서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분 인수에 성공하면 NXC 2대주주에 오를 수 있지만, 의외로 투자 매력이 떨어지는 듯하다. 왜일까.

가장 큰 걸림돌은 5조원에 육박하는 NXC 지분 29.3%가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어렵다는 점이다. NXC 지분 총 69.34%를 총수 일가가 보유하고 있어서다. 시장에 나온 지분이 상대적으로 적은 탓에 오너 일가의 지지 없이는 경영 참여가 불가능하다. 더구나 NXC는 비상장사다. 당장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을 기대할 수도 없다. 

넥슨이 올해 출시한 '데이브 더 다이버'는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을 받았다.[사진=뉴시스]
넥슨이 올해 출시한 '데이브 더 다이버'는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을 받았다.[사진=뉴시스]

변수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NXC 지분 29.3%를 인수하기 위한 입찰 참여 기준에 외국자본을 배제한다는 조항이 없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한국 게임 산업에 관심이 큰 중국이나 중동기업이 NXC ‘2대주주’ 자리를 노릴 수 있다는 거다.

이들은 향후 NXC의 경영권을 원한다면 추가자금을 쏟아부을 여력도 갖고 있다. 대표적인 후보로는 중국 텐센트가 꼽힌다. 이 회사는 크래프톤의 2대주주, 넷마블의 3대주주다. 카카오게임즈, 시프트업, 라인게임즈 등 국내 게임사 지분 상당수도 보유하고 있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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