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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그래픽으로 본 세상
가맹점 협의회 간담회 후
bhc치킨 가격 인상 단행
가맹점 요청이라고 하지만
가맹본부는 높은 이익률
가장 손쉬운 방법 선택해

“가맹점과 본사가 동반성장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심사숙고하겠다.” 치킨 프랜차이즈 bhc치킨이 2023년 12월 14일 가맹점 협의회와 가진 간담회에서 “고정비와 각종 수수료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가맹점주들의 요구에 “가맹점 매출 증대와 수익성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bhc치킨이 2년 만에 치킨 가격을 끌어올렸다.[사진=뉴시스]
bhc치킨이 2년 만에 치킨 가격을 끌어올렸다.[사진=뉴시스]

간담회의 내용이 알려지자 업계 안팎에선 “가격 인상을 위한 수순 아니냐”는 추측이 이어졌다. 치킨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가맹점주 수익성 개선’ ‘가맹점주의 지속적인 요청’을 명분으로 내세워 가격을 인상해왔기 때문이다.

2023년만 해도 프랜차이즈 치킨업체들이 같은 이유로 하나둘 가격을 올려왔다. 교촌치킨은 4월에 치킨가격을 최대 3000원 인상해 대표메뉴인 ‘교촌 오리지날’ 가격을 1만6000원에서 1만9000원으로 끌어올렸다. 5월과 8월엔 네네치킨이 제품 가격을 1000~2000원 인상했다. 처갓집양념치킨도 5월 가격을 올렸다(표➊).

아니나 다를까. 간담회를 개최한 지 보름 만인 12월 29일 bhc치킨이 가격을 인상했다. 85개 제품의 가격을 500원에서 최대 3000원까지 올렸다(표➋). bhc치킨이 가격 조정에 나선 건 2021년 12월 이후 2년 만이다. 

가격 인상 결과 bhc치킨의 대표 메뉴인 뿌링클은 1만8000원에서 2만1000원으로, 후라이드치킨은 1만7000원에서 2만원으로 각각 3000원씩 올랐다. bhc치킨은 골드킹ㆍ맛초킹ㆍ양념치킨 등의 가격도 3000원씩 끌어올렸다. 주요 메뉴 대부분의 값을 3000원씩 올린 셈이다(표➍).

bhc치킨 측은 “가맹점 협의회 대표들이 지속적으로 가격 인상을 요구해왔으나 소비자물가 안정 차원에서 가격 조정을 최대한 자제해왔다”면서 “원부자재 가격 인상분 352억원을 자체 부담하고 상생 지원금 100억원을 출연하는 등 노력해왔지만 이제는 한계점에 이르렀다고 판단해 가격을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말의 결과가 가격 인상인 건 아쉬울 수밖에 없다. 본사가 가져가는 것을 줄이는 대신 ‘가격’에 손을 댔기 때문이다. bhc치킨은 치킨업계 내에서도 높은 영업이익률을 올리고 있다. 2020년과 2021년엔 30%대 영업이익률을, 2022년엔 27.9%를 기록했다. 경쟁 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이 한자릿수이거나 10%대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는 걸 알 수 있다(표➌). 

bhc치킨이 2023년 가격 인상의 막차를 탔지만, 이것이 2024년 가격 인상의 신호탄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이미 올릴 대로 올린 상황이라 추가 인상은 업체들에도 부담일 것”이라고 말했지만, 그건 모르는 일이다. ‘치킨 한 마리 2만원 시대’를 열어젖힌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너도나도 가격 인상에 동참하면서 지금과 같은 높은 가격대를 만들어놨기 때문이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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