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Seek한 종목 분석
초전도체 테마주 흐름
초전도체 이슈 6개월째
계속된 LK-99 진위 논란
관계자 입에 출렁인 주가

초전도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한동안 잠잠했던 관련주는 작은 이슈에도 ‘변동성의 늪’에 빠진다. 문제는 이를 기회로 삼으려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매우 위험한 일이다. 초전도체 개발 소식이 전해진 지 반년이 훌쩍 흘렀지만, 여전히 초전도체가 “맞다” “아니다”는 논쟁만 벌어지고 있어서다. 

초전도체 검증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사진=뉴시스] 
초전도체 검증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사진=뉴시스] 

‘초전도체 논란’의 시작은 2023년 여름이었다. 국내 연구진인 퀀텀에너지연구소가 그해 7월 22일 세계 최초로 상온·상압 초전도체(LK-99)를 개발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관련주가 출렁였다. 초전도체 관련주로 엮인 종목은 신성델타테크·파워로직스·서남·씨씨에스 등으로 숱했고, 주가는 냉·온탕을 수시로 오갔다. 

초전도체가 뭐기에 이렇게까지 시장을 흔들어 놓는 걸까. ‘꿈의 물질’이라 불리는 초전도체를 쉽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전기저항이 제로인 물질이다.” 저항이 없으니 전력에너지 손실도 없다.

또한 내부의 자기장을 밀어내는 성질을 갖고 있어 자석 위에 떠오르는 자기부상 현상이 나타난다. 문제는 초전도체 현상이 나타나는 온도가 영하 240도 이하의 극저온이라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연구소가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개발했다는 소식은 업계에 파문을 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정말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면, 초전도체를 사용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일례로 초전도케이블을 만들면 전기를 송전·배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력에너지 손실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2022년 전기를 송전·배전할 때 발생한 전력손실은 2001만9815메가와트시(㎿h)에 달했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3조2528억원(전력구매 단가 1㎾당 162.48원)에 이른다. 이밖에 자기부상열차·양자컴퓨터 등 초전도체가 쓰일 수 있다. 상온·상압 초전도체 개발 소식에 관련주가 춤을 춘 건 이런 이유에서였다. 

초전도체 테마주의 대장은 신성델타테크와 파워로직스다. 두 회사가 초전도체 대장주로 떠오른 원인은 지분관계에 있다. 신성델타테크는 퀀텀에너지연구소의 지분 9. 37%를 보유한 L&S벤처캐피탈의 대주주(지분 52.52%)다. 파워로직스도 이 회사의 지분 11.51%를 갖고 있다. 

신성델타테크의 주가는 지난해 7월 27일 1만2200원에서 10월 11일 6만4500원으로 수직상승했다. 그 사이 주가는 쉴 새 없이 출렁였다. 변동성이 얼마나 극심했는지 살펴보면, 49거래일 동안 28거래일 상승했고, 19거래일 하락했다. 나머지 2거래일은 급등세를 이유로 거래가 정지됐다.

상승한 28거래일 중 상한가를 기록한 날은 6일이었다. 주가가 5% 이상 상승한 날이 21일에 달했고, 반대로 주가가 5% 이상 하락한 날은 10일이었다. 주가가 가장 많이 떨어진 날은 8월 4일과 8월 21일로 등락률은 각각 -24. 65%, -29.88%를 기록했다. 

파워로직스의 주가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같은 기간(2023년 7월 27일~10월 11일) 이 회사의 주가는 5900원에서 9090원으로 상승했다. 49거래일 동안 파워로직스의 주가가 20% 이상 상승한 날은 7일이었다. 이중 신성델타테크와 함께 상한가를 기록한 날은 4거래일에 달했다. 

사실 초전도체 테마주의 주가는 2023년 10월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실제로 신성델타테크의 주가는 지난해 12월 14일 3만2150원으로 떨어졌고, 이날 파워로직스의 주가는 6300원으로 기록하며 초전도체 이슈가 터지기 직전(그해 7월) 수준으로 하락했다. 국내외 검증기관이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니다”는 검증 결과를 잇따라 내놓았기 때문이다. 

끝날 줄 알았던 초전도체 논란에 불씨를 다시 지핀 건 LK-99 개발에 참여했던 연구진이다. 지난해 12월 11일 권영완 고려대(KU-KIST융합대학원) 연구교수는 ‘LK-99 관련 고려대 연구진실성위원회 조사결과 설명회’에서 “LK-99는 초전도체라고 믿는다”면서 “LK-99의 상용화를 염두에 두고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두 회사의 주가는 소폭 상승했다. 

상황은 이틀 후인 12월 13일 한국초전도저온학회 검증위원회가 검증백서를 발간하면서 달라졌다. 검증위가 “LK-99가 상온·상압 초전도체라는 근거는 전혀 없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신성델타테크의 주가는 이날 11.91% 하락했고, 파워로직스의 주가도 5.11% 떨어졌다. 12월 15일엔 권 교수가 검증위의 검증 결과를 재반박하면서 주가는 또다시 출렁였다. 

논란이 커지자 작은 가능성에도 주가가 춤을 췄다. 지난 4일 중국의 한 연구소가 LK-99를 복제해 상온 초전도체를 발견했다는 소식이 들려왔고, 신성델타테크의 주가는 상한가(5만6200원)를 기록했다. 지난 8일엔 LK-99의 개발을 주도한 퀀텀에너지연구소의 이석배 대표가 한 대학교 행사에 참석한다는 뉴스로 주가가 들썩였다. LK-99를 개발했다고 밝힌 이후 처음 공개 석상에 나서면서 시장의 이목을 끌었던 거다. 

하지만 시장의 기대는 금세 깨졌다. 이 대표는 “LK-99가 초전도체가 맞다”고 주장했지만 시장이 품고 있는 의혹을 해소하진 못했다. LK-99 샘플을 두고도 “특허 문제가 있어서 공개가 어렵다”고 말했다.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검증을 받겠다”고 알렸지만 구체적인 검증 방법과 시점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자 관련주의 주가는 가파른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 대표의 발표 다음날인 지난 10일 신성델타테크의 주가는 5만5000원을 기록하며 전거래일 대비 20.29% 하락했다. 파워로직스도 이날 7.54%(9680원→8950원) 떨어졌다. 여전히 검증되지 않은 학설이 주가를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검증되지 않은 주장만 난무하니 초전도체 관련주의 방향성을 분석하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을지 모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초전도체 논란에 따라 주가의 방향성이 시시때때로 달라져 종목을 분석할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말을 이었다.
 
“초전도체 이슈가 처음 등장한 6개월 전과 비교해 달라진 건 하나도 없다. LK-99 말만 무성할 뿐 아무것도 검증되지 않았다. 이를 바탕으로 주가와 종목을 분석하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 LK-99의 검증 결과에 따라 주가가 냉탕과 온탕을 오갈 수 있다. 초전도체가 시장에 미친 영향이 적지 않지만, 관련 리포트를 발표한 증권사를 찾아보기 힘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초전도체 테마주에 섣불리 투자했다간 손실만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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