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Seek한 종목분석
플러스로 돌아선 반도체 수출
상승세 기록 중인 반도체주
SK하이닉스 주가도 우상향
엔비디아에 HBM 공급 부각
목표가 상향한 국내 증권사
치열해지고 있는 HBM 경쟁
HBM 시장 선두자리 지킬까

# 반도체 관련주가 들썩이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국내 반도체 빅2의 주가가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거다.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삼성전자와 달리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우상향하고 있다.

# 이런 차이를 부른 건 인공지능(AI)에 사용하는 HBM(고대역폭메모리)이다. SK하이닉스가 전세계 AI 반도체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된 결과다. 문제는 경쟁사의 반격이 시작됐다는 점이다.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최근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최근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반도체 산업에 봄기운이 돌고 있다. 지난해 겪었던 극심한 침체에서 벗어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변화의 조짐이 나타난 건 지난해 11월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1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2.9% 증가한 95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16개월 만의 플러스 전환이다. 

12월에도 19.1%(111억9000만 달러)의 증가율을 찍었다. 반도체의 수출 증가세는 해가 바뀐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1월 수출액은 95억3000만 달러를 올렸다. 직전월보단 소폭 감소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52.8% 늘었다.[※참고: 관세청에 따르면 2월 1~20일 반도체 수출은 52억88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9.1% 증가했다.] 

반도체 회복세의 불씨를 지핀 건 미국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주자 엔비디아다. 2월 22일 엔비디아가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시장의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 매출액은 221억 달러(약 29조5000억원)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65% 증가했고,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769%(14억1400만 달러→122억8500만 달러) 늘어났다. 이런 엔비디아의 어닝서프라이즈는 반도체 관련주로 옮겨붙었고, 국내 반도체주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흥미로운 건 우리나라 반도체 시장 빅2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에 베팅한 투자자는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숱한 호재에도 삼성전자의 주가가 옆으로 기고 있어서다.

올해 초 7만9600원을 기록하며 ‘8만 전자’ 달성을 눈앞에 뒀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2월 27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7만2900원을 기록하며 2월 14일 이후 10거래일째 7만4000대를 밑돌고 있다. 

반면, SK하이닉스의 주가는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 올해 초 14만2000원이었던 주가는 2월 26일 16만18000원으로 13.9% 올랐다. 지난 2월 27일 4%대의 하락세를 기록하며 15만3800원으로 장을 마감했지만 추세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다. 지난해 2월 27일 주가인 9만원과 비교하면 70.8% 상승한 수치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영업손실 7조7303억원, 당기순손실 9조1375억원이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지만 주가는 1년 만에 6만3800원 상승했다. 

게다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더 상승할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반도체 빅2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다른 흐름을 보이는 이유는 뭘까. 두 회사의 명암을 가른 것은 HBM(고대역폭메모리·High Bandwidth Memory)이다. HBM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인공지능(AI) 서비스의 고도화를 위해 필요한 핵심 반도체로 떠오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오는 3월 5세대 HBM인 HBM3E(8단·24GB) 양산을 앞두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최대 AI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전망한 지난해 SK하이닉스의 글로벌 HBM 시장점유율 53.0 %로 각각 38.0%, 9.0%인 삼성전자와 미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을 크게 앞서고 있다. 

증권사의 전망도 긍정적이다. 국내 주요 증권사는 SK하이닉스의 목표 주가를 18만~19만2000원으로 상향 조정하며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현재 수준(15만6200원·2월 29일 기준)보다 주가가 15.2~22.9%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거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생성형 AI 혁명으로 엔비디아의 공급망에 속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HBM의 시장 지배적 공급자인 SK하이닉스의 올해와 내년 실적은 가파르게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SK하이닉스가 언제까지 호재를 홀로 누릴지는 알 수 없다. HBM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27일 세계 최초로 12단·36GB HBM 3E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날 마이크론도 HBM3E(8단·24GB) 대량 생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AI 반도체 칩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선택에 따라 반도체 업체의 희비가 갈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HBM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든 SK하이닉스의 ‘선점 효과’가 약해질 수 있다는 거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HBM 덕분에 누리던 반도체 시장의 봄바람을 계속 만끽할 수 있을까.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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