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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기 저가 아파트 낙폭 더 커
고가 아파트는 낙폭 작거나 상승
호황기 상승도 고가 아파트 우선
침체기도 호황기도 서민은 울상

부동산 침체기에 서울 고가 아파트보다 저가 아파트 가격이 더 크게 떨어졌다.[사진=뉴시스]
부동산 침체기에 서울 고가 아파트보다 저가 아파트 가격이 더 크게 떨어졌다.[사진=뉴시스]

서울의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 차이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전반적인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저가 아파트 가격이 고가 아파트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는 방증이다. 

KB부동산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2월 서울 아파트 상위 20%(5분위ㆍ가격 기준)의 평균 매매가격은 24억6381만원이었다. 1월(24억6461만원)보다 80만원 내려갔다. 하위 20%(1분위)의 평균 매매가격은 4억9825만원으로, 1월(4억9913만원)보다 88만원 떨어졌다. 저가 아파트 하락세가 더 가팔랐다. 

이런 경향은 집값 양극화 정도를 보여주는 5분위 배율 수치를 봐도 확인할 수 있다. 2월 서울 아파트 5분위 배율은 4.945를 기록, 2018년 9월(5.011) 이후 가장 높았다.

5분위 배율은 주택을 가격순으로 나열해놓고 5등분해서 상위 20%(5분위)의 평균 가격을 하위 20%(1분위)의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따라서 배율이 높을수록 양극화 정도가 심하다는 의미다. 


실거래가 자료로도 알 수 있다. 먼저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른바 ‘노도강(노원ㆍ도봉ㆍ강북)’ 외곽지역 아파트의 가격 하락세가 눈에 띈다. 일례로 최근 도봉구 창동 동아아파트 전용 84㎡는 2021년 8월 최고가(11억원)보다 34.1% 떨어진 7억2500만원에 거래됐다. 노도강 지역은 과거 20~30대 ‘영끌족’의 매수가 많았다.

하지만 경기 침체와 고금리 기조, 정부의 대출규제 등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하락세가 서울의 다른 지역에 비해 크게 나타나고 있다.  반면 서울 고가 아파트 시장의 하락세는 크지 않다. 신고가 거래도 보인다. 지난 2월 8일 강남 압구정동 현대2차 아파트 전용 196㎡는 80억원에 거래됐다. 2021년 전용 198㎡의 최고 매매가격은 63억원이었다.

이런 초고가 아파트의 거래로 인해 서울 강남권의 아파트 가격 약세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부동산 시장 침체기에 부자보다 서민의 타격이 훨씬 더 심각하다는 거다. 

중요한 건 부동산 시장 회복 국면이 나타나더라도 달라질 게 없다는 점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향후 금리 인하와 함께 물가가 상승한다면 종전보다 가격이 많이 떨어진 지역보다 강남3구 등 입지가 좋은 지역의 반등세가 더 빠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으고 있 다. 서민들의 한숨이 더 깊어지는 이유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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