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뉴미디어아트의 오늘

❶ 김희천, 썰매, 2016, 단채널 영상•컬러•사운드, 17분 27초,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❷ 오민, ABA 비디오, 2016, 단채널 비디오•컬러•사운드, 12분 50초,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❶ 김희천, 썰매, 2016, 단채널 영상•컬러•사운드, 17분 27초,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❷ 오민, ABA 비디오, 2016, 단채널 비디오•컬러•사운드, 12분 50초,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국내 뉴미디어아트의 현재를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은 9월 16일까지 ‘소장품 특별전: 동시적 순간’을 과천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중 한국 뉴미디어아트를 이끌어가는 작가 6인의 작품을 소개한다. 시대와 주제, 매체와 환경 등을 감각과 논리로 다루는 동시대 한국 작가들의 다양한 면모를 볼 수 있다.

전시명인 ‘동시同時’는 뉴미디어아트의 요소인 영상ㆍ이미지ㆍ소리ㆍ시간이 작품 안에서 겹치듯 교차해 관람객과 조응照應하는 순간을 의미한다. 작품이 담고 있는 수많은 이미지들이 어떤 의미를 던지고 있는지, 그 겹침의 순간들 속에 우리가 바라봐야 할 것은 무엇인지 질문한다.

김희천의 ‘썰매(2016)’는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로 서울의 3가지 이야기를 교차 편집했다. 인터넷과 현실의 경계, 실재와 실재가 아닌 것, SNS상의 자아 등을 돌아보게 한다. 남화연의 ‘욕망의 식물학(2015)’은 17세기 튤립 버블이 주제다. 아름다움을 향한 비이성적 욕망을 담은 튤립 이미지, 꿀을 찾는 벌의 비행을 모티브로 삼은 드로잉과 안무, 여기에 주식 폭락을 전달하는 중계자의 목소리를 합한 영상으로 표현한다.

❸ 전소정, 예술하는 습관, 2012, 6채널 비디오•컬러•사운드, 4분, 작가소장 ❹ 남화연, 욕망의 식물학, 2015, 2채널 비디오•컬러•사운드, 8분 23초,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❸ 전소정, 예술하는 습관, 2012, 6채널 비디오•컬러•사운드, 4분, 작가소장 ❹ 남화연, 욕망의 식물학, 2015, 2채널 비디오•컬러•사운드, 8분 23초,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박찬경의 ‘시민의 숲(2016)’은 분단과 냉전 같은 사회ㆍ정치적 이슈들이나 역사 문제를 철학적으로 고찰한다. 전통적인 두루마리 산수화 형식을 빌려 3채널 비디오로 구현한 작품이다. 한국 근현대사에서 이름 없이 희생된 사람들을 향한 애도를 담고 있다.

안정주는 ‘열번의 총성(2013)’에서 한국전쟁을 다룬 영화의 클라이맥스에 나오는 10개의 총성을 모아 6명의 무용수에게 들려주고, 전쟁에서 죽음의 순간을 표현하도록 의뢰했다. 오민은 ‘ABA 비디오(2016)’에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소나타 2번 1악장을 선택해 악곡의 구조를 새롭게 해석하고 이를 영상으로 탈바꿈시킨다. 영상 속에 담긴 정교한 규칙과 긴장감은 음악의 견고한 형식을 바라볼 수 있게 한다.

전소정의 ‘예술하는 습관(2012)’은 일상을 담은 일곱개의 영상과 영상 속 상징적 이미지를 재현한 다섯점의 사진을 통해 ‘예술을 한다’는 행위와 태도의 작가적 고민을 보여준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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