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의 Clean Car Talk] 중고차 성능점검업체가 보험 가입 꺼리는 이유
[김필수의 Clean Car Talk] 중고차 성능점검업체가 보험 가입 꺼리는 이유
  •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호수 344
  • 승인 2019.06.27 10:39
  •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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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능점검업체 보증보험 의무화

국토교통부는 지난 1일 ‘중고차 성능점검제도업체들의 보증보험 가입’을 의무화했다. 성능점검제도의 허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성능점검업체들의 반발이 뒤따랐다. 보험료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거란 이유에서다. 하지만 중요한 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책을 가다듬는 일이다. 보험가입은 당연한 의무다.

성능점검제도업체들은 보증보험을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사진=뉴시스]
성능점검제도업체들은 보증보험을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사진=뉴시스]

국내에선 연간 380만여대의 중고차가 거래된다. 연간 신차 거래량(약 180만대)보다 두배 이상 많다. 150조원 규모의 국내 자동차 애프터마켓에서 중고차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도 약 30조원으로 높다. 그만큼 중고차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신뢰다. 아무리 중고라고 해도 자동차 가격은 만만치 않다. 구매하려는 중고차가 사고차나 침수차는 아닌지, 믿을 수 있는 제품인지 보장돼야 하는 이유다.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2005년 중고차 성능점검제도가 세계 최초로 도입됐다. 중고차매매업체와 직접적으로 이해관계가 없는 성능점검업체를 선정해 중고차의 품질을 보증해주는 제도다.

그럼에도 문제가 있을 경우엔 구입 이후 1개월(또는 2000㎞) 동안 품질을 보증 받을 수 있다. 통상 중고차 품질 문제의 90% 이상이 구입 후 한달 이내에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능점검제도가 도입된 지 벌써 10여년이 지났음에도 아직 100% 안착됐다고 말하긴 힘들다. 일부에선 여전히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현재 성능점검을 할 수 있도록 지정된 곳은 교통안전공단, 한국자동차진단보증협회, 한국자동차기술인협회, 지정정비업체다. 그중 문제의 소지가 가장 많은 곳은 지정정비업체다. 딜러나 중고차 단지와 결탁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서다. 객관성과 신뢰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전문성이 부족한 경우도 많다. 성능점검을 받은 중고차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점검을 맡았던 업체가 책임을 져야하지만 그러지 않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악덕업체가 고의적으로 일으키는 문제뿐만이 아니다. 아무리 숙련된 성능점검요원이라고 해도 실수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중고차매매업체들의 공제조합이나 보증보험, 에스크로 제도 등을 통해 품질보증이 원활하게 이행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1일 “모든 성능점검업체들은 보증보험을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는 내용의 개정안을 시행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딜러들과 성능점검업체들의 반발이 거세다. 이유는 이렇다.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정기적으로 점검을 받아야 하는데, 보증보험까지 가입하는 건 이중 규제라는 것. 또 하나는 보증보험료 부담은 소비자에게 전가될 거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따져보자. 먼저 품질보증을 위한 보증보험료는 성능점검업체가 부담하는 게 맞다. 딜러 입장에선 성능점검업체의 책임이 강화되는 것이기 때문에 반길 일이다. 그럼에도 딜러들이 불만을 내비치는 건 매매와 성능점검을 겸업하는 사례가 많다는 방증이다. 한국자동차진단보증협회는 이전부터 회원사들이 보증보험을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했다. 보증보험이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할 방책이라는 건 여기서 입증된 바 있다. 

자동차 정기점검 문제도 마찬가지다. 국내의 정기점검은 형식적인 관행에 불과하다. 일례로 국내에선 정기점검을 받는 데 수만원이면 충분하지만, 일본에선 수백만원의 비용이 든다. 그만큼 일본에선 중고차의 정기점검이 엄격하고 까다롭다.

아울러 성능점검은 중고차 거래라는 특수성을 감안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정기점검과는 다르다. 정기점검과 보증보험이 이중규제라는 주장이 설득력이 떨어지는 이유다. 보증보험 의무화는 중고차 거래의 신뢰를 높이고, 중고차 시장을 키우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한가지 우려스러운 부분은 보증보험이 보험사들의 새로운 먹거리로 자리 잡으면서 경쟁이 과열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과정에서 이뤄질 수 있는 암묵적인 거래 비용의 부담은 모두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소비자의 권익 보호를 위한 정책이 보험사들의 배만 불리는 결과를 낳아선 안 된다는 얘기다. 가장 중요한 건 ‘최적의 보증보험료 책정’ ‘소비자 보호’ ‘중고차 시장 확대’라는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다. 정부의 역할은 정책을 내고서 끝나는 게 아니다. 관리ㆍ감독에 소홀하지 않고 끝까지 마무리를 잘 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autoculture@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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