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뮤직 논란과 성장세
저력은 풍부한 콘텐츠
유튜브 콘텐츠 공유 가능
유튜브 끼워팔기 논란
분리하면 경쟁력 사라질까

유튜브뮤직이 업계 1위인 멜론을 코앞까지 따라잡았다.[사진=유튜브뮤직 제공]
유튜브뮤직이 업계 1위인 멜론을 코앞까지 따라잡았다.[사진=유튜브뮤직 제공]

유튜브뮤직의 성장세가 심상찮다. 지난해엔 지니를 제치고 2위 자리에 오르더니, 올해 초 멜론을 코앞까지 추격하는 데 성공했다. 문제는 유튜브뮤직이 유튜브를 등에 업고 급성장했다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중 하나가 싼값에 유튜브와 연동하는 구독료 논쟁이다.

구글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인 유튜브뮤직이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월간활성사용자(MAU) 408만명을 기록해 지니뮤직(398만명)을 따돌리고 업계 2위에 올라섰다.

이젠 1위 자리도 넘보고 있다. 지난 1월 MA U 505만3452명으로 전체의 22.2%를 차지해 1위인 멜론(29.8%)을 코앞까지 따라잡았다. 2015년 11월 한국에서 서비스를 론칭한 지 7년 3개월 만에 이뤄낸 성과다.

어찌 보면 유튜브뮤직이 성장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린 듯하지만, 실질적인 성장은 지난 3년 새 일어났다. 원동력은 ‘유튜브’였다. 2018년 6월 유튜브뮤직은 8690원인 구독료에 1760원을 더 내면 유튜브까지 볼 수 있는 서비스(유튜브 프리미엄)를 출시했다.

1만여원에 유튜브와 유튜브뮤직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길이 열리자 소비자가 반응했고, 유튜브뮤직의 성장세가 급물살을 탔다. 유튜브뮤직이 ‘형님’ 격인 유튜브 덕분에 빠르게 몸집을 키울 수 있었다는 얘기다.

■ 변수➊ 캡티브 마켓의 덫 = 흥미로운 건 유튜브를 등에 업은 유튜브뮤직의 마케팅 방식이 과거 국내 음원 플랫폼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멜론이나 지니도 캡티브 마켓(그룹 계열사를 활용한 마케팅·Captive market)으로 성장해 왔다.

[자료 | 모바일인덱스, 참고 | 1월 기준, 사진 | 더스쿠프 포토]
[자료 | 모바일인덱스, 참고 | 1월 기준, 사진 | 더스쿠프 포토]

지금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인 멜론은 SK텔레콤 계열이던 2004~2018년 SK텔레콤 요금제를 쓰면 최고 50%까지 구독료를 할인하는 서비스를 종종 진행했다. 2011년 12월 출시한 지니도 KT 통신사를 쓰면 1개월 무료 또는 6개월 간 30% 할인해주는 정책으로 몸집을 키워왔다.

하지만 이런 연계 정책의 대부분은 현재 시행되지 않고 있다. 정부가 음원 가격의 공정성을 명분으로 2019년부터 음원 플랫폼들의 할인 정책을 규제했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가 유튜브뮤직의 행보를 문제 삼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월 24일 구글코리아 본사에서 현장조사를 벌였다. 구글이 유튜브의 시장 지배력을 이용, 독과점 행위를 통해 유튜브뮤직을 키웠다는 혐의를 조사하기 위해서였다.

국내 유튜브 사용자가 4000만명(2022년 9월 기준)을 훌쩍 넘어선 만큼 ‘유튜브에 유튜브뮤직을 끼워팔아 성공했다’는 정부의 판단은 일리가 있는 듯하다. 유병준 서울대(경영학) 교수도 “구글은 수년간 유튜브뮤직을 1760원에 판매한 셈인데, 이렇게 파격적인 가격대로 소비자를 낚는 타잉(Tying) 정책은 공정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면서 “유튜브와 유튜브뮤직을 분리한다면 음원 시장의 가격 공정성도 어느 정도 지켜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변수➋ 콘텐츠 공유의 힘 = 그렇다면 유튜브뮤직을 유튜브로부터 분리하면 유튜브뮤직의 성장세가 꺾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 유튜브뮤직은 유튜브와 콘텐츠를 공유하고 있다.

유튜브에 업로드된 수많은 음원 콘텐츠를 유튜브뮤직에서도 즐길 수 있다. 굳이 월 1760원을 더 내지 않더라도 유튜브뮤직엔 ▲인플루언서가 따라 부른 ‘커버곡’ ▲듣고 싶은 음악들을 모아 만든 ‘플레이리스트’ 등 음원 외에 즐길거리가 수두룩하단 거다.

[자료 | 더스쿠프]
[자료 | 더스쿠프]

반면, 국산 음원 플랫폼들은 아직까지 음원과 음원차트 외에 이렇다 할 서비스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콘텐츠 면에서 유튜브뮤직과 국산 서비스의 경쟁력 차이가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공정위가 끼워팔기 혐의를 인정해 구독료가 오르더라도 유튜브뮤직을 이탈하는 소비자가 극히 적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과연 유튜브뮤직은 ‘끼워팔기’ 논란을 뚫고 1위 멜론을 넘어설 수 있을까.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