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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뜨거워지는 맥주 전쟁
하이트, 테라 이어 켈리 출시
맥주 시장점유율 1위 탈환 목표
2012년 이후 1위 유지해온 오비
공고한 카스의 벽 허물 수 있나

코로나19 비상사태가 3년 4개월 만에 해제됐다. 그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로 얼어붙었던 맥주 시장에도 모처럼 활기가 돌고 있다. 특히 여름 성수기를 맞아 맥주 업체들의 마케팅 경쟁이 불붙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테라’와 지난 4월 출시한 ‘켈리’의 투 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부동의 1위 오비맥주의 ‘카스’ 역시 맞불을 놓고 있다. 

신제품 ‘켈리’를 출시한 하이트진로는 맥주 시장점유율 1위 탈환을 목표로 삼고 있다.[사진=뉴시스]
신제품 ‘켈리’를 출시한 하이트진로는 맥주 시장점유율 1위 탈환을 목표로 삼고 있다.[사진=뉴시스]

엔데믹(풍토병·endemic) 전환으로 4년 만에 돌아온 여름 성수기를 잡기 위한 맥주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대기업 맥주업체부터 수제맥주업체들까지 마케팅에 화력을 쏟아붓고 있다. 뜨거워진 맥주 시장의 관전 포인트는 하이트진로가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탈환할 수 있느냐다. 

하이트진로는 2012년 오비맥주에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준 이후 11년째 왕좌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현재 하이트진로의 시장점유율은 30% 중후반대, 오비맥주는 60 %대 안팎으로 추정된다. 

하이트진로의 전략은 2019년 출시한 ‘테라’와 테라 이후 4년여 만인 지난 4월 론칭한 신제품 ‘켈리’의 연합작전이다. ‘테라 출시 효과’가 한풀 꺾이자, ‘켈리’란 신제품을 내세운 건데, 이들 제품을 투 트랙으로 내세워 유흥시장에 이어 가정시장을 공략한다는 게 하이트진로의 방침이다. 

이 회사 김인규 대표는 켈리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켈리로 맥주시장에 강력한 돌풍을 일으켜 맥주 부문 1위를 반드시 탈환하겠다”고 밝혔다.[※참고: 테라 출시 효과로 2020년 8119억원을 찍었던 하이트진로의 맥주 부문 매출액은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2020년 75.5%까지 높아졌던 맥주 공장가동률도 지난해 69.1%로 떨어졌다. 하이트진로로선 테라의 불씨를 이어갈 동력이 필요했던 셈이다.] 

관건은 켈리가 어떤 반응을 이끌어내느냐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제품 켈리의 반응이 뜨겁다”면서 “초기 판매량은 테라보다 켈리가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켈리는 출시 36일 만에 100만 상자 판매고를 올렸다. 이는 테라(39일)보다 3일 빠른 속도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테라도 시장에 비교적 빨리 안착하긴 했지만 코로나19라는 변수가 있었다”면서 “새롭게 선보인 켈리의 성장세가 지속된다면 시장점유율 제고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테라-켈리’의 공세를 받는 오비맥주의 상황은 어떨까. 지난해 오비맥주의 매출은 1조5600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1조3529억원), 2021년(1조3445억원) 등 2년 연속 무너졌던 매출액 1조5000억원대를 다시 회복했다. 이는 오비맥주 ‘카스’의 입지가 여전히 공고함을 보여주는 지표다. 

[사진|뉴시스, 자료|금융감독원]
[사진|뉴시스, 자료|금융감독원]

오비맥주가 발표한 ‘닐슨코리아’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정용 맥주 시장점유율 1위는 카스(42.8%)가 차지했다. 제조사별 점유율 1위 역시 오비맥주(54.2%)가 꿰찼다.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로 감소했던 매출액이 회복세로 돌아섰다”면서 “모처럼 성수기를 맞아 각종 페스티벌 후원 등 마케팅을 강화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고 오비맥주에 아무런 리스크가 없는 건 아니다. 카스가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카스의 뒤를 이을 뚜렷한 신제품이 보이지 않는다는 건 커다란 단점이다. 하이트진로가 테라를 출시한 직후 대항마로 신제품 ‘한맥’을 론칭하고, 지난 3월엔 한차례 리뉴얼까지 단행했지만, 시장에서의 존재감이 크지 않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는 익숙한 1위 제품(카스)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면서도 “켈리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만큼 판도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시 열린 맥주 성수기, 승자는 누가 될까.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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