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를같이읽다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이 2년 연속 악화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하는 ‘2023년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은 지난해보다 1단계 하락한 28위를 차지했다.

IMD는 매년 국가와 기업이 그들의 부를 증진하고,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역량을 평가해서 발표한다. 평가 대상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와 신흥국 등 총 64개국이다. 지난해 63개국에서 쿠웨이트가 새롭게 추가됐다. 

한국은 2020년과 2021년에 23위를 기록한 뒤 지난해 27위로 4단계 낮아졌다가 올해 다시 1단계 더 떨어졌다. 2년 만에 5단계나 떨어진 셈이다. 1989년 순위를 발표한 이후 한국의 역대 최고 순위는 22위(2011~2013년)였고, 최저 순위는 41위(1999년)였다. 아시아ㆍ태평양 14개 국가 중에서는 7위로 1단계 하락했다. 인구 2000만명 이상 국가 27개 중에선 9위로 지난해와 같았다.

이번 IMD 평가에선 에너지 수출국의 순위가 눈에 띄게 상승했다. 국제 에너지 가격이 상승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한국보다 순위가 낮았던 바레인과 말레이시아는 5단계 상승해 각각 25위와 27위를 기록했다. 카타르는 6단계 상승한 12위, 사우디아라비아는 7단계 상승한 17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지표를 분야별로 살펴보면 ‘경제성과(22위→14위)’는 큰 폭으로 상승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국내경제(12위→11위)와 국제투자(37위→32위), 고용(6위→4위), 물가(49위→41위) 등에서 상승했다. 하지만 국제무역(30위→42위)에선 12단계나 떨어졌다. 수출 감소의 여파다. 

‘정부효율성(36위→38위)’ 순위도 나빴다. 특히 재정 순위(32위→40위)의 하락폭이 컸다. 2018년부터 하락세가 이어졌는데, 지난해 재정적자와 국가채무 악화 등이 반영되면서 더 추락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수지(9위→24위)’도 15단계나 떨어졌다.

‘기업효율성(33위)’는 지난해와 같았다. 다만 ‘기업효율성’에서 생산성(36위→41위)과 금융(23위→36위)의 순위는 하락했고, 노동시장(42위→39위)과 경영 관행(38위→35위) 순위는 올랐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IMD 평가 결과를 계기로 정부는 재정준칙 입법화 등 건전재정 노력과 공공혁신 가속화를 통해 정부효율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면서 “3대 구조개혁(노동ㆍ교육ㆍ연금), 규제개혁 등 경제 전반의 체질 개선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정책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