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이 17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지 불과 1주일 만에 엔·달러 환율이 3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환율은 떨어진다. 그렇다면 일본 엔저 현상의 이유는 무엇일까. 자세히 들여다봤다. 일본 엔화가치가 3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엔·달러 환율은 27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장중 한때 151.97엔까지 치솟았다. 거품경제 시절인 1990년 이후 34년 만에 최고치다. 엔·달러 환율은 27일 오후 3시 달러당 151.75엔으로 마감했다.문제는 시점이다. 일본은행은 지난 19일 17년 만
일본은행이 19일 17년 만에 금리를 인상하며 마이너스 금리시대를 끝냈다. 일본이 사실상 디플레이션 탈출에 성공한 것이다. 임금 상승에 초점을 맞춘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소득 주도 성장정책’이 주효했다. 하지만 초완화 시대의 유산으로 남은 500조원대 상장지수펀드(ETF)의 처리가 남아있다. 일본의 디플레 탈출 경로와 남은 과제들을 살펴봤다. 일본은행이 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 기준금리를 0~0.1%로 인상했다. 17년 만의 금리 인상이다. 2016년 도입해 10년물 국채의 수익률 상하한을 유지했던 수익률곡선관리(Yield
총선의 해 벽두부터 대통령실과 정부가 각종 선심성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정부는 민생 회복을 위해 필요한 대책임을 내세우지만, 상당수가 감세 중심이라서 세금징수와 재정수입 감소를 초래하고, 세수 부족으로 나라살림에 주름을 지울까 우려된다. 정부는 지난해 말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기준 완화를 시작으로 한달이 채 안 되는 기간에 20여건의 감세와 현금성 지원, 규제완화 대책을 발표했다. 대책 발표가 거의 사흘에 한번꼴이다. 상당수 대책은 대통령이 참석하는 ‘민생토론회’나 고위급 당정협의를 통해 나왔다.1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아르헨티나 신임 대통령이 민영화 정책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영국에서는 민영화했던 수도회사의 재국유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세계 주요국에서도 민영화한 기업의 ‘재국유화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민영화를 두고 날카로운 전선이 형성돼 있는 우리나라에도 이런 흐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민영화 찬반론을 살펴봤다. 극우 자유주의 경제학자 출신인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취임식에서도 비교적 온건한 주장을 이어갔다. 밀레이 대통령은 중앙은행 폐지, 법정화폐로 달러화 도입과 같은 극단적 공약을 앞세
# 부족한 세수를 메우기 위해 부가가치세율을 인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부쩍 늘었다. 다른 나라보다 현저히 낮은 세율을 현실화할 때가 됐다는 거다. 하지만 인상을 현실화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 무엇보다 부가세율 인상이 서민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점은 난제다.# 그렇다면 부가세율 인상만이 해답일까. 그렇지 않다. 세수 확대를 위해선 세율 인상보다 더 합리적인 카드가 있다. 간이과세제를 손보는 거다. 나라 전체가 부족한 세수를 걱정하고 있다. 정부가 올해 국세 수입이 당초 예산보다 59조1000억원 부족한 걸로 추계했으니
# 미국판 상저하고上低下高의 심판이 시작됐다. JP모건 회장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와 미국 정부가 “100% 틀렸다”고 비판했다. 뉴욕타임스도 ‘일시적 인플레’ 논란을 일으켰던 3년 전 연준의 잘못된 경제전망을 꼬집었다. # 우리 정부는 시대를 막론하고 ‘상저하고’를 정치적 수사修辭(레토릭)로 활용했다. 하지만 1%대 성장조차 버거운 상황에서 이런 오류가 반복돼선 안 된다. 정치적 수사가 경제전망의 영역으로 들어오면 안 되는 이유를 살펴봤다. ■ 미국판 상저하고=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한국판 ‘상저
정부가 656조9000억원 규모로 편성한 내년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올해보다 18조2000억원 많다. 증가율이 2.8%로 재정통계를 정비한 2005년 이후 가장 낮다. 직전 문재인 정부 시절 증가율(8.7%)은 물론 이명박·박근혜 정부 평균치(5% 중반)에도 못 미친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 정부가 푹 빠졌던 ‘재정 만능주의’를 단호하게 배격했다”고 밝혔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선거의 해에 긴축예산을 편성한 것은 쉽지 않은 결단이다. 2017년 660조원이던 국가채무는 2022년 1000조원을 넘어섰다. 반면 올 상반기 국
「이탈리아로 가는 길」조귀동 지음|생각의힘 펴냄 한국 사회는 오랫동안 ‘미국’이나 ‘스웨덴’을 바람직한 모델로 꼽아왔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한국은 지금 ‘이탈리아의 길’을 따라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탈리아는 1960년대 기적적 성장을 이뤘고, 1980년대 경제 호시절을 맞았다. 하지만 1970년대부터 지적돼 온 방만한 공공부문, 만성적 재정적자, 높은 경기부양 의존도 등을 바꾸지 못해 성장이 멈춰섰다. 이탈리아 정치는 개혁에 나설 추진력조차 잃고 말았다. 이탈리아를 통해 한국의 미래를 생각한다. 「곽재식의 역설사전」곽재식
# 더스쿠프는 최근 나라살림연구소의 보고서를 토대로 ‘예산 안 쓰면 절약 아닌가요? 답은 반대입니다(통권 551호)’라는 기사를 냈습니다. 정부가 지난해 18조원의 예산을 쓰지 않았는데, 그게 문제라고 지적한 기사였습니다.# 그러자 이런 반응들이 나옵니다. “나랏빚을 갚는 것도 죄냐?” “예산은 무조건 다 써야 한다는 논리면 예산을 낭비하라는 거냐?” 예산을 아꼈으니 오히려 잘한 일 아니냐는 겁니다. 과연 이 지적은 타당할까요. 더스쿠프가 이 댓글에 다시 답을 해봤습니다. 우리가 월급을 최대한 아껴 쓰고, 돈을 남겨 저축을 하고 있
[일론 머스크의 기행]여기저기 소장 날리는 ‘괴짜’일론 머스크가 여기저기 소장을 날리고 있다. 과거 트위터 인수를 두고 벌였던 법정공방 비용이 부당하다며 유명 로펌에 “소송 비용을 돌려달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경쟁사 메타엔 “트위터의 기밀정보 사용을 중단하라”며 소송을 예고했다.지난해 3월 트위터를 440억 달러(57조5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던 머스크는 7월에 돌연 계약 파기를 선언했다. 트위터는 약속대로 인수하라고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고, 머스크는 결국 트위터를 품에 안았다. 당시 트위터 쪽 변호를 담당했던 ‘워첼, 립톤,
한국은행이 13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27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양국이 물가상승률 목표를 2%로 유지하는 한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멀기만 하다. 그런데 이 목표는 세계 각국 정부가 천문학적인 재정을 집행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도 유효한 걸까. 최근 “정부의 재정지출로 이 기간 최대 3%의 추가 물가상승이 있었다”는 논문이 호주에서 발표됐다.#1.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지난 6월 14일 기준금리를 15개월 만에 동결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이날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이 우리의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매해 평가하는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한국은 64개국 중 28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평가에서 네 계단 하락한 데 이어 올해 한 계단 더 내려앉았다. 2년 연속 뒷걸음질했다. 반도체산업 주도권을 놓고 우리나라와 경쟁하는 대만은 6위, 한국의 중간재 수출기지인 중국은 21위였다. 같은 아시아권이자 경쟁 관계인 이들보다 우리 국가역량이 처진다는 방증이다. 말레이시아(27위)에도 순위가 밀려 충격을 더한다. IMD 평가에 일희일비할 일은 아니다. 163개 통계지표와 함께 기업인들이 대상인 94개 설문지표를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이 2년 연속 악화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하는 ‘2023년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은 지난해보다 1단계 하락한 28위를 차지했다.IMD는 매년 국가와 기업이 그들의 부를 증진하고,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역량을 평가해서 발표한다. 평가 대상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와 신흥국 등 총 64개국이다. 지난해 63개국에서 쿠웨이트가 새롭게 추가됐다. 한국은 2020년과 2021년에 23위를 기록한 뒤 지난해 27위로 4단계 낮아졌다가 올해 다시 1단계
올해 세금이 정부가 예산을 짜며 예상한 것보다 큰 폭으로 덜 걷히고 있다. 그 탓에 국민 세금으로 꾸리는 나라살림, 재정 상황에 대한 걱정이 커졌다. 1~4월 국세 수입은 134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조9000억원 적다. 사상 최대 감소폭이다. 예산 편성할 때 설정한 국세 수입액 목표치(400조5000억원)에서 얼마나 걷혔는지를 나타내는 세수 진도율은 33.5%. 이 또한 역대 최저치다.월별 국세 수입을 보면 5월 이후도 불안하다. 전년 동월 대비 세수 감소분은 1월 6조8000억원에서 2월 9조원으로 늘었다. 3월에 8
한국 경제 곳곳에서 위기 신호들이 감지되고 있다. 미래도 불투명해졌다. 지난 3월 31일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표한 ‘2023 경제전망’ 보고서는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을 기존 2.1%에서 1.5%로 크게 하향조정했다. 보고서는 올 상반기 우리 경제의 실질 경제 성장률이 1.2%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최근 나온 경제 성장률 전망치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한국 성장률이 1.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3월 18일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정년 2년 연장’을 골자로 삼은 프랑스의 연금 개혁이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프랑스 노동자들은 연금 개혁을 반대하는 시위를 연일 개최하면서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그런데 프랑스 노동자들이 반대하는 이유가 사뭇 흥미롭다. ‘정년 2년 연장’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거다. 대부분의 노동자가 정년 연장을 바라는 우리나라로선 납득하기 힘든 이유다. 프랑스 노동자들은 왜 정년 연장을 거부하는 걸까. 프랑스 정부는 지난 1월 24일 정년을 62세에서 64세로 연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삼은 ‘연금개혁 법안’을 발표했다.에마뉘엘 마크롱 프랑
우리는 미국 은행의 연쇄 부도 사태 1편에서 현재 미국의 상황을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때에 빗대 점검했다. 예상대로 공포가 전염된 미국 시중은행의 연체율은 치솟고 있었고, 국내도 다르지 않았다. 이번 2편에선 유럽과 일본의 상황을 점검하면서 미 재정적자, 신뢰 붕괴 등 불안한 변수를 짚어봤다. ■ 손실 증가=은행의 줄파산은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지만, 다음 뇌관은 유럽이 될 가능성이 꾸준히 지적되고 있다. 스위스 은행 크레디트스위스가 2021년 이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위스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크레디트스위스
한국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줄었다.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970년대 이후 최저인 3%에 머물렀고, 같은 기간 일본의 1인당 GDP는 전년보다 6000달러 감소했다. 아시아 경제를 대표하는 한·중·일 3국이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쉽게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눈부신 성장세를 기록 중인 나라가 있다. 말레이시아다. 지난해 한국의 연간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0.1%를 기록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4년 만에 역성장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1인당 GNI는 3만2661달러에
2022년 재정적자가 10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관리재정수지는 98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12월 적자가 2조원만 기록해도 100조원을 넘어선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재정을 확대했던 2020년 112조원 이후 최대치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고용보험 등 사회보장성 기금을 제외한 지표로, 실제 정부의 살림살이를 가늠할 수 있다.이런 상황에서도 여야 정치권은 재정준칙을 도입하기 위한 절차를 밟지 않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 13일
중앙정부는 매년 거둔 세금의 일부를 지방자치단체에 배부한다. 자체 재정수입이 적은 지자체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돈이 모자라서 지원하는 것인 만큼 해당 지자체는 예산을 적극적으로 써야 한다. 하지만 상당수 지자체는 써야 할 예산을 다 쓰지 않고 쟁여놓는다. 중앙정부가 적자재정까지 펼치면서 지원한 세금이 지자체의 ‘금고’에 잠자고 있다면 어떻겠는가. 실제로 그런 일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지방자치단체는 그 재정을 수지균형의 원칙에 따라 건전하게 운영해야 한다.” 지방자치법 제137조에 명시된 지자체의 재정운영 기본원칙이다. 수지균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