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nopedia
메모리반도체 D램 일종
대역폭 넓은 차세대 칩
데이터 처리 속도 빨라
AI용 서버 수요 늘어나
국내 반도체 기업 주목
삼성-하이닉스 승자는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반도체 중에서도 데이터를 저장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메모리 반도체’라고 한다. PC나 스마트폰의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남아 있는 ‘낸드 플래시’, 반대로 데이터가 소멸하는 ‘D램’이 메모리 반도체에 해당한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만든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다. 우리말론 ‘고대역폭 메모리’라고 한다. 김지훈 이화여대(전자전기공학) 교수에 따르면, 대역폭(bandwidth)은 메모리의 성능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다. 메모리 칩이 ‘초당 얼마나 많은 양의 데이터를 메모해서 가져올 수 있느냐’를 수치화한 것이기 때문이다.

차선이 넓을수록 한번에 더 많은 차가 다닐 수 있는 것처럼, 칩의 대역폭이 넓을수록 더 많은 양의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최근 넓은 대역폭을 가진 HBM이 ‘차세대 메모리’로 주목받는 것도 일반적인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월등히 빨라서다. 

무엇보다 HBM은 챗GPT가 촉발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산업의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가령, AI 학습에는 대량의 데이터를 연산할 수 있는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쓰이는데, HBM을 통해 GPU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 

김지훈 교수는 “GPU의 경우 연산하는 성능은 뛰어나지만 메모리에 있는 데이터를 가지고 오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려서 데이터 병목 현상이 일어나곤 한다”면서 “메모리 반도체의 대역폭을 늘리는 것도 GPU의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인데, HBM은 차세대 메모리 중에서도 상용화에 가장 앞서 있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준 HBM이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9% 남짓이다(글로벌 리서치기관 IMARC그룹ㆍ스트레이츠리서치). 지금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향후 생성형 AI 시장이 커지면 HBM 시장도 연평균 최대 45%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HBM이 국내 양대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구세주’로 꼽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두 회사는 기존 D램 시장의 업황 부진으로 올 상반기 역대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HBM 시장에선 각각 40%(삼성전자), 50%(SK하이닉스)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HBM 시장을 선점하려는 반도체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다.[사진=AMD 제공]
HBM 시장을 선점하려는 반도체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다.[사진=AMD 제공]

SK하이닉스의 경우 4세대 제품인 HBM3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하면서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HBM에 지능형반도체(PIM)를 결합한 신제품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두 회사로선 HBM이 D램 시장에서의 반등을 꾀할 수 있는 ‘게임체인저’나 다름없다.

그래서인지 HBM 시장의 패권을 잡기 위한 양사의 신경전도 치열하다. 두 회사 중 차세대 메모리 산업의 주도권을 잡는 곳은 과연 어느 곳일까. 해빙기를 앞둔 반도체 시장의 관전 포인트다.

윤정희 더스쿠프 기자
heartbring@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