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視리즈] 위험한 투자 테마주➌
2023년 테마주 성적표 분석
급등세 탔지만 결과는 초라해
탐욕으로 시작해 공포로 끝나
투자자 80~90% 손실 기록
극에 달한 테마주 주가 변동성
섣불리 올라탔다간 손실만…

계속되는 증시 부진에 테마주가 주목받고 있다. 시장엔 연일 새로운 테마주가 나오면서 주가 변동성을 키운다. 테마주의 급등세를 경험한 투자자는 위험성을 알면서도 그 시장에 뛰어든다. 하지만 투자자가 원한 수익을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더스쿠프가 2023년 테마주의 성적표를 분석했다. 視리즈 위험한 투자 테마주 세번째 편이다. 

초전도체‧맥신 등 실체 없는 테마주의 변동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사진=뉴시스] 
초전도체‧맥신 등 실체 없는 테마주의 변동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사진=뉴시스] 

“테마주는 테마주일 뿐이다.” “테마주의 주가 변동성을 이용하면 적지 않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테마주를 향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위험성을 경고하는 전문가들은 테마주 투자로 수익보다는 손실을 입을 확률이 높다고 주장한다. 개인투자자는 테마주를 한몫 잡을 기회로 여긴다. ‘달리는 말에 올라타듯’ 급등하는 테마주만 매수하면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거다. 

이런 테마주는 올해 극성을 부리고 있다. 인공지능(AI)·챗GPT·초전도체·맥신·양자컴퓨터 등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국내 증시를 이끌 주도주의 빈자리를 테마주가 메우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올 상반기 증시 상승세를 견인했던 2차전지의 주가는 소강상태다. 고점 논란이 일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2차전지 대장주 에코프로의 주가는 7월 중순 이후 110만~120만원대를 중심에 두고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앞자리가 바뀌었던 올 상반기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국민주 삼성전자의 주가도 부진하다. 지난 7월 14일 7만3400원(종가 기준)을 기록하며 ‘8만전자’ 기대감을 키웠지만 이후 힘이 빠졌다. 현재 주가(8월 30일 기준)는 3개월 전 수준인 6만7000원대로 하락했다. 테마주로의 쏠림이 더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하지만 테마주에 베팅하는 건 위험천만한 도박이다. 급격한 상승세 뒤 급격한 하락세가 나타나는 경우가 숱하다. 국내 증시에 불고 있는 테마주 열풍을 우려 섞인 시선으로 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럼 올해 증시를 달군 테마주는 어떤 모습을 보였을까. 투자자는 테마주로 원하던 수익을 올렸을까. 

이를 살펴보기 위해 2023년 테마주의 흐름을 분석했다. 연초 인기를 끌었던 챗GPT와 리튬관련주를 포함해 최근 이슈의 중심에선 초전도체·맥신·양자컴퓨터 테마주 15개 종목(각 테마주당 3종목)의 주가를 살펴봤다. 분석 시점은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주가가 고점을 찍고 하락세로 돌아선 시기로 잡았다. 

■ 초라한 테마주 성적표 = 연초 국내 증시를 달궜던 테마주는 챗GPT다. 챗GPT 관련주는 주요 기업의 챗GPT 개발 선언과 기업용 챗GPT 출시 소식에 출렁였다. 여기에 챗GPT 모델 구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엔비디아의 괄목할 만한 성장세도 영향을 미쳤다. 

당연히 관련 기업의 주가는 상승세를 탔다. 대표 기업은 코난테크놀로지다. 국내 AI 챗봇 개발업체인 이 회사의 주가는 1월 12일 3만2900원에서 2월 27일 14만7700원으로 수직상승했다. 30거래일 동안 주가가 20% 이상 급등한 날만 5거래일에 달했다. 

또다른 챗GPT 테마주 데이타솔루션과 오픈엣지테크놀로지의 주가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같은 기간 데이타솔루션과 오픈엣지테크놀로지의 주가는 각각 54.8%(6110원→9460원), 151.3%(9490원→2만3850원) 올랐다. 

하지만 여느 테마주가 그렇듯 상승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지난 8월 30일 기준 코난테크놀로지의 주가는 7만2800원으로 고점 대비 50.7% 떨어진 상태다. 데이타솔루션의 주가는 5940원으로 상승세를 타기 전보다 되레 낮아졌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 역시 30일 고점 대비 20% 이상 떨어진 1만85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그럼 투자자는 챗GPT에 투자해 수익을 올렸을까. NH투자증권의 ‘NH데이터’에 따르면, 8월 29일 기준 코난테크놀로지에 투자한 3254명(NH투자증권 고객 기준)의 투자자 중 수익을 보고 있는 투자자는 10.3%에 불과했다.

나머지 89.7%의 투자자는 평균 19.9%의 손실을 기록 중이었다. 데이타솔루션은 87.3%(투자자 1643명), 오픈엣지테크놀로지는 90.0%(투자자 4375명)의 투자자가 손실을 입고 있었다. 

이는 2차전지 핵심소재인 리튬 관련주도 마찬가지였다. 리튬 사업을 확대한다는 소식이 처음 알려진 3월 23일 이브이첨단소재의 주가는 1870원이었는데, 단 한달 만에 635.8% 상승하며 4월 18일 1만3760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현재 주가는 4790원이다. 3월 말 주가 1870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오르긴 했지만, 이 회사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보고 있는 투자자는 92.7%(투자자 1만3661명)에 달한다. 급등세에 올라탄 게 손실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테마주에 베팅했다가 손실을 입은 이들 중 99% 개인투자자였다.[사진=뉴시스] 
테마주에 베팅했다가 손실을 입은 이들 중 99% 개인투자자였다.[사진=뉴시스] 

■ 변동성 커진 테마주 = 어찌 보면 여기까진 약과다. 최근 나타난 초전도체, 맥신, 양자컴퓨터와 관련한 테마주는 더 위험해 보인다. 기술 검증과 상용화 시기가 명확하지 않은 데도 주가가 가파르게 치솟은 테마주가 숱해서다. 

초전도체 테마주에 속한 덕성의 주가는 지난 7월 27일 3680원에서 8월 16일 1만3240원으로 치솟은 후 하락세를 탔고, 8월 30일엔 7710원으로 떨어졌다. 13거래일 동안 259.7% 상승하고, 10거래일 만에 41.7%가 하락한 셈이다. 덕성을 포함한 초전도체 테마주 3종목(서남·신성델타테크)의 고점 대비 8월 30일 기준 평균 주가 하락률은 35.8%에 이른다. 

맥신 테마주의 흐름도 비슷했다. 8월 21일 3개 종목(나인테크·태경산업·휴비스)이 나란히 상한가를 기록하며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이후 주가는 아래로 흘렀다. 8월 30일 기준 평균 주가 등락률(최고가 대비)은 –22.6%였다. 

그나마 가장 최근 등장한 양자컴퓨터 테마주의 성적표가 가장 양호했다. 8월 23일 상한가를 달성하며 3870원까지 오른 드림시큐리티의 주가는 30일 3755원으로 소폭(-2.9%) 하락했다. 우리로는 8월 28일 2750원에서 2595원(8월 30일)으로, 8월 29일 7920원을 찍은 코위버의 주가는 7570원을 기록하며 각각 5.6%, 4.44% 하락했다. 평균 주가 등락률은 -4.3%(8월 30일기준)였다. 

문제는 관련주가 반등에 성공할지 계속해서 하락할지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다만, 앞선 테마주들의 결과가 좋지 않다는 걸 감안하면 장밋빛 전망을 하긴 쉽지 않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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