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컴퍼니 인사이트
기업가치 3조원 무신사 현주소
이커머스 시장 성장세 둔화
옴니채널 전략 성과 중요
적자 키운 자회사도 과제
티켓 리셀 서비스 철수

‘무신사’가 가장 핫한 동네로 꼽히는 서울 성수동을 장악하고 있다. 기존 사옥 외에 신사옥 두곳을 그곳에 건립하면서다. 지난 7월엔 2000억원대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몇몇 직원 복지 플랜은 철회했다. 두둑하게 실탄을 확보한 상황에서 무신사는 왜 ‘복지’를 줄인 걸까.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추가 성장을 위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사진=뉴시스]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추가 성장을 위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사진=뉴시스]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서울 성수동 일대를 ‘무신사 타운’으로 만들고 있다. 기존 본사 사옥 외에 ‘무신사 E1’ ‘무신사 E2’ 등 신사옥을 구축하면서다. 그중 연내 입주를 앞둔 무신사 E1은 브랜드 팝업스토어, 사내 어린이집, 사무실 등으로 사용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최근 무신사가 사내 어린이집 계획을 철회했다. 이를 두고 한편에선 “수익성을 고려한 조치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내 어린이집은 직원 복지 차원에서 운영하는 만큼 고용유지비를 줄이는 긴축에 나선 것 아니냐는 거다.

무신사 관계자는 “올해 어린이집을 이용할 임직원 수가 적다는 점을 고려해 계획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무신사 측의 설명처럼 계획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그럼에도 짚어볼 건 있다.

지난 7월 무신사는 ‘투자 빙하기’를 뚫고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으로부터 시리즈C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투자 규모는 2000억원대에 달했다. 이렇게 실탄을 두둑하게 확보한 상황에서 직원 복지 계획을 축소한 건 그보다 시급한 과제가 많다는 얘기다. 한가지씩 짚어보자.

■ 과제➊ 경쟁 = 무신사는 이번 신규 투자 유치에서 투자자들로부터 3조~4조원대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무신사로선 그만큼 투자자들의 니즈를 충족해야 할 때란 말인데, 문제는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9년 세자릿수(104.9%)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던 무신사 역시 지난해엔 두자릿수 성장률(53.5%)에 그쳤다.

여기에 오프라인 소비가 회복하면서 백화점까지 무신사의 경쟁 채널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디스이즈네버댓’ ‘마뗑킴’ 등 무신사 내에서 인기몰이에 성공한 ‘K-패션’ 브랜드들이 속속 백화점에 둥지를 틀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경영학) 교수는 “오프라인 소비가 회복하는 만큼 무신사가 어떤 옴니채널 전략을 짜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 과제➋ 신사업 = 신사업의 성과가 아직 부진하다는 점도 무신사의 과제다. 지난해 무신사는 개별 기준 매출액 6451억원, 영업이익 53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60.3% 증가, 19.7% 감소한 실적이다.

문제는 자회사 실적을 합산한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점이다. 같은 기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585억원에서 31억원으로 94.7%나 줄었다.

무엇보다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을 운영하는 자회사 ‘에스엘디티(SLDT)’의 적자 규모가 컸다. 에스엘디티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27억원이었다. 리셀 플랫폼의 고질적 문제인 ‘가품’ 논란 해소를 위해 제품 검수 등에 투자를 계속하고 있지만, 경기 침체 등으로 리셀 수요가 감소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7월엔 기존 신발·의류 대비 가품 논란에서 자유로운 ‘티켓(공연)’으로 서비스를 확대했지만 이마저도 2개월여 만에 철수(9월 16일 예정)했다. 리셀 과정에서 티켓 가격이 과도하게 오르고, 아티스트와 저작권자의 관리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새어나왔기 때문이다. 

무신사가 주력하는 해외 사업에서 성과를 내는 데도 시간이 필요할 거란 전망이 많다. 무신사가 2021년 설립한 일본 법인 ‘무신사 재팬’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1430만원을 내는 데 그쳤다.

서용구 교수는 “일본 내 한류 열풍이 불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면서도 “일본의 경우 유통망부터 소비자의 스타일까지 한국과 차이점이 많은 만큼 시장을 공략하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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