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視리즈] 위험한 투자 테마주➊ 
2020년 이후 테마주 기승 
제약·바이오, 2차전지, 코로나…
2021년 메타버스와 NFT
2022년 태·조·이·방·원 유행
2023년 테마주 독해져
학설 하나 만으로 주가 출렁
변동성 심해 투자 유의해야

올해 들어 테마주가 더 독해졌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더스쿠프 포토]
올해 들어 테마주가 더 독해졌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더스쿠프 포토]

# “호랑이(주도주) 없는 골(주식시장)에 토끼(테마주)가 왕노릇을 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 주식시장을 빗댄 말이다. 겉으로 보면 국내 증시는 부진에 빠졌다. 주가지수는 박스권 흐름을 보이고 있다. 알 수 없는 기준금리 방향성, 경기침체 우려 등이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 테마주는 다르다.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수익률이 500%를 넘었다’ 등 긍정적 소식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온다. 그럼 실제로도 그럴까. 

#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초전도체·맥신·양자컴퓨터 등 올해 증시를 달궜거나 달구고 있는 테마주들은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면서 투심投心을 위축시키고 있다. 이전과 달리 ‘검증되지 않은 기술이나 학설’에 테마주가 엮이면서다.  2023년 테마주를 ‘신기루’라고 일컫는 이들이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테마주 열풍에 빠진 국내 주식시장은 괜찮은 걸까. 더스쿠프 視리즈 ‘위험한 투자 테마주’ 첫번째 편이다.   

바야흐로 ‘테마주 시대’다. 열풍을 넘어 ‘대란 조짐’까지 느껴진다. 투자자가 ‘하나의 이슈에 반응하는’ 테마주에 열광하는 까닭은 간단하다. 이슈를 등에 업은 종목에 베팅하면 주가 급등을 노릴 수 있어서다. 

말이야 쉽지만, 주식 투자로 알짜 수익을 챙기는 건 어렵다. 기업의 실적과 펀더멘털, 투자자들의 수급 상황, 기업이 속한 산업의 전망 등 챙겨야 할 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투자에 필요한 요소를 모두 체크하고, 분석해도 성공을 장담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주가를 예측하는 건 신神의 영역이어서다. 이런 면에서 테마주는 투자자의 관심을 한몸에 받기에 충분하다. 다만, 이 지점에서 우리가 확인해야 할 게 있다. 테마주는 정말 투자자에게 ‘큰 선물’을 줬느냐다. 먼저 최근 나타난 테마주의 특징부터 살펴보자.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 테마주 열풍이 불고 있다. 사진은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양자컴퓨터 모형.[사진=뉴시스]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 테마주 열풍이 불고 있다. 사진은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양자컴퓨터 모형.[사진=뉴시스] 

■ 2020년 제약·바이오 =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몰아치면서 등장한 테마주는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을 중심으로 한 테마주다. 대장은 코로나19 테마주의 대명사로 불리는 신풍제약 우선주였다. 

2020년 1월 2일 5960원으로 시작한 신풍제약 우선주의 주가는 그해 9월 4일 24만3500원으로 치솟았다. 수익률은 무려 395.5%. 100만원의 투자금이 4085만5000원으로 불어나는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진 거다. 

이 시기에 투자자들이 쏠린 건 신풍제약만이 아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0년 주가상승률 상위 10개 기업에 이름을 올린 제약·바이오주는 5개로, 신풍제약 우선주(1955.3%)·신풍제약(1612.7%)·진매트릭스(1124.0%)·엑세스바이오(970.3%)·진원생명과학(878.2%)이었다. 이밖에도 멕아이씨에스(인공호흡기) 등 코로나19 테마주도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흥미롭게도 2020년엔 제약·바이오주만 펄펄 난 게 아니다. 또다른 테마주도 큰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는데, 주인공은 우선주다. 그해 6월 국내 조선업계에 호재가 날아들었다. 국내 조선3사가 카타르 국영석유회사와 100척 이상의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건조 수주 예비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었다. 

개별 수주 금액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주식 시장의 돈은 삼성중공업 우선주로 몰렸다. 그해 6월 1일 5만4500원이었던 주가는 10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달성하며 6월 17일 74만4000원으로 수직상승했다. 한 종목의 주가가 10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것은 2015년 6월 주식 시장의 일평균 가격제한폭이 ±30%로 변경한 이후 최초였다. 

■ 2021년 NFT·메타버스·가상화폐 = 2021년 테마주의 키워드는 비대면이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비대면 관련주가 테마주로 떠올랐다. 가장 큰 수혜를 본 종목은 게임 관련주다. 이는 그해 주가 상승률 상위 종목을 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위메이드맥스(1502.7%), 위메이드(814.7%), 데브시스터즈(628.0%), 컴투스홀딩스(544.5%), 네오위즈홀딩스(487.2%) 5개 종목이 2021년 주가 상승률 상위를 차지했다. 위메이드는 게임 미르의 흥행과 위믹스 코인 발행으로 급등했고, 데브시스터즈는 게임 ‘쿠키런’의 인기로 주가가 치솟았다. 

여기에 국내 증시를 휩쓸었던 메타버스와 NFT(대체불가능한 토큰) 테마주 열풍도 게임 관련주의 상승세를 부추겼다. 메타버스 관련주 엔피의 주가가 442.4% 상승한 것도 테마주 열풍의 힘이었다.

■ 2022년 테마주 전성시대 = 지난해는 테마주 열풍의 전초전이었다. 인플레이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리튬,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2차전지·방산·원자력) 등 숱한 테마주가 급등과 급락을 반복했다. 지난해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테마주 종목은 리튬 관련주인 하이드로리튬이었다. 이 회사의 주가는 연초 1430원에서 연말 2만2900원으로 1501.4% 상승했다. 11월에는 주가가 2만900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12거래일 만에 1223.8%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도 있다. 한국ANKOR유전이다. 지난해 12월 14일 28원이던 주가는 마지막 거래일인 29일 278원으로 상승했다. 한국ANKOR유전은 투자금을 유전에 투자하는 상장펀드다. 

지난해 12월초까지만 해도 투자자의 관심 밖에 있던 이 종목이 급등한 이유는 무상증자와 미국 멕시코만에 보유하고 있던 앵커 유전 매각 소식이었다. 유전을 매각한 자금을 배당에 사용한다는 소식이 주가를 끌어올렸지만 시장에선 경고음이 커졌다. 유일한 보유 자산인 유전을 매각하면서 사실상 껍데기만 남았기 때문이었다. 더 이상 배당을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 펀드가 조기 청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투자자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 2023년 럭비공 테마주 = 올해는 그야말로 테마주 전성시대다. 2차전지를 시작으로 초전도체·맥신·양자컴퓨터까지 다양한 테마주가 뜨고 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문제는 테마주의 변동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2020~2022년 등장했던 테마주는 어렴풋이나마 실체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 나타난 테마주는 ‘검증되지 않은 기술 소식’ 하나에도 출렁인다. 그렇다면 올해 등장한 테마주는 어떤 흐름을 보였을까. 이 이야기는  視리즈 ‘위험한 투자 테마주’ 두번째 편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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