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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3Q 실적발표
역대 최대 실적 달성 기염
SM 시세조종 의혹 변수
대주주 논란 다시 수면 위로
“대주주 영향 아무것도 없다”
카뱅 말처럼 정말 그럴까

카카오뱅크가 올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사진=뉴시스]  
카카오뱅크가 올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사진=뉴시스]  

대주주 논란으로 우울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카카오뱅크에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3분기 실적이다. 8일 카카오뱅크는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이 2793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2025억원) 대비 37.9%(768억원)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3분기 실적만 놓고 봐도 나쁘지 않았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954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787억원)보다 21.2% 증가했다. 올 1분기에 기록한 당기순이익 1019억원과 비교하면 소폭 감소했지만 3분기 기준으론 이 역시 역대 최대다.

카카오뱅크의 실적을 이끈 건 이자수익이다. 여신 규모가 큰 폭으로 늘면서 이자수익이 크게 증가했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말 기준 여신 잔액은 37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27조5000억원)보다 9조6000억원(34.9%) 증가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가 눈에 띈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기준 주담대 잔액은 5조5200억원으로 지난해 말 2조3560억원의 2.3배가 됐다. 대출은 늘었지만 연체율은 올 0.49%로 지난 2분기(0.52%) 대비 0.03%포인트 떨어졌다. 2분기 연속 하락세다.

문제는 앞으로다. 카카오의 시세조종 의혹이 ‘잘나가는’ 카카오뱅크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수사 결과에 따라 카카오뱅크의 대주주가 변경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카카오뱅크 측은 “대주주 변경 리스크가 은행 영업에 미칠 영향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 8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카카오뱅크는 비즈니스를 시작할 때부터 카카오톡과는 별도의 앱으로 성장해왔다”며 “카카오에서 기인하는 영업 우려는 없다”고 밝혔다.

마이데이터‧신용카드 등 대주주 리스크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사업에 관한 의견도 밝혔다. 금융당국은 지난 5월 카카오의 시세조종 의혹 수사를 이유로 카카오뱅크의 마이데이터 본허가 심사를 보류하기로 했다. 지난 10월엔 카카오뱅크의 신용카드 사업 인허가 심사도 중단했다.

김석 COO는 “라이선스 이슈는 시간문제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건 모두 준비한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법적 제약이 없는 신규 라이선스도 검토하고 있다”며 “취득할 수 있는 라이선스는 취득하기 위해 노력하고, 소비자와 이용자가 필요로 하는 금융 서비스는 지속적으로 공급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대주주 변경 이슈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밝힌 셈이다.

[자료 | 카카오뱅크]
[자료 | 카카오뱅크]

하지만 시장도 같은 생각인지는 의문이다. 카카오뱅크의 성장에 카카오 후광이 작용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어서다. 이는 카카오뱅크의 주가 흐름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한 지난 8일 2만300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0.66%(150원) 상승하는 데 그쳤다.

실적발표 직후 주가가 2만4200원(5.91%)까지 상승했지만, 이내 하락세로 돌아서며 상승분을 반납했다. 개인투자자가 277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게 주가에 나쁜 영향을 미쳤다. 대주주 리스크를 의식하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는 의미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에게 소환을 통보한 지난 10월 19일 이후 카카오뱅크의 주가 분석 보고서를 발표한 증권사는 한곳도 없다”며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시점이라는 걸 감안하면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대주주 이슈가 카카오뱅크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영업에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호언처럼 카카오뱅크는 카카오를 떼고도 ‘카뱅’일까.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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