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겨울을 뚫고 노란 꽃잎을 밀어 올리는 복수초의 강인한 생명력처럼 제주문학관은 다시 도약하는 제주문학의 거점이 될 것입니다. 이제 그 길에 다다르는 작은 이정표 하나를 세웁니다.”2003년 제주 문학단체에서 제주문학관 설립을 공론화한 이래 무려 18년 만에 결실을 맺은 제주도립 제주문학관. 23일 제주시 도남동에서 개관한 제주문학관의 상실전시실은 이런 문구로 방문객들을 맞이했다. 초대 제주문학관 명예관장으로 위촉된 강용준 소설가는 “참으로 감개무량합니다. 문학은 예술의 심장이고 예술의 꽃입니다. 제주문학관이 제주예술의 랜드
예술혼은 아름답다. 그 혼을 작가 한명이 ‘단신’으로 뿜어냈을 땐 더 숭고한 의미를 갖는다. 박내후는 ‘무상無常의 시대 무변無變의 예술혼’을 쏟아부은 작가다. 1971년 홍익대 동양화과를 졸업한 그는 오랜 기간 충남 아산의 ‘방현제’ 화실에서 그림을 그렸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교직 생활도 겸했다. 그럼에도 그의 작품은 내력來歷을 품은 명검처럼 선이 명확하고 깊이가 있어 여러 사람에게 감명을 줬다. 그는 다음과 같은 뜻을 세우기도 했다. “한 번만 봐도 감명을 줄 수 있는 작품을 하겠다.” 하지만 그는 숭고한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한국 리얼리즘 사진의 선구자 고故 임응식(1912~2001년) 작가를 만나는 자리가 오랜만에 마련된다. 앞선 세번의 회고전에서 채 담아내지 못했던 작가의 1940~1960대 사진에 초점을 맞춘 네번째 회고전이다. 작가의 사진세계를 정리한 사진집 출판과 함께 열리는 사진전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임응식은 생전 ‘한국 사진의 대부’ ‘사진계의 살아있는 역사’라는 칭송을 받아온 인물이다. 사진가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진단체를 결성해 사단寫壇 형성에 힘써온 행정가이자 평론가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사진제도의 기틀을 형성하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해
“누가 진짜 이 그림을 그렸는지 아무도 모르겠지.” 팀 버튼 감독의 영화 ‘빅 아이즈(2014년)’는 보수적인 미국 사회에서 남편 뒤에 숨어 그림을 그리던 주인공 마가렛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자신의 그림을 팔아 부와 명예를 누리는 남편이 진짜 화가 행세를 하는 것을 보고 진실을 밝히기로 결심한다는 내용이다. 널리 알려졌다시피 ‘빅 아이즈’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팀 버튼 감독이 작품 여러 점을 소장할 정도로 흠모하는 화가의 실제 이야기를 스크린에 옮겼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영화 속 등장인물의 이름이기도 한 마가렛 킨(Mar
국립중앙도서관은 9월 10일(화)부터 10월 31일(목)까지 본관 1층 열린마당에서 ‘고바우 영감, 하늘의 별이 되다’ ‘김성환 화백 회고전(展)’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대한민국 현대사를 고뇌하느라 머리카락이 뭉텅뭉텅 빠져 정수리에 털 한 올만 남긴 고바우 영감님’을 그린 우리나라 신문 연재만화의 선구자, 고(故) 김성환 화백을 추모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1996년 고(故) 김성환 화백… 원화‧소장품 등 376점 국립중앙도서관에 기증1996년 국립중앙도서관에 설치된 고바우 문고는 고(故) 김성환 화백이 직접 기증한 만화 원화,
[뉴스페이퍼 = 김보관 기자] 8월 31일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야외무대에서 문학주간 2019 “문학, 다음으로 가는 길” 개막식이 열렸다. 문학주간 2019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행사로 오는 9월 7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문학주간은 2016년부터 매해 다른 슬로건으로 개최됐다. 올해는 “문학, 다음으로 가는 길”이라는 슬로건으로, 다양성이 강조되는 오늘의 문학과 한국문학의 미래를 조망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개막식 오프닝 공연과 사회는 싱어송라이터 이한철이 맡았다. 객석에는 주말을 맞아 공원을 찾
날씨가 선선해지고 독서를 즐기기 좋은 계절인 가을이다. 독자의 마음을 풍요롭게 할 문학 행사가 찾아온다. 문학 행사는 책과 독자의 거리를 좁힌다. 일상생활에 벗어나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다 줄 것이다. 행사에 참여한 독자는 단순히 독서행위에 그치지 않고 문예지를 논하고, 책방 거리를 산책하며 생소한 문학작품을 접하는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오는 9월에 열리는 “문학주간 2019 문학, 다음으로 가는 길” 에는 박완서·최인훈·황현산 등 타계 작가 회고전과 문단 권력으로 논의되는 등단제도와 문학의 경계 대담이 이뤄진다.
(사)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 주최, 제19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집행위원회 주관으로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이하 네마프)가 시작되었다. 지난 15일 제19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이하 네마프) 개막식이 진행된 것이다.네마프는 인권, 젠더, 예술감수성에 초점을 맞추어 디지털영화, 실험영화, 비디오아트, 대안영상 등 미디어아트와 전시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축제의 장이다. 올해에는 24개국 140편의 대안영화, 미디어아트 분야의 영화감독, 작가 등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올해 네마프의 주제는 젠더X국가이다. 전 세계에서 이
국내 유일의 영화와 전시를 아우르는 뉴미디어아트 대안영상축제인 제19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www.nemaf.net, 이하 네마프2019)이 오는 8월 15일부터 8월 24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 롯데시네마 홍대입구 1관 2관, 서교예술실험센터, 아트스페이스오, 미디어극장 아이공 등에서 다채롭게 개최된다. 이번 제19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은 인권, 젠더, 예술감수성에 초점을 맞추었으며 대안영화, 디지털영화, 실험영화, 비디오아트 등 뉴미디어아트 영상과 전시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약 28개국 120여편의
유럽 최고의 페미니즘 시네아스트로 꼽히는 마를린 호리스(Marleen Gorris) 감독의 대표 작품들이 ‘제19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이하 네마프2019)’의 작가 회고전에서 특별 상영된다.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은 국내 유일의 영화, 전시를 함께 선보이는 뉴미디어아트 대안영상축제로 2000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19회째를 맞고 있다. 대안영상에 대한 젊은 감독, 신진작가들의 참신한 작품을 발굴해 상영, 전시 기회를 제공하며 현재까지 약 2천여 편의 국내외 작품을 발굴하고, 약 1000여 명의 뉴미디어 대안영화와 미디어아트 작가들
동성애자 빌리보이, 도라에몽과 친구들, 신라 토기의 복제본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좌대 위에 서있다. 작품명은 ‘네가 알아내라 You figure it out’다. 무슨 의미일까. 또 다른 작품 ‘네 머리를 써라 Use your noodle’ 는 철학자 니체, 컴퓨터 발명가 콘라드 등 중요 업적을 남긴 인사부터 프로레슬러 헐크 호건, 액션 스타 척 노리스 등 코믹 이미지의 대중 스타들까지, 그들이 남긴 어록들이 국수 다발에 적혀 있다.수수께끼 같은 작품들 앞에서 관람객들은 뭔가 알쏭달쏭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15년째 부부 작가로 활동
벨기에는 만화 강국이다. 세계에서 일본인 버금가는 만화광이 벨기에 사람들이다. 벨기에에서 탄생한 만화 주인공들 중 가장 유명한 캐릭터가 바로 ‘땡땡(Tintin)’이다. 땡땡은 벨기에 작가 에르제(Hergeㆍ1907~1983년)가 그린 ‘땡땡의 모험’ 주인공으로,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인기 캐릭터다. 세계 탐정만화의 진수라 불리는 ‘땡땡의 모험’은 만화 작품 사상 최고 낙찰가를 매년 경신하며 전 세계에서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작품이다. 벨기에의 문화유산급 캐릭터 땡땡이 한국을 찾았다. 땡땡 탄생 9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회고
단색화의 거장 윤형근의 작품은 깊고 간결해서 아름답다. 그는 ‘무심無心한’ 작품들을 통해 한국 전통 미학이 추구했던 수수하고 듬직한 ‘미덕’을 현대적 회화 언어로 풀어냈다. 스스로를 ‘천지문天地門’이라 명했던 윤형근은 하늘을 뜻하는 청색과 땅의 색인 암갈색을 섞어 ‘오묘한 검정’을 탄생시켰다. 그 거대하고 순수한 검정 앞에 관객은 ‘심연深淵의 세계’에 빠져들게 된다.한국 단색화를 대표하는 윤형근(1928~2007년)의 회고전이 12월 16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다. 미공개작을 포함한 작품 40여점, 드로잉 40여점, 아
[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국내 최대의 대안영상 예술 축제 “서울 국제 뉴미디어 페스티벌(이하 네마프)”이 8월 15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된다. 국내 뿐 아니라 세계의 여러 장르의 뉴미디어 영상을 폭넓게 소개하는 네마프는 올해에는 네덜란드 특별전과 더불어 일본의 아방가르드 영화를 대표하는 두 작가를 소개한다. 네마프에서 소개되는 두 명의 일본 감독은 마츠모토 토시오 감독과 이토 타카시 감독이다. 17년 작고한 마츠모토 토시오 감독은 1960년대부터 1990년대에 이르기까지 일본의 아방가르드 영화 영상에 기초를 닦은 선구자로 꼽히
[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제18회 서울 국제 뉴미디어 페스티벌(이하 네마프)이 8월 15일 개막식을 진행하고 9일 간의 대장정을 시작했다.네마프는 상영과 전시를 함께 진행하며 여러 장르의 뉴미디어 영상을 폭넓게 소개한다. 특히 대안영상이라 불리는 작품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영상 예술 축제로, 올해로 18회 째를 맞이한다.8월 15일 개막작 상영을 시작으로 오는 24일까지 15개국 137편의 작품을 서울아트시네마, 인디스페이스, 문화비축기지, 서교예술실험센터, 아트스페이스오 등에서 상영, 전시할 예정이다다. 개막식에는 주한네덜란
베어브릭과 목각인형 컬렉션으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보유한 알렉산더 지라드는 20세기 모더니즘 디자인을 대표하는 예술가다. 그는 디자이너이자 건축가로서 일했으며, 큐레이터, 전시디자이너, 디자인 스튜디오 기획자, 포크아트 수집가로 다방면에서 활약했다. 탁월한 색감과 구성을 바탕으로 한 그의 실내장식은 이전 시대의 문화적 배경과 맥락을 함께했다. 냉전시대를 기점
앤디 워홀과 로이 히텐슈타인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팝아트가 1960대에 등장했다면 영국의 팝아트는 그보다 앞선 1950년대에 등장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소비주의 사회가 들어서면서 영국의 팝아트도 시작됐다. 영국 팝아트의 대표 작가 중 한명이 리처드 해밀턴이다. 그는 20세기 중반 현대사회를 새로운 관념과 시각으로 바라봤다. 특히 현대사회의 ‘대량생산’
[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많은 경험을 하고, 그로 인해 많은 것들을 얻는다. 타인과의 관계, 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 미래에 대한 꿈. 이렇듯 삶속에서 우리는 많은 것들을 접하고 알게 된다. 하지만 이는 반대로 얻은 것들을 언젠가 잃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노년이 닥치면 인간은 많은 것들을 잃게 된다. 타인과의 관계는 죽음으로서 끝을 맺을 것이며, 그렇게 되면 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은 더 이상 필요치 않게 된다. 미래에 대한 꿈 역시 이루든 이루지 못하든 결국 그만두게 되는 순간이 올 것이다. 지난
[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지난 25일 종로구 인사동에 위치한 보고사 갤러리에서는 문화재단 KIHO가 주관한 정기호 화가 작품전 “가을소풍, 가을소품전” 이 개최되었다. 이에 뉴스페이퍼는 지난 28일, 보고사 갤러리에 방문해 정기호 화가의 아내 조경석씨와의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정기호 화가는 일본 오카야마에서 출생하였으며 아홉 살 때 한국으로 건너와 남원에 정착하였다. 1977년 그로리치 화랑(현 갤러리 평창동)에서 처음으로 그림 전시를 하였으며, 1995년부터는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했다. 정기호 화가는 2003년 “파리국립미술
[뉴스페이퍼 = 남유연 객원칼럼니스트] 세상에는 다양한 형태의 아름다움들을 담은 예술작품들이 있다. 그 중에는 매니악한 방식의 예술도 존재한다. 불편함과 괴로움을 수반하는 그로테스크의 예술이 그렇다. 그로테스크 초현실주의 애니메이션의 거장 ‘얀 슈반크마이에르’의 회고전이 네마프(The 17th Seoul International New Media Festival)에서 열렸다. 얀 슈반크마이에르 감독의 작품들은 기괴함과 섬뜩함을 수반한 그로테스크로써 날카롭게 인간의 내면, 사회상, 정치상을 표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8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