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조율사」궈창성 지음 | 민음사 펴냄남다른 음악적 재능을 지닌 피아노 조율사와 아내를 잃고 나서야 그녀와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게 된 사업가가 함께 ‘피아노’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1990년대 말을 배경으로 동성애자인 주인공이 출신 계급의 한계, 정체성 혼란 등을 겪으며 예술의 극치인 ‘무아’를 추구하는 과정을 담았다. 비극적인 운명, 복잡하고 미묘한 인간성의 탐구, 그리고 삶의 마지막 구원을 이야기하는 듯한 결말의 암시는 전율과 감동을 선물한다.「나이트비치」레이철 요더 지음 | 황금가지 펴냄두살배기 아이의 엄마
# 오전 5시 50분. 알람이 울리기 전에 조용히 눈을 뜹니다. 배달시킨 커피 원두를 꺼냅니다. 가위로 모서리만 조금 자릅니다. 진한 원두 향이 잠을 깨웁니다. 그라인더 3인분 표시선까지 원두를 넣고 복도 쪽 방으로 들어갑니다. # 문을 닫고 방석으로 그라인더를 덮고 커피를 갑니다. 덕분에 아무도 깨어나진 않았네요. 그렇게 만든 커피를 보온병에 담습니다. 물병도 챙기고, 작은 1인용 돗자리도 챙깁니다. 읽고 싶었던 책과 겉옷도 챙깁니다. 혼자 잠시 소풍을 다녀오려 합니다. # 사전투표를 마친 덕분에 하루 휴가가 생겼습니다. 점심엔
# 우리는 視리즈 ‘이통사 멤버십의 비밀’ 1편에서 이동통신사 3사가 지난 몇년에 걸쳐 무료 영화 관람, 편의점 할인, OTT 할인 등 다양한 멤버십 혜택을 줄여온 것을 사례를 들어 꼬집었습니다. 이는 멤버십 서비스를 보고 알뜰폰보다 비싼 통신사 요금제에 가입한 소비자 입장에선 속이 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통3사 관계자들은 “멤버십 변경은 제휴사와 논의 후 결정하는 일”이라면서 “이통3사가 마음대로 줄일 수 없다”는 주장을 펼칩니다. 하지만 이통3사가 새롭게 도입하거나 확대한 혜택들은 대부분 고가 요금제 이용자에게 집중돼
# 매월 1편씩 볼 수 있던 영화는 연 3번으로 줄었습니다. 편의점 1+1 상품은 추가할인 자체가 되지 않습니다. 음원 사이트에서 음악을 들을 때도, OTT를 볼 때도 이전과 같은 혜택을 누리기 힘듭니다. 이 때문일까요?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런 말이 나돕니다. “요즘 이통3사 멤버십 왜 그래?”# 이렇듯 이통3사의 멤버십 혜택은 지난 몇년간 알게 모르게 줄고 있었습니다. 멤버십을 보고 가입한 소비자들에게는 불만스러운 상황임에 분명합니다. 이대로 괜찮은 걸까요? 더스쿠프가 이통3사의 멤버십에 숨은 탐욕과 꼼수를 취재했습니다. 더스쿠프
# 우리는 視리즈 ‘요지부동 영화 관람료’ 1편에서 좀처럼 떨어질 것 같지 않은 영화 관람료를 꼬집었습니다. ‘1000만 관객’ 영화과 줄지어 나오고, 극장에 사람이 붐비는 등 영화관이 활기를 되찾았는데도 어째서인지 관람료는 수년간 그대로입니다.# 이를 두고 영화관 관계자들은 “관람료를 인하해도 기대효과가 높지 않다”는 반론을 내놓습니다. 또 다른 한쪽에선 “팬데믹 때보다 좋아지긴 했지만 어쨌거나 영화관 산업이 쇠퇴기를 맞은 건 비싼 관람료 탓이 아니라 OTT 때문”이란 주장을 내놓습니다.# OTT가 영화관 산업의 경쟁 플랫폼 중
# 영화관에 ‘봄’이 깃들었습니다. 주말 영화관이 흥행작을 보러온 관객들로 붐빕니다. 아이맥스 같은 몇몇 영화관은 연일 ‘매진 행렬’을 이룹니다. 이제 영화관에서 팬데믹의 그림자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1만4000원까지 치솟은 영화관 관람료는 2년째 그대로입니다. 팬데믹 국면에서 영화관들이 고육지책으로 꺼내든 게 ‘영화 푯값 인상’이었는데, 정작 실적이 좋아진 지금은 ‘가타부타’ 말이 없습니다.# 영화관들은 지금의 ‘푯값’을 어떻게 생각할까요? 상황이 더 좋아지면 ‘인하’를 생각하긴 할까요? 더스쿠프가 영화관 관람료에 다시
인류세라는 것이 있다. 인류세는 인류가 지구 지질이나 생태계에 미친 시대를 이야기한다. 인류세의 지질은 인류의 흔적으로 대표할 수 있는 핵실험 이후의 방사능, 플라스틱, 닭뼈가 땅에 묻히면서 생겼다. 좀 더 쉽게 이야기하면 인류가 생겨난 이래의 흔적이 땅에 남는 것. 그것이 바로 인류세다. 보통 인류세는 환경 오염과 기후 위기를 상징한다. 하지만 나는 인류세를 생각할 때마다 거대하고 오래된 역사책의 측면을 떠올린다.누구에게나 지층이 있다. 그것은 경험이기도 하고 사물이기도 하다. 레코드가 테이프가 되고 MP3 기기가 스마트폰이 됐듯
# 어느날 극장에서 팝콘을 먹었는데, 양이 예전 같지 않다. 알갱이도 작은 걸 보니 질도 의심스럽다. 같은 돈을 내고 ‘질 떨어진 팝콘’을 먹은 게 분명한데, 되돌아오는 업체의 말은 “기존과 똑같습니다”뿐이다.# 어디 이뿐이랴. 동네 고깃집 1인분도, 동네 식당 공깃밥도 달라졌지만 딱히 할 말이 없다. 우리나라만의 문제도 아니다. 미국ㆍ싱가포르 등 해외 각국도 법망 밖 음식의 슈링크플레이션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팬데믹 기간에 영화관을 찾지 않았던 김하늘(가명ㆍ26)씨. 최근 선호하는 작품들이 잇따라 개봉하면서 3주 연속 A영화
권력에 대항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웃음이다. 권력자들은 웃음거리로 전락할 바에는 차라리 공포의 대상이 되길 바란다. 세계대전 당시 아돌프 히틀러도 마찬가지였다. ‘광기’에 휩싸인 그에게 스크린 안에서 독재자를 조롱하고 웃음거리로 만드는 찰리 채플린은 ‘공포’였다. 속 시원한 ‘풍자’마저 어려워진 우리나라에서 권력자들을 공포에 떨게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희극배우 찰리 채플린과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 채플린은 1889년 4월 16일에 태어났고 히틀러는 나흘 후에 태어났다. 두 사람은 비슷한 콧수염을 길렀고 예술가를 꿈꿨다.
# 요즘 서울에서 가장 트렌디하다고 손꼽히는 곳. 패션ㆍ연예ㆍ화장품 등 유행에 민감한 기업들이 둥지를 튼 곳. ‘붉은 벽돌’ 건물이 레트로함과 트렌디함을 모두 간직한 곳. 그래! 요즘 서울에서 가장 핫한 지역인 성동구 성수동이다. 지금 같은 경기침체기에 2022년 1분기 이후 8분기 연속 ‘오피스 0% 공실률’을 기록하고 있으니, 그 인기를 짐작할 만하다. # 흥미로운 건 성수동의 변신이 ‘진행중’이란 점이다. 공장에서 지식산업센터로, 그리고 다시 고층 오피스로 밑그림이 달라지고 있다. 하지만 활력 넘치는 변화도 있지만 사라져가는
월세 0원. 관리비와 보증금만 내도 입점할 수 있다. 그런데도 1층부터 꼭대기층까지 공실투성이다. 하루에 50만명이 오가는 신도림역을 배후로 두고도 상황이 이렇다. 팬데믹에서부터 이어져온 침체 때문인지 전략의 실패 탓인지도 알 수 없다. 활력이 사라진 자리에 ‘무력함’이 들어찬 신도림 테크노마트의 추운 겨울로 들어가 봤다.‘안녕하세요. 13년 동안 제 삶의 터전이었던 곳, 오늘 그만둡니다. 그동안 너무 많은 사랑 넘치도록 주셔서 행복했습니다.’신도림 테크노마트 10층 식당가에 위치한 어느 ‘비빔밥 매장’엔 누군가 눈물을 꾹꾹 눌러
영화관 업계가 ‘아이맥스’ ‘4D’ 등 특별관을 확대하고 있다. OTT에 밀려 영화관을 찾는 소비자가 가파르게 줄자 프리미엄 전략을 꾀하는 셈이다. 그 선봉엔 업계 1위 CGV가 있다. CGV는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에서도 특별관을 늘리고 있다. 문제는 CGV의 프리미엄화가 영화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만 미치진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 5월 개봉한 ‘범죄도시3’은 천만고지를 넘어섰다. 11월 개봉한 ‘서울의 봄’ 역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쯤 되면 영화관도 대박이 난 셈인데, 어찌 된 영문인지 그곳을 훈훈하게 덮어줄 봄은 아직도 저
CJ CGV가 시장의 예상을 깨고 호실적을 냈다. 올해는 지긋지긋한 연간 적자 신세에서 탈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CJ CGV에 치명적인 상처를 남긴 팬데믹도 극복했다. 그런데도 박스권에 갇힌 주가는 도무지 움직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회사 주가가 영화 티켓값의 3분의 1에 불과하다는 건 굴욕에 가깝다. CJ CGV 주가는 다시 날 수 있을까. CJ CGV가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올 3분기 실적으로 매출 4076억원, 영업이익 305억원을 거뒀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77억원) 대비 무려 296.1% 증가했다. 코로
전 정부와 현 정부의 갈등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현 정부는 전 정부의 거의 모든 걸 부정하고 있고, 전 정부는 이를 거세게 비난하고 있다. 정치적 이념도, 철학도 모두 달라 보인다. 그런데 전 정부와 현 정부가 똑같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게 하나 있다. 국민의 세금으로 이뤄진 특활비의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거다. 납세자연맹이 두 정부의 특활비 내역을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해 6월 납세자연맹은 대통령실의 특별활동비ㆍ업무추진비ㆍ식사비ㆍ영화관람비 등의 내역을 공개할 것을 청구했다. 대통령실이 정보를 공개하지 않
# 한국인의 영화관 사랑은 각별합니다. 맘에 드는 영화는 ‘N회차 관람’을 마다치 않는 관람객이 숱할 정도죠. 문제는 영화관 티켓값이 최근 몇년간 무척 비싸졌단 점입니다. 이제 영화 1편을 보려면 티켓값만 1만4000원을 내야 할 지경이네요.# 그러는 사이 코로나19가 수그러들고, 영화관은 다시 활기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티켓값은 그대로입니다. 영화관 3사는 과연 티켓값을 내릴 생각이 있을까요? 더스쿠프(The SCOOP)가 한국 영화관의 티켓값을 다시 한번 점검해봤습니다. 이번엔 소비자가 영화 티켓값에 얼마나 부담
저성장이 이어지던 가운데 2020년 코로나19 사태까지 발생하며 우리의 일상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렀다. ‘청년실신’ ‘이생망’ 등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의 세태를 반영한 자조섞인 신조어가 연이어 등장했고, 치솟는 집값에 내집 없는 사람은 ‘벼락거지’가 됐다. 코로나19와 신조어 시리즈 1편에 이어 2편에선 2021년부터 현재까지의 신조어를 파헤쳐본다.2019년엔 부富를 과시하는 신조어 ‘플렉스(flex)’가 유행처럼 번졌다. 하지만 다른 쪽에선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청년들이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을 외치며 신음했다.
2017년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서 열린 미래투자 포럼에서 아랍의 한 젊은 왕자가 무대에 올라 초대형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5000억 달러 규모의 ‘네옴(NEOM) 시티’ 건설 계획이었다. 홍해 인근 사막에 들어설 이 도시는 기후를 제어할 AI 기술과 태양에너지를 이용한 친환경 시스템, 주민 숫자보다 많은 로봇을 갖춘 ‘꿈꾸는 이들’을 위한 도시라고 그는 설명했다. 야심 차게 계획을 밝힌 이는 베일에 싸여 있던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MBS) 왕세자였다. 당시 32세였던 그는 사우디뿐만 아니라 나아가 중동 전체를 재조직하
# 물가는 늘 속절없이 치솟았고, 그때마다 민생은 괴로웠다. 가벼워진 지갑으로 할 수 있는 건 점점 줄어들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식료품ㆍ가공식품 가격을 비롯해 외식비ㆍ교통요금 등 서민들의 삶과 밀접한 50개 품목의 물가를 분석한 결과를 보자. 현재의 물가를 2010년과 비교해보니, 13년 새 50개 품목의 물가는 46.2% 상승했다. 체감물가와 밀접한 가공식품은 61.7%나 치솟았다. 물가지수 상승률 28.7%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문제는 물가를 치솟게 만든 원인이 무엇이냐는 거다. 전통적 경제학을 그대로 따르면
긴 암흑기를 겪는 CJ CGV가 ‘1조원 실탄’ 확보에 나섰다. 몸값보다 큰 규모의 자금을 일거에 수혈받겠다는 게 이 회사의 계산이다.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꺼낸 마지막 결단이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CJ CGV뿐만 아니라 CJ 그룹사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한 건 심상치 않은 미래를 예고하는 듯하다.경영난에 빠진 CJ CGV가 승부수를 던졌다. 무려 1조원의 실탄을 한꺼번에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CJ CGV 입장에선 ‘배수진’을 친 것이나 다름없다. 이 회사의 시가총액이 6920억원(6월 20일 종가 기준)에 불과
여기 출산을 앞둔 신혼부부가 있다. 아이를 위해 목돈을 마련해보려 하는데, 쉽지가 않다. 아내가 안정도 취할 겸 지출을 줄이기 위해 집에서만 생활하는데도 가계부는 늘 마이너스다. 걱정이 태산인 이 신혼부부의 문제는 무엇일까. 더스쿠프(The SCOOP)와 한국경제교육원㈜이 이 부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한은서(가명·32)씨는 요즘 체중이 부쩍 늘었다. 올해 초 임신 사실을 확인한 후 식탐이 급격히 늘어난 탓이다. 삼시세끼 사이사이 간식은 기본이고, 밤엔 야식도 자주 먹는다. 원체 마른 체구라 겉으로 보기엔 티가 나지 않지만, 하루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