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컴퍼니 인사이트
3분기 호실적 기록한 CJ CGV
팬데믹 이전 수준 영업益 눈길
골칫거리였던 해외 실적 개선
티켓가격 올려 수익성도 확보
5000원 안팎인 주가는 문제
팬데믹 때보다 낮은 주가 수준
재무구조 개선 플랜 변수 생겨
호실적에도 웃지 못하는 CGV

CJ CGV가 시장의 예상을 깨고 호실적을 냈다. 올해는 지긋지긋한 연간 적자 신세에서 탈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CJ CGV에 치명적인 상처를 남긴 팬데믹도 극복했다. 그런데도 박스권에 갇힌 주가는 도무지 움직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회사 주가가 영화 티켓값의 3분의 1에 불과하다는 건 굴욕에 가깝다. CJ CGV 주가는 다시 날 수 있을까. 

호실적을 내고도 CJ CGV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호실적을 내고도 CJ CGV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CJ CGV가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올 3분기 실적으로 매출 4076억원, 영업이익 305억원을 거뒀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77억원) 대비 무려 296.1%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에 기록한 309억원(2019년 3분기) 수준까지 회복했다. 올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연속 흑자를 달성하면서 팬데믹 쇼크의 상처가 아물었음을 증명했다. 

호실적의 배경은 글로벌 사업 호조와 국내 극장 수익 개선, 두개다. 그간 적자를 내며 재무에 부담을 줬던 중국과 튀르키예에서 흑자전환 소식이 들려왔다. 국내 사업 실적도 좋았다. 매출 2074억원, 영업이익 131억원을 기록했다.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국내 영화 관람객 수는 기존의 65% 수준이었지만, 최근 몇년 새 40%가량 오른 영화관 티켓값 덕분에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4분기 전망도 밝다. 회사 측은 글로벌을 중심으로 영화 산업이 빠르게 회복하고 있어 4분기에도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CJ CGV의 증권가 실적 컨센서스는 1조6621억원, 영업이익 695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29.7% 증가, 영업이익은 턴어라운드할 전망이다. 

다만 호실적을 내고도 회복되지 않는 주가는 문제다. CJ CGV는 2일 5340원에 마감했다. 3분기 어닝시즌이 본격화한 10월부터 따지면 주가가 오히려 6.32% 하락했다. 바이러스가 활개를 치고 실적이 곤두박질치던 2020년과 2021년에도 이 회사 종가는 1만원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1만원은커녕 9월을 기점으로 4000~5000원대 박스권에 갇혀있다. 2004년 상장 이후 최저가 수준의 주가를 2개월째 유지하고 있다. 

주가 폭락의 주범은 CJ CGV가 지난 6월 ‘넥스트CGV’란 비전을 제시하면서 발표한 1조원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 플랜이다. 팬데믹을 통과하면서 악화한 부채비율을 개선하는 건 불가피한 일이었지만, 두개의 자금조달 방식이 시장의 불만을 샀다. 

CJ CGV는 이미 발행한 주식 수(4772만주)보다 큰 규모의 유상증자(7470만주)를 추진했다. 기존 1주의 가치가 이전보다 떨어질 게 뻔했고, 유증으로 확보한 자금 상당수를 채무를 갚는 데 사용한다는 점과 모회사 CJ의 유상증자 참여율이 낮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9월에 유상증자를 마무리했지만, 주가가 급락하고 신주 발행가액이 줄면서 목표로 삼았던 조달 계획을 달성하는 덴 실패했다. CJ CGV의 계획은 5700억원을 확보하는 거였는데, 실제론 4153억원을 얻는 데 그쳤다. 

재무구조 개선 플랜의 또다른 축이었던 ‘CJ 현물출자’는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CJ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전량을 CJ CGV에 넘기고, 그 대가로 신주를 취득하려고 했다. 

그런데 법원이 CJ올리브네트웍스 기업가치를 4444억원으로 평가해달라는 감정평가서를 받아들이지 않고 기각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주식 가치를 과대평가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CJ CGV 측은 항고를 통해 법원을 한번 더 설득해보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이를 법원이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이는 CJ CGV의 재무개선 계획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CJ CGV의 주가가 호실적에도 상승 탄력을 받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증권가에서 내다본 CJ CGV의 목표주가는 1만500원이다. 현 주가(5340원 2일 종가)보다 두배가량 상승할 수 있을 거란 얘긴데, 그렇다 하더라도 평일 영화 티켓 한장값(1만4000원)보다 낮다. 재무구조를 개선해 ‘넥스트 CGV’로 거듭나겠다는 CJ CGV는 난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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