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2기 내각 진용이 윤곽을 드러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자리를 넘겨받는 것을 비롯해 국토교통·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중소벤처기업·국가보훈부 등 6개 부처 장관 후보자들이 4일 지명됐다. 12·4 개각으로 바뀌는 6명의 1기 내각 장관들 모두 내년 4월 총선에 나올 움직임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으로선 경쟁력 있는 인물을 차출하고 싶겠지만, 정부 정책 책임자들이 동시에 썰물처럼 선거판으로 이동하는 모양새는 보기에 좋지 않다. 부처 장·차관이나 대통령 참모 이력이 ‘총선 후보 경력
미국의 호황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 한국은행은 내년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다시 낮췄다. 한국은 기업대출과 기업 파산신청이 늘고 기업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내년 경제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내년 경제를 끌어내리고 있는 소비 실종의 악순환을 알아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도 살펴봤다. ■ 한미 결정적 차이=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지는 이유는 여전히 미국 경제가 뜨거워서다. 미 상무부가 11월 마지막 주에 발표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잠정치는 속보치보다 0.3%포인트 상승한 5.3%를 기록했다
안정되는 듯했던 물가가 다시 뛰며 불안해졌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년 전보다 3.4% 올랐다. 6~7월 두달 연속 2%대였던 물가상승률이 석달 만에 3%대로 올라섰다. 폭염·폭우 여파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며 영향을 미쳤다. 국제유가가 다시 오른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앞으로가 더 문제다. 추석이 코앞인데 ‘금사과’로 불릴 정도로 명절 성수품인 과일값이 크게 올랐다. 올가을 과일 가격은 봄철 저온 피해와 여름철 호우의 영향으로 작황이 부진해 지난해보다 전반적으로 비쌀 것으로 관측됐다(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전망). 게다가 국제유가는 9
한국 경제를 지켜보는 나라밖 시선이 여간 걱정스럽지 않다. 내로라하는 국제금융기구나 투자은행이나 마찬가지다. ‘위드 코로나’ 전환에 따른 소비 증가와 에너지난 완화 등을 근거로 세계경제와 대다수 국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면서도 유독 한국 경제의 성장률은 그전 전망치보다 낮췄다.1월말 국제통화기금(IMF)이 그렇게 했다. 세계경제는 물론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EU)의 성장률이 모두 반등할 것이라면서도 한국은 지난해 10월 전망치보다 하향 조정했다. 그 바람에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1.7%)가 1998년 외환
“난방비 폭탄을 맞았다. 남은 겨울을 어떻게 나야 할지 걱정이다.” 최근 가스요금 고지서를 받아든 상당수 국민이 내놓는 푸념이다. 윤석열 정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난방비 관련 대책이 없다는 게 비판의 골자인데, 정부와 여당은 “문재인 정부가 끓어오르는 국제 가스 가격을 제대로 가스요금에 반영하지 않은 탓”이라면서 또 전前 정부 탓을 늘어놓고 있다. 과연 옳은 주장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문재인 정부는 ‘실책失策’을 범했고, 윤석열 정부는 ‘실기失期’한 측면이 없지 않다. “문재인 정부가 무리하게 가스요금을 억제한 탓에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5일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이로써 한국과 미국 기준금리 차이는 0.00〜0.25%포인트로 좁혀졌다. 미국이 7월에 빅스텝(0.5%포인트 인상)만 해도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진다. 한미간 금리 역전이 현실화하면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과 원화가치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입품 가격이 올라 국내 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미국이 금리를 추가로 인상하기 전에 한국은행도 올려 금리차를 벌려야 한다. 시장에서 한은의 빅스텝 가능성이 거론되는
지난 5월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의 임명 동의안이 통과됐다. 후보 지명 후 47일 만에 총리 인준안이 가결됐다. 야당이 공직과 로펌을 오간 한 총리의 ‘회전문’ 행보를 결격 사유로 삼아 ‘임명 불가론’을 고수했던 탓이다. 중요한 건 이를 정치적 논쟁으로만 봐선 안 된다는 점이다. 회전문 인사는 공직사회의 투명성은 물론 국가의 중대한 정책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한덕수 국무총리의 임명 문제가 5월 20일 일단락됐다. 국회 본회의에서 총리 인준안이 가결되면서다. 여정은 험난했다. 청문회
[은성수 금융위원장]“DLF 사태 잘못 빌던 은행 맞나”“갑자기 은행이 파생결합펀드(DLF) 피해자가 된 것 같다.” 은성수(59) 금융위원장이 시중은행을 향해 쓴소리를 내뱉었다. 은 위원장은 11월 26일 열린 ‘동산금융 혁신사례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DLF 사태는 은행이 잘못한 것”이라며 “이번 대책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은행들이) 이제 고수익은 없다는 식으로 협박하면 안 된다”며 “엊그제까지 잘못했다고 빌었던 사람들이 맞나 싶기도 하다”고 꼬집었다.시중은행은 금융위가 DL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16일 역대 최저인 연 1.25%로 되돌아갔다. 그만큼 경기하강이 심상치 않음이다. 기준금리를 낮춘 한은은 물론 국내외 기관들이 잇따라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끌어내렸다. 올해 성장률이 정부 목표(2.4~2.5%)는커녕 2%도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런 판에 물가상승률마저 마이너스로 돌아서 ‘D(디플레이션)의 공포’도 커지고 있다. 문제는 지금이 바닥이 아닐 것이라는 점이다. 대내외 경제여건이 언제 폭풍을 몰고 올지 모른다. 미중 무역분쟁이 ‘스몰딜’ 합의를 이뤘다지만 여전히 불확실하고, 독일 등 유럽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경제라인 투톱을 전격 교체했다. 현 정부의 핵심 정책기조인 소득주도성장과 일자리 정책을 주도해온 김수현 정책실장, 윤종원 경제수석을 경질한 것이다. 경제실적 부진에 대한 문책 성격이 짙다. 김수현 정책실장은 임명된 지 7개월 만에 물러났다. 윤종원 경제수석도 1년을 채우지 못했다. 문 대통령이 집권 3년차를 맞아 정책 성과를 강조하는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작금의 경제 상황은 자못 심각하다.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마저 7개월 연속 감소세다. 1분기 해외직접
공공기관 평가 낙제점 우수수17개 공공기관이 경영실적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기획재정부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7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를 열고, 총 128개 공공기관(공기업 35개, 준정부기관 93개)의 2018년 경영실적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총 128개 기관 중 가장 높은 ‘탁월(S등급 )’을 받은 기관은 한 개도 없었다. S등급 기관은 7년째 공석이다. ‘우수(A등급)’를 받은 공공기관은 20개로 전체 기관 중 15.6%의 비중을 차지했다. ‘양호(B등급)’는 51개(39.8%) 기관이 받았다. 40개(31.
대통령 앞에서 청년은 울었고, 경제계 원로들은 쓴소리를 했다. 지난 1일 문재인 대통령과 시민사회단체 대표 간담회에서 엄창환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대표가 “정권이 바뀌었는데 청년정책은 달라진 게 없다”며 울먹였다. 그의 눈물은 이 땅의 청년들이 마주한 팍팍한 현실 그 자체였다. 뉴스를 통해 이를 지켜본 많은 기성세대들이 미안함과 안쓰러움을 느꼈다.이틀 뒤 3일 청와대에 초청된 손님들은 경제계 원로였다. 총리나 경제부총리, 중앙은행 총재, 청와대 경제수석이나 장관을 역임한 인사들이다. 상당수는 정부가 밀어붙이는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
문재인 정부가 ‘경제팀 교체 카드’를 꺼냈다. 지지부진한 소득주도 성장정책의 성과를 내기 위해 관료 출신의 인사를 발탁했다. J노믹스의 콘셉트를 잘 이해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시장 안팎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한편에선 시장과의 소통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보지만, 다른 한편에선 성과를 내지 못하는 J노믹스의 일부 정책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2기 경제팀의 과제는 무엇일까. 더스쿠프(The SCOOP)가 그 답을 찾아봤다. 문재인 정부 2기 경제팀이 윤곽을 드러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6월 26일 청와
LTE 통신비 원가가 공개될 전망이다. 참여연대가 지난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LTE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하자, 과기정통부는 “LTE 통신비 원가 공개를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르면 6월 말 LTE 통신비 원가를 공개할 예정이다.LTE 통신비 원가가 공개되면 가계통신비 부담을 완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이동통신사들이 통신비 원가를 공개하지 않은 채 막대한 이익을 취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문제는 어디까지 공개될지는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다.과기정통부가 “이통사의
[손경식 CJ그룹 회장]“VIP, 이미경 부회장 퇴진 요구”손경식(78) CJ그룹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퇴진 요구를 직접 받았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8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관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법정에서 손 회장은 “2013년 7월 4일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VIP 뜻이니 이 부회장을 경영에
이상우(79) 소장은 보수 우파다. 그보다 소신파다. 원칙주의자인 그는 서강대 정치학과 교수 시절 한림대로부터 총장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고 한 학기 남은 정년퇴직 전엔 곤란하다고 버텼다. 서강대가 양보해 그는 한 학기 ‘마이갈이’(조기) 정년퇴직을 했다. “지금 우리나라 상황은 구조적으로 조선조 임진왜란 직전이나 대한제국이 망했을 때와 같습니다. 동북아는
공관병을 마치 노예처럼 부렸다는 혐의로 망신살이 뻗친 박찬주 전 제2작전사령관(대장)은 일찍부터 육사가 배출한 재목으로 꼽혔다. 독일 유학 시절 훈육관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한번이라도 한국에서 온 박찬주 생도를 이기는 독일 생도를 보았으면 원이 없겠다.” 그러나 공관병 갑질 사건 이후 그의 처신을 보면 안타깝기 짝이 없다. 장수답지 않다. 한민구 전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산업통상자원부ㆍ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새 정부 1기 내각 인선을 마쳤다. 정부 출범 54일만이다. 대통령 탄핵에 따른 조기 대선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점을 감안해도 한참 늦은 ‘지각 인선’이다. 아직 국회 인사청문회가 마무리되지 않았으니 정부가 출범한 지 두달을 넘겨서야 내각이 제 모습을 갖출 모양이다.1기 내각
요즘 대우조선해양은 말 그대로 골칫거리다. 혈세를 또 잡아먹게 생겨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59조원이든 17조원이든 손실액이 크기 때문에 살려야 할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선택은 ‘밑빠진 독에 물 붓기도 유분수’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실상 임기가 4개월밖에 안 남은 임 위원장은 왜 대우조선 지원을 결정했을까. 정략일까 전략일까. “또 수조
‘맨 오브 라만차’는 미겔 세르반테스의 유명한 소설 「돈키호테」를 뮤지컬로 각색한 작품이다. 작가는 미치광이 같은 늙은 망상가 돈키호테를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질문한다. 이 더럽고 혼탁한 세상에 이상을 부르짖는 것은 얼마나 무모한가. 그렇다면 어두운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아니면 헛된 망상일지라도 그 꿈을 간직해야 하는가. ‘맨 오브 라만차’는 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