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나 글이나 영화나 대개 그 구성은 서론·본론·결론으로 나뉜다는 점에서 크게 차이가 없는 듯하다. ‘스토리텔링’에서 결론은 지금까지 말하거나 보여줬던 것들을 압축적으로 요약하든지 가장 상징적인 말이나 장면으로 이야기를 매듭짓는다.‘파고(Fargo)’의 결론은 엽기적이고 난장판으로 일관한 서론·본론과는 다르게 제법 따뜻하다. 반전이라면 반전이다. 제리 룬더가드(Jerry Lundergaard)의 아내납치 청부사건으로 평화롭던 브레이너드 시에는 쓰나미 같은 ‘파고’가 휩쓸고 지나간다. 그 사건과 정면으로 부딪쳐 해결한 경찰서장 마지(
대한제국. 조선의 26대 국왕인 고종이 조선국을 제국으로 칭제하며 1897년 10월 12일 개창한 나라이다. 물론 고작 13년 만에 일본에게 흡수지배를 당하며 망국을 맞이했지만, ‘대한민국’이라는 국호의 어원이 되었다는 점이 그나마 남아있는 역사적 의미일 것이다.학교에서 배운 내용만 생각해보자면 대한제국의 최후는 비극 그 자체일 것이다. 국제정세의 격랑에 먼저 개항한 일본, 그에 반해 무능하기 짝이 없는 이조 왕가, 문약한 조선. 그 비극으로 이어진 경술국치. 국치(國恥). 즉 나라의 수치라는 말이 쓰일 정도로, 우리 역사는 최악의
삼일절을 맞아 우리 문학의 반성과 분발을 촉구한다ㅡ한국과 일본의 문학을 비교하며 이승하 한국 현대문학은 태생이 아주 불행하였다. 고전문학에서 근대문학으로, 근대문학에서 현대문학으로 이행이 되는 과정에 일본의 식민지 지배 시대가 관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외교권이 빼앗긴 것은 1905년이었고 조선총독부에 의한 식민지 지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10년부터였지만 이미 갑신정변(1884)과 갑오경장(1894)과 을미사변(1895) 때부터 일본의 압박을 강하게 받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 즉, 60년 동안 우리는 일본의 지배를 받았다고
‘집 꾸미기’는 최근 가장 핫한 라이프스타일 트렌드 중 하나다. 코로나19 여파로 많은 이들이 힐링ㆍ여가 등의 시간을 집에서 누리기 시작했고, 이런 변화는 내가 사는 공간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TV에 나오는 집의 인테리어를 따라 하거나, 트렌디한 홈스타일링을 시도하거나, 자기만의 큐레이션이 들어간 개성 있는 공간을 만들어 자신의 취향을 만끽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가구, 집을 갖추다」는 오랜 시간 인간과 함께해온 가구의 역사와 건축,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가 구매한 가구와 그 가구로 꾸린 우리만의 공간에 사회ㆍ
지금부터 123년 전 대한민국이 있는 땅엔 한 국가가 있었다. 1897년 10월 12일 ‘대한제국’이라는 이름으로 건국한 나라다.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 탄생하기 전에 존재한 국가이며, 짧게 존재했지만 큰 의미를 남긴 국가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이번엔 대한제국 기록 중 하나를 알리고자 한다.대한제국은 건국 이후 10여년 만에 역사에서 사라졌지만, 근대화를 위해 수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그 흔적은 지금까지 선명하게 남아있다. 그런 흔적 중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선언이 지금까지도 맥을 잇고 있는데, 그것은 여권女權 신장의 사상적
이른바 K-문화 전성시대라고들 하지만 정작 문화의 꽃밭엔 벌레들만 가득하다. 왜냐하면 거기서는 사체라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K-철학을 얘기하고 우리 문화의 고양 방안을 얘기하려고 하니 갑자기 참을 수 없는 구토의 역겨움이 몰려옴을 느낀다.물론 우리 문화는 지금 호시절을 맞는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경제적 체급에 맞게 스케일도 기술도 글로벌 수준에 닿아 있고, 일부나마 세계적 평가와 찬사를 받고 있는 것도 부정하기 힘든 현실이다.그러나 정작 우리의 문화 현주소는 참담하기 그지없다. 특히, 출판계의 상황은 더욱
우리는 언제부터 한옥을 한옥이라 불렀을까. 서양문화가 들어오기 전까지 모든 집은 기와집, 초가집 등등이었을 텐데 말이다. 기록을 찾아보니, 1907년 대한제국 시절의 한 문헌에서 한옥이란 단어가 처음 나온다. 우리나라 국어사전에 등재된 건 1975년의 일이다. 한옥이란 말을 사용한 게 생각보다 오래되지 않았다는 얘기다.그런 한옥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숱한 지자체가 한옥체험관을 만들었거나 조성하고 있는 걸 보니, 언젠가 한옥이 없어질 것 같다는 걱정도 든다. 얼마 전 난 그런 한옥 한채를 철거하고 왔다. 묘한 감정이 스쳤다. ■일
1921년은 유독 한국문학의 거장들이 많이 태어난 해이다. 소설가 김광식과 류주현, 이병주, 장용학 등이 있으며 시인 김종삼, 박태진, 조병화, 그리고 자유와 사랑을 외쳤던 참여시인 김수영이 있다. 지난 5월 13일, 광화문 교보빌딩 23층 컨벤션홀에서는 이들 거장들의 100주년을 맞이하는 심포지엄이 열렸다. 대산문화재단과 한국작가회의는 2001년부터 매년 한국문학 거장들의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는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를 개최해왔다.식민지 시절을 지낸 이들 거장들은 태평양전쟁과 제2차 세계대전, 8.15해방, 한국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안 살 거면 못 산다‘갭투자’를 막기 위한 부동산 대책이 또다시 발표됐다. 6월 17일 김현미(59) 국토교통부 장관은 “투기수요의 주택시장 유입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면서 “이번 대책이 미비하다고 판단이 되면 다양한 제도를 마련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핵심 타깃은 갭투자다. 실제 거주하지 않고 빚을 내 집을 사들여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이용하는 행위를 막겠다는 거다. 경기·인천 등 대부분 수도권 지역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이 지역에서 9억원 이하 주택의 경우 50%가 적
박광수는 오뚝이 인형처럼 쓰러지지 않으려 애쓰며 양손을 든 채로 자리에서 일어나 밝게 웃었다. 정부군 병사도 웃으며 그의 머리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그의 품에서는 손만 대면 찢어질 것 같은 낡고 바랜 증명서 한 장이 발견되었다. 그 문서엔 ‘전라도 위도생 28세 박광수’라는 한자와 대한제국의 관인이 희미하게 번들거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 문자를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김영하, “검은 꽃”, 317쪽.[뉴스페이퍼 = 김보관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운영하는 플랫폼 ‘작은 도서관’은 2018년 광복절에 꼭 읽어야 할
[뉴스페이퍼 = 김보관 기자] 서울국제도서전 사흘째 날인 지난 6월 21일, 코엑스에서 특별한 광경이 연출됐다. 코엑스 B홀 책마당에서 열린 체험 프로그램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오디오북 이벤트는 배우 세 명과 김석만 연출가가 함께한 낭독공연으로 시작됐다.해당 프로그램은 사전에 선정된 네 명의 독자와 함께 무대 낭독을 하는 한편, 오디오 스튜디오에 함께 들어가 작품 중 일부를 발췌, 교차 낭독 및 녹음을 진행했다. 셰익스피어 작품을 모두 함께 읽고 듣는 시간을 통해 몇 세기가 지난 고전 속 인물들의 감정을 느껴볼 좋은 기회가 됐다
국립중앙도서관(관장 박주환)은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오는 11일 목요일 오후 3시 국제회의장에서 ‘부끄럽던 근대사가 금빛으로 빛나기 시작했다’를 주제로 2019년 첫 「저자와의 만남」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근현대사 관련 작품을 다수 저술한 김종록 작가를 초청하여 우리가 미처 몰랐던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새롭게 재조명한다.현재 (주)문화국가연구소 대표인 김종록 작가는 중앙일보 객원기자를 역임하였고, 대한제국과 고종을 재평가한 을 비롯하여 , , 등 다수의
1897년(고종 34년) 시작된 대한제국은 일제강점기를 관통하여 1910년 짧은 시대를 마감한다. 그간 미술계에서는 대한제국 시기의 미술을 조선시대 미술 전통의 쇠퇴기로 인식해 왔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개최되는 ‘대한제국의 미술-빛의 길을 꿈꾸다’전은 대한제국의 미술 역시 과거의 전통을 계승하고자 노력했으며, 외부 요소를 적극 받아들였던 역동적인 시대였음을 보여준다.이번 전시는 당시의 회화ㆍ사진ㆍ공예 200여점을 통해 대한제국 시기 미술이 어떻게 한국 근대미술의 토대를 마련했는지를 소개한다. 특히 조선이 대한제국으로 바뀌며
[뉴스페이퍼 = 이승하 시인] 오늘이 ‘독도의 날’이다. 독도가 대한민국의 영토임을 널리 알리고, 대한제국 칙령 제41호 제정을 기념하는 날이다. 1900년 10월 25일 고종이 공포한 대한제국 칙령 제41호는 독도를 울릉도의 부속 섬으로 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독도의 날 지정을 제일 먼저 제안한 것은 2000년, 독도 수호 운동을 하고 있던 민간단체인 독도수호대였다. 10년 뒤인 2010년에 한국시인협회와 독도학회, 한국청소년연맹 등 민간단체가 경술국치 100주년을 맞아 독도의 날 기념식을 열고 독도의 날을 선포했다. 우리보다
우리는 왜 명품에 열광할까. 비슷한 품질인데, 중소기업 브랜드라면 고개를 돌리는 이들이 많은 이유는 또 뭘까. 답을 찾는 건 간단치 않지만 어림잡을 순 있다. 대한제국 시대의 브랜드는 ‘기득권’의 소유물이었다. 고명하신 윗분들이 일본풍을 좋아하면 그게 시류時流였다. 흥미롭게도 이런 경향은 지금도 여전하다. 엄청난 자본資本이 밀면 그 브랜드는 시류가 된다.시장에 돈을 쏟아부으면 브랜드는 가치가 된다. 창업의 시대, 돈 없고 배경 없는 창업자들은 어떻게 브랜드를 만들고 론칭해야 할까. 「일상과 감각의 한국디자인 문화사」의 저자 조현신
이상우(79) 소장은 보수 우파다. 그보다 소신파다. 원칙주의자인 그는 서강대 정치학과 교수 시절 한림대로부터 총장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고 한 학기 남은 정년퇴직 전엔 곤란하다고 버텼다. 서강대가 양보해 그는 한 학기 ‘마이갈이’(조기) 정년퇴직을 했다. “지금 우리나라 상황은 구조적으로 조선조 임진왜란 직전이나 대한제국이 망했을 때와 같습니다. 동북아는
황태연(62) 교수는 명성황후 시해에 일본 천황까지 가담했다고 주장했다. 일본의 국가범죄라는 것이다. 명성황후를 칼로 찌른 일본군 미야모토 소위의 범행이 당시 일왕에게까지 보고됐다는 것이 근거다. 일본은 이 국가범죄를 은폐하려 미야모토를 사지로 보냈고, 전사했지만 야스쿠니에 안치하지 않았다.“고종은 유능한 왕이었어요. 외교를 못한 게 아니라 외교로 어렵게
[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이준 열사의 순국 110주기를 맞이하여 이준 열사 집터 표석 제막식이 14일 안국동 덕성학원 해영회관에서 진행됐다.이준 열사는 한말의 애국지사로, 1907년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이상설, 이위종 등과 함께 특파됐으나 일제의 방해로 참석하지 못하자 울분을 이기지 못하고 순국했다.표석이 설치된 곳은 이준 열사가 헤이그 특사 파견 당시 거주했던 곳으로, 민족문제연구소가 당시의 신문, 토지대장 등의 자료를 통해 위치를 밝혀낸 것이다.민족문제연구소는 '대한제국관원이력서'에 주소지가 "한성 북서
우리나라 검찰은 ‘권력의 시녀’로 통한 지 오래다. 그런 검찰이 ‘최순실 게이트’ 사건에서 또다시 권력과 돈의 편에 서려는 정황들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현재의 국민은 그런 행태를 용납하지 않을 거라는 점이다. 검찰이 그들의 존재 이유와 정체성을 정립해야 하는 이유다. “우리 후배 검사들은 대한제국 1세대 검사 이준의 정신을 이어가라.” 5년 전 2011년
북한은 핵무기로 공세를 펼친다. 미국은 사드로 맞불을 놓고 중국은 불편한 심기를 노출한다. 일본은 자위책을 강구하면서 은근슬쩍 자위대 강화론을 설파한다. 지금 한반도 상황이 어떤가. 해외 열강들이 춤을 춘 100여년 전 구한말 한반도의 상황과 엇비슷하지 않은가. 한반도에 또 ‘혼란기’가 찾아왔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심상치 않다. 장거리 미사일 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