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구조의 특성과 관련해 한국은 세계 최저·최고 기록 동시 보유국이다. 하지만 결코 달갑지 않은 세계 최저 ‘저출산’ 메달과 초고속 ‘고령화’ 훈장이다. 여성 한명이 평생 낳는 자녀의 수인 합계출산율이 급격히 낮아진 2000년대 초반 이후 우리는 ‘저출산고령화’를 하나의 단어로 인식하며 살아왔다. 저출산고령화는 경제활동의 주축인 15~64세 생산연령인구 감소를 초래하고, 경제 활력을 저하시켰다. 학령인구 감소는 각급 학교에 구조조정을 요구했고, 준비되지 않은 은퇴는 고령화와 결합해 사회 전반의 복지·부양 부담 증가와 노인빈곤 문제를
# 사진을 찍을 때 고민이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새롭게 찍을까” “남다른 시선으로 접근할 방법은 없을까”… 뭐 이런 것들입니다. “난 전문가니까 달라야 해, 좀 더 특별해야 해”란 강박도 있습니다. 내공이 깊은 고수는 마음을 비운다는데 아직까지 잡념이 많은 전 하수인 듯합니다. 갈 길이 멉니다.# 며칠 전입니다. 아버지를 모신 수목장에 온 가족이 모였습니다. 산속에서 간소한 상을 차리고 아버지께 인사를 드리려던 참이었습니다. “어! 저기~” 둘째가 입을 뗐습니다. 어머니부터 막내까지 10명 가까운 온가족이 둘째가 가리킨 곳을 봤
선거 때마다 수많은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다. 대선이든 총선이든 지방선거든 똑같다. 하지만 미디어에 소개되는 건 ‘될 만한 후보’와 그들이 제시한 공약뿐이다. 지지율이 일정 수준을 넘지 못하거나 인지도가 약한 후보는 자신의 공약을 설명할 기회조차 얻기 힘들다. 더스쿠프(The SCOOP)가 군소정당 대선후보들의 경제 공약을 사안별로 모아본 이유다. 20대 대통령 선거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윤석열(국민의힘), 심상정(정의당), 안철수(국민의당) 등 4명의 대선후보만 출사표를 던진 게 아니다.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후보를 포함해 14
한국 현대사의 주요 이슈들을 재치 있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조명해온 미술작가 주재환. 한국 신화를 기반으로 삶과 죽음의 경계를 해석한 웹툰작가 주호민. 미술과 웹툰이라는 서로 다른 영역에서 활동하는 이들은 부자父子 관계다. 이들이 자신들의 이름을 내건 ‘호민과 재환’ 전시를 열고 있다.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는 아버지와 아들, 미술과 웹툰이라는 각기 다른 상황에 놓인 두 사람이 미술관이라는 한 공간에서 나누는 일종의 대화다. 두 사람이 상대의 작업을 끌어당기고 밀어내며 나누는 대화를 통해 이미지의 상상력을 어떻게 확장할 수
종일 봄비가 내립니다. 풀잎마다 몽글몽글 빗방울이 맺혔네요. 그 모습이 옥구슬처럼 보입니다. 순간 잊고 있었던 동요가 귓가를 맴돕니다. 구슬비 송알송알 싸리잎에 은구슬조롱조롱 거미줄에 옥구슬대롱대롱 풀잎마다 총총방긋 웃는 꽃잎마다 송송송고이고이 오색실에 꿰어서달빛 새는 창문가에 두라고포슬포슬 구슬비는 종일예쁜 구슬 맺히면서 솔솔솔이 동요의 노랫말은 권오순님이 열여덟살에 썼다고 하는데,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요? 시에 멜로디를 붙이면 노래가 된다는 누군가의 말이 떠오릅니다. 비 때문일까요? 오늘따라 한글자 한글자가 가슴에 들
지난 19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가 2015년 블랙리스트 사태로 폐지된 다원예술 창작지원 사업을 복원하여 ‘2021 다원예술활동지원 Reboot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다원예술 창작지원 사업은 예술장르 중심 지원체계를 벗어나 형식과 조건에 제약을 두지 않는 예술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에 휘말려 폐지되며 한국에서 그래픽 노블, VR 예술 등 신생 예술분야가 설 자리가 좁아졌다. 그렇기에 이번 사업의 복원은 신생 예술분야의 발전을 꾀할 수 있는 시작점이며, 특히 심사와 심의제도에 있
초등 돌봄서비스는 없어선 안 될 교육 인프라다. 미술·PC·레고·퍼즐 등 흥미로운 프로그램도 축적돼 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정작 필요한 ‘내적성장’ 프로그램은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적지 않다. 가톨릭대 혁곡역팀은 아이들의 자아 성장을 위해 돌봄서비스에 포괄적 성교육을 넣자고 제안했다. ‘정자와 난자가 만나면…’식의 생물학적 성교육이 아니다. 나 자신을 알아야 올바른 성 가치관을 갖고 내적 성장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 돌봄 프로그램에 포괄적 성교육을 넣자는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온 건가요?진예은 학생(이하 진예은) : “
# 한뼘 길이는 될 법한 콧수염. 무얼 발라놨는지 꼿꼿이 선 채 눈썹까지 올라왔습니다. 큰 눈을 부라리며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는 남자. 초현실주의 거장으로 불리는 살바도르 달리입니다. # 사진전에서 마주한 달리의 첫인상은 기괴하고 독특한 그의 작품처럼 강렬했습니다. 시계가 녹아내리는 모습을 그린 ‘기억의 지속(1931년)’은 그의 대표작입니다. 꿈속에서나 볼 듯한 장면입니다. # 봄비가 내립니다. 빗방울이 자동차 유리창 풍경을 흐릿하게 만듭니다. 그런데 그게 아닙니다. 가만히 보니, 빗방울 속에 선명한 상이 맺혀 있습니다. 맞은편
대학생을 활용한 초등학생 돌봄 프로그램은 이미 많다. 하지만 대학생이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한 콘텐트를 전문가 검증과 리허설 과정을 거쳐 도입하는 프로그램은 어디에도 없다. 이는 가톨릭대 ‘사회혁신 캡스톤디자인 : 소셜리빙랩’ 봄비팀의 흥미진진한 ‘돌봄 제안’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아이들은 누군가 돌봐줘야 한다. 하지만 취약계층이나 맞벌이 가정에선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정부도 이들에게 초등학생 돌봄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돌봄기관의 수는 적고, 접근성은 낮으며, 학부모들은 돌봄기관을 선호하지도 않는
# 초등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은 83.5%(2019년 기준)다. 초등학생 10명 중 8~9명이 학원을 다닌다는 얘기다. 월평균 사교육비만 해도 34만7000원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서 내 아이만 학원에 보내지 않을 수 있을까. 게다가 아이와 함께 놀 친구도 학원에 가고 없다. 결국 학원을 택하면 부모의 허리는 휜다. 그것도 아니라면 아이는 할머니와 함께 있거나 혼자 방치된다. # 다행히 다른 대안이 있다. 정부가 지원하는 공적 초등돌봄서비스다. 초등돌봄교실이나 지역아동센터 등에 신청하면 돌봄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돌봄기관은
저출산으로 아이들이 줄고 있다지만 전국의 초등학생은 300만명에 육박한다. 그런데 초등학생을 위한 공적 돌봄기관의 정원은 50만명도 채 안 된다. 이 때문인지 정부는 돌봄기관을 늘리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이상한 간극은 여기서 시작된다. 정부는 턱없이 부족한 돌봄기관을 늘리려 하는데, 정작 학부모들은 돌봄이 아닌 사교육 시장에 아이들을 보낸다. 이게 정상적인 현상일까. 가톨릭대 학생들이 해법을 찾아봤다.코로나19로 인해 ‘긴급돌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지극히 일상적이던 교육시스템이 무너져서 일어난 현상이다. 문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박종관, 이하 예술위)는 2021년에 추진할 문예진흥기금 공모사업의 운영방향과 세부내용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한다.예술위는 10월 8일 목요일 오후 2시부터 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라 설명회는 온라인으로 진행된다.이번 설명회에서는 사업설명에 앞서 2021년 공모사업의 주요 개편내용을 요약하여 발표할 예정이다. 주요 내용은 ▲코로나-19로 인해 개편되는 사업방향 (▴지원대상 확대, ▴개인활동 및 사전제작 확대, ▴비대면 방식 활용, ▴예산편
요즘 청년은 ‘취약계층’ 취급을 받는다. 교육부터 취업ㆍ결혼ㆍ주거ㆍ출산ㆍ육아 등 어느 분야에서도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게 없어서다. ‘청년이 미래’라던 기성세대가 일찍이 풀었어야 할 현안이었는데도 해결된 문제가 없다. 그래서 청년들이 직접 해결사로 나섰다. 작은 동네, 좁은 골목을 들여다봤을 뿐인데도 엿보이는 사회문제가 숱했다. 가톨릭대 학생들이 제안하는 흥미로운 난제풀이법을 하나씩 살펴보자. 더스쿠프(The SCOOP)-가톨릭대 공동기획, 첫장을 열었다. 청년일자리, 청년주택, 청년창업, 청년수당…. 우리 사회는 청년을 참 애지
그런 것들이다 내가 아쉬운건트램펄린에 오를 때나는 이미 처지가 정해져 있었고그걸 누구에게 묻지는 못했고트램펄린 밖으로 떨어진 소년최선을 다해서 태연하고 최선을 다해서 일어서는 소년그런 것들이다 언제나어른들은 타협하고 소년들은 트램펄린에서 떨어지고그런 것들이다 내가 아쉬운 건-허연 시인, ‘트램펄린’ 중에서. [뉴스페이퍼 = 김보관 기자] 익숙한 많은 것들이 달라진 요즘, 일상을 바라보는 날카롭고도 따듯한 시선이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하다. 우리는 쉽게 가까운 주변을 잊고 지내지만, 그 안에서 여느 문학 작품만큼의 ‘거룩함’을 찾아내는
초등학생때 어버이날 썼던 편지의 첫 문장은 늘 이렇게 시작했습니다. “엄마, 저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빠, 열심히 돈 벌고 놀아주셔서 감사합니다.”머리가 크고 나선 편의점에서 카네이션을 사들고 집으로 갔습니다. 무심하게 식탁위에 올려놓은 카네이션 바구니는 다음날 집에서 가장 햇볕이 잘 드는 곳으로 옮겨져있곤 했습니다. 막상 아빠가 되보니 그때 생각이 참 많이 납니다. 봄비에 떨어진 분홍 철쭉꽃과 벚나무 잎이 카네이션을 만들었습니다. 비에 젖고 세찬 바람이 불어도 자리를 절대 뜨지 않겠다는 듯 바닥에 꼭 붙어있습니다.
인천작가회의 소속 소설가들의 작품을 모은 단편소설집 “봄비 내리는 날”이 나왔다. 단편집에는 유영갑, 황경란, 박정윤, 이상실, 조혁신, 김경은, 홍명진, 최경주 등 여덟 명의 작품 8편이 수록되었다.유영갑의 ‘봄비 내리는 날’은 북한이탈주민인 동수는 남한에서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 생활고에 시달리며 연변에서 인신매매범에 의해 팔려간 동생을 그리워하는 이야기이다. 황경란의 ‘소년은 알지 못했다’에서, 분명한 것은, 소년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은 주먹을 움켜쥔 채 누군가를 놀리고, 괴롭히고 때리는 일이라는 것이다. 아버지의 폭력을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되살아날 기미가 감지된다.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주종목이 ‘메모리’라는 점을 감안하면 호재임에 분명하다. 그렇다고 과도한 낙관론에 빠지면 곤란하다. 기다리던 봄비가 한번에 언 땅을 녹일 수 없듯 메모리반도체의 부활을 의심할 만한 통계적 근거와 징후는 여전히 숱하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현주소를 취재했다. “반도체가 바닥을 찍고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 침체의 늪에 빠져있는 국내 반도체에 청신호가 들어왔다는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뒷받침하는 시그널도 적지 않다. 국내
초등학교 때입니다. 천체망원경을 사고 싶어 용돈을 모았던 적이 있습니다. 책에서 달의 사진을 보고 난 후입니다. 노랗고 예쁘게 빛나던 달, 계수나무와 토끼가 산다던 그 달이 실제론 울퉁불퉁한 곰보빵 같은 모습이었다니요. 천체망원경을 사서 꼭 내 눈으로 확인하리라 결심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모았던 돈으로 결국 오락기를 사버리는 바람에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습니다. 그 초등학생은 이제 초등학생 학부모가 됐습니다. 비가 내리던 날, 딸아이 손을 잡고 가던 등굣길입니다. 계단을 내려오다 발걸음을 멈췄습니다. 그곳에서 어린 시절에 보고 싶었
뉴스페이퍼에서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여 세 명의 시인에게 3.1 운동 기념 시를 청탁하였습니다. 세 명의 시인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3.1 운동을 떠올리고 있었습니다. 이하는 기혁 시인의 시 ‘기록사진 위로 떨어지는 것’입니다.기록사진 위로 떨어지는 것 백 년 전 그곳에 슬며시 고여있었다 펄럭이는 태극기와 만세소리 쓰러지는 사람들의 비명 사이에서 투명한 망토를 뒤집어쓰고 거울인양 비친 얼굴에 물든 핏빛을 아무렇지도 않게 되돌려주고 있었다 아우내의 바람과 햇살이 차례로 번져나가고 거세지는 흙먼지가 들러붙었지만 얼어붙은 아이의
맞벌이 가정 지원정책은 꾸준히 늘고 개선돼왔다. 경제활동을 하는 이들에게 좀 더 많은 혜택을 주겠다는 걸 딱히 뭐라 하긴 힘들다. 하지만 요즘 세상에 자발적으로 홑벌이를 택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결혼이나 출산으로 직장을 떠나거나 밀려난 여성이 재취업을 하는 건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 단지 홑벌이라는 사실만으로 다양한 혜택에서 배제해선 안 되는 이유다. 뭐가 문제일까. 더스쿠프(The SCOOP)가 비자발적 홑벌이의 눈물을 취재했다. # 맞벌이 기영씨 부부 = 중견기업에 다니는 김기영(가명)씨는 올해로 결혼 6년차다. 슬하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