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의 행복점수는 몇점일까. 유엔 산하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공개한 ‘2023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 스스로가 매긴 행복도 점수는 10점 만점에 5.951점이었다. 전 세계 137개국 중 57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과 비교하면 한국보다 행복도 점수가 낮은 곳은 그리스(5.931점), 콜롬비아(5.630점), 튀르키예(4.614점)뿐이다.보고서는 행복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1인당 국내총생산(GDP)’ ‘건강 기대수명’ ‘사회적 지원’ ‘삶의 선택 자유’ ‘공동체 나눔(관
정부가 7개 품목의 가격을 집중 관리하고, 공매도를 6개월간 전면 금지했다. 그런데 물가를 관리하겠다는 대상이 대부분 반독점법상 시장지배적 지위의 기업들이다. 공매도는 세밀한 조율과 구조적 개편이 아닌 전면 금지라는 강수를 택해 주가 부양책을 의심케 한다. 경제정책의 목적과 방법이 일치하지 않아서 발생하는 모순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살펴봤다. 1편에선 물가 관리, 2편에선 공매도를 다룬다. 목적이 같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상관없을까. 적어도 경제정책에서 방법은 목적에 충실해야 한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부총재
영화 ‘다우트’ 속에서 감독은 2개의 상반된 식사 장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하나는 ‘진보적’인 플린 신부가 사제관에서 다른 신부들과 식사하는 장면이다. 또 하나는 ‘보수적’인 알로이시우스 수녀원장이 수녀원에서 수녀들과 식사하는 장면이다.플린 신부는 피가 철철 흐르는 고깃덩어리를 가운데 두고 신부들과 술을 마셔가면서 ‘너절한’ 수다를 떨고 킬킬대면서 식사를 한다. 사제복을 입은 건달들의 회식장면 같다. 반면에 알로이시우스 수녀원장과 수녀들은 사관생도들처럼 경직된 자세로 완전한 침묵 속에서 엄숙하게 ‘깨작’거린다. 사형수들의 마지막
현행법상 대화 당사자의 녹음은 불법이 아니다. 이 때문에 직장 내 괴롭힘, 학교폭력, 성폭력 등을 둘러싼 법적 공방 과정에서 녹음 파일이 증거 자료로 활용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런데 최근 당사자 간 통화·대화 녹음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녹음 파일을 이용한 협박 등 악용 사례가 많다는 게 발의 이유 중 하나인데, 이 논리를 받아들여야 할까. ‘통화 녹음’이 뜨거운 이슈로 다시 떠올랐다. 지난 8월 18일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통신비밀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하면서다. 이 법안은 “당사자 간 대화일지라도
영화 ‘브이 포 벤데타’는 미국과 소련 사이에 벌어진 핵전쟁 이후의 세계를 그린다. 그런 핵전쟁에서 살아남은 주요국은 영국뿐이다. 영화는 핵보유국 중에서 영국만 살아남은 이유를 영국이 미리 핵폐기를 선언하고 실천에 옮겼기 때문이라고 설정한다.핵전쟁 후 혼란의 시대. 영국의 실권을 잡은 ‘슈틀러’는 생존과 질서 유지를 명분으로 극단적인 파시스트 정책을 펼친다. ‘슈틀러 정권’은 모든 인권과 자유를 유보하고 개인을 국가에 종속한다.국가가 독점한 언론 매체는 국가의 선전기구로 전락한 채 끊임없이 단결과 복종을 주입한다. 영화는 슈틀러 정
서언 가치는 그 무엇이 옳다, 좋다, 바람직하다 할 때에 있어서의 도덕적이고 사회적인 관념적 실체입니다. 절대적인 가치와 주관적인 가치가 있다고 하지만 가치는 더불어 나오는 것이지 혼자 나올 수 없는 것이 사회적 모럴로서의 가치의 기본 특징입니다. 그런데 ‘한국적’이라 하먼 가령 한국의 대표 음식Korean staple food인 김치를 말할 때처럼 한국 사회 내에서 보편적으로 인정되고 통용되고 있는 일반적이고 관습적인 요소를 지닌 것을 의미하는 만큼 우리가 '한국적 가치The Korean Value'를 논하고자 하먼
일명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청탁금지법은 2016년 첫 시행 이후 두번(2018년 · 2021년)의 개정 절차를 거쳤다. 그런데도 청탁금지법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숱하다. 공직사회의 부정부패는 여전히 만연하고, 되레 애꿎은 민간인들만 이 법의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 청탁금지법이 제 역할을 하려면 모호한 기준과 지나치게 넓은 규제 범위부터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지는 이유다. 2016년 9월 28일. 지난한 여정 끝에 마침내 청탁금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됐다. 청탁금지법이란 이름보다 더 잘 알
# 평소 남을 돕는 것에 관심이 많은 오예원(23) 학생은 사회복지사를 꿈꿉니다. 2021년 사회학과에 편입할 정도로 간절합니다. 크고 작은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일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란 걱정도 많습니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타인의 어려움’을 마주할 때마다 무력감과 좌절감도 느끼곤 합니다.# 배우 허석김보성(56)은 이런 예원 학생에게 “두려워하지 말라”며 어깨를 다독였습니다. “무리할 필요는 없습니다. 최선을 다하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나머지는 하늘에 맡기자고요.” 예능 프로그램에서 그러
영국은 오래전부터 다양한 형태의 공공기관을 설립해 운영해왔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영국도 낙하산 인사를 둘러싼 논란이 숱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영국은 그 어떤 나라보다도 투명한 ‘공공기관 임원 임명 시스템’을 갖고 있다. 그 시스템의 핵심은 간단하다. 임원을 선발하는 사람들을 ‘날카롭게’ 감시하는 거다. 우리나라엔 없는 시스템이다. 1994년은 영국 정계 최대의 ‘흑역사’로 기록된 해다. 거물급 정치인과 정부 고위관료의 비리 스캔들이 잇따라 터져서다. 일명 ‘캐시 포 퀘스천(Cash for Questions)’으로
[박길연 하림 대표]“동물복지도 사회적 책임” 하림이 동물복지와 환경보호에 앞장선다. 그 일환으로 지난 4월 24일 ‘피오봉사단 8기’ 발대식을 개최했다. 피오봉사단은 하림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2014년 창단 이후 소비자와 함께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올해 발대식은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발대식에는 피오봉사단 8기로 선발된 소비자 가족 10팀과 하림 임직원이 참여했다. 박길연(58) 하림 대표는 “환경 문제가 대두되는 요즘”이라면서 “소비자 가족 봉사단과 함께 일상에서 동물복지와 환
프랑스는 기업의 부패행위에 관대한 나라였다. 뇌물수수에 쓴 비용의 세금을 공제해줄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의 프랑스는 그 어느 나라보다 강력한 반부패법을 시행하고 있다. 기업들의 무분별한 부패행위로 값비싼 수업료를 내고 배운 결과다. 주목할 건 프랑스의 사례에서 세계의 컴플라이언스(준법ㆍ윤리경영)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도 프랑스를 참고해 우리나라만의 컴플라이언스 모델을 만들어야 할 때다. 지난 1월 프랑스 반부패청(AFA)은 새로운 ‘반부패 컴플라이언스 지침’을 발표했다. 2017년 발표한 첫 지침의 개정판인데,
형사 출신의 경찰대학 교수. ‘그것이 알고싶다’ 등 각종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강력범죄 사건 및 미제사건을 분석하는 범죄심리학자. 표창원은 우리에게 프로파일러 혹은 범죄분석 전문가로 잘 알려진 인물이었다.그의 행보에 변화가 생긴 건 2012년 12월 18대 대선을 앞두고서다. ‘국정원 여론조작 의혹’이 불거졌던 당시에 그는 범죄수사 전문가로서 “다른 범죄사건처럼 적극적인 수사로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직설했는데, 그 주장이 돌연 매서운 공격을 받았다.경찰대학 교수의 ‘정치적 중립 위반’이라는 비난이 일자 그는 교수직에서 물러나
[美 상원 빈부격차 해법 냈지만…]연 3% 부유세 ‘험난한 여정’ 코로나19 사태 이후 빈부 격차가 심화하는 가운데 미국에서 ‘초고액 백만장자 조세법(Ultra-Millionaire Tax Act)’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CNBC는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의 대표적인 진보성향 의원인 엘리자베스 워런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이 10억 달러(약 1조1226억원) 초과 자산 보유자에게 연 3%의 ‘부유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발의했다”고 보도했다.이 법안의 취지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더 벌어진 빈부 격차를 해소하는 데 있다
[에브리싱 랠리 이어질까]2021년 자산가치 “Up Up”2021년에도 ‘에브리싱 랠리(Everything Rally)’가 이어질 거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에브리싱 랠리는 달러ㆍ금 등 안전자산을 제외한 모든 자산의 가치가 오르는 상황을 말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월 3일(현지시간) “코로나19가 여전한 가운데 미국 투자자들은 2021년에도 주식부터 비트코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자산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에브리싱 랠리는 2020년 말 본격적으로 속도가 붙었다. 그 결과, 뉴욕 증시 스탠다
쏟아지는 TV 프로그램, 광고, 인터넷 정보, SNS가 사람들의 욕망을 부추긴다. 때론 없던 욕망까지 열심히 발굴해낸다. 욕망이 커지는 만큼 소비를 늘릴 수 있다면 문제없겠지만, 다함께 소비를 무한대로 늘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모두들 불행해진다. 영화 ‘아포칼립토’는 마야족 작은 마을 주민들의 사냥 장면으로 시작한다. 마을의 젊은 사냥꾼들이 울창한 숲속에서 멧돼지처럼 생긴 짐승 한마리를 쫓는다. 10여명이 창을 들고 숲속에서 멧돼지와 숨바꼭질하며 몰아 결국 포획에 성공한다. 그 자리에서 자신들의 소중한 양식이 되어줄 멧돼지에
최현배(1894∼1970) 선생은 국어학자로서 잘 알려져 있다. 국어학자 이외에 다른 면모도 있다. 최현배 선생은 독립운동가, 한글운동가, 사회사상가이기도 하였다. 분명 최현배는 일제강점기에 일제의 조선어 말살 정책에 맞서 조선말을 수호한 독립운동가였다. 선생이 남긴 "우리말본"(1937)과 "한글갈"(1942)에 잘 드러나 있다. 언어 독립투쟁 때문에 1942년에 구속되었고, 징역 4년형을 선고 받았으며, 해방 이후 1945년 8월 17일에 함흥형무소에서 출옥하였다. 아울러 일제 시기 이래 서거할 때까지 문자생활에서 국한문혼용 대
오늘날 우리 현실은 민족사적으로 일대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사회 도처에서 불신과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정직하고 근면한 사람은 살기 어렵고 거짓과 아첨에 능한 사람은 살기편하게 되어 있으며, 왜곡된 근대화 정책의 무리한 강행으로 인하여 권력과 금력에서 소외된 대다수 민중들은 기초적인 생존마저 안심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이러한 모순과 부조리는 반드시 극복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몇몇 정치가의 독단적인 결정에 맡겨질 일이 아니라 전국민적인 지혜와 용기에 의해서만 가능한 일이라고 믿고, 이에 우리 뜻있는 문학인 일동은 우리
세계가 ‘조커 신드롬’을 앓고 있다. 익숙한 캐릭터임에도 올해 들어 유독 조커를 찾는 이들이 많다. 영화 ‘조커’의 작품성이 뛰어나서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조커가 마주한 현실이 우리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호응을 얻고 있다는 분석도 많다.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시위에서 조커옷을 입은 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조커 속 씁쓸한 경제학을 살펴봤다.올해 ‘할로윈데이(10월 31일)’의 주인공은 악당 ‘조커’였습니다. 할로윈데이 이전부터 이태원 거리엔 너나 할 것 없이 조커를
한국 정치사에 발을 맞춘 한국 문예지의 100년 역사(3) 이승하(시인ㆍ중앙대 교수)*이 글을 쓰는 데 참고로 한 책은 아래와 같다. 애당초 발표했던 발제문에는 각주를 붙여 일일이 출처를 밝혔지만 각주를 달 수 없는 인터넷 환경이라 책명만 서두에 밝혀둔다. 김근수, 『한국잡지사연구』, 한국학연구소, 1992. 정진석 외, 『한국 잡지 100년』, 사단법인 한국잡지협회, 1995. 최덕교 편저, 『한국잡지백년』 1, 2, 3, 현암사, 2005(재판). 8. 계간 『창작과 비평』의 등장과 『문학과 지성』과의 대립 1961년 5월 16
2012년 대법원에서 역사적인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이 나왔다. 하지만 끝이 아니었다. 2013년 일본 전범기업의 재상고가 접수되면서 상황이 꼬였다. 2018년 확정 판결이 나올 때까지 원고 9명 중 8명이 숨졌다. 강제징용 사건의 재판을 미룬 것은 ‘양승태 코트 사법농단’이라는 거대 사건의 단면에 불과했다. 대체 법원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던 걸까. 긴 시간 법조 현장을 지켜본 기자의 눈으로 그 진실을 추적했다. 권석천 기자의 「두 얼굴의 법원: 사법농단, 그 진실을 추적하다」는 ‘사법농단’을 심층 기록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