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리스크의 확전 가능성에 국내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9만전자’를 향해 질주하던 삼성전자의 주가에도 제동이 걸렸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17일 7만8900원을 기록하며 8만원대를 내줬다. # 국내 증시의 불안한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이르면 6월로 예상했던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도 더 늦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주간의 주식·채권·스몰캡 등의 동향을 정리했다.Point예상치 못한 대외 악재에 국내 증시가 큰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6일 2%대 하락세를 기록하며
민심의 회초리는 매서웠다. 4ㆍ10 총선은 야당 압승과 여당 참패로 귀결됐다. 더불어민주당과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175석, 여기에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 새로운미래, 진보당까지 포함하면 192석의 ‘거야’가 탄생했다.총선에서 표출된 민의는 안정보다 견제와 변화였다. 선거기간 내내 정권심판론이 다른 이슈를 압도했다. 국민의힘이 ‘이(이재명)ㆍ조(조국) 심판론’으로 맞서며, 각종 초대형 공약을 쏟아냈지만 통하지 않았다.여당의 참패는 집권세력 전체에 대한 심판 성격이 짙다. 국민은 소통과 타협을 외면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일방통
중장년이라면 30여년 전 편의점이 처음 들어왔을 당시의 생경함을 기억할 것이다. 지금은 가장 친근하고 자주 이용하는 곳이지만, 그때만 해도 편의점은 우리에게 조금은 낯선 소비 채널이었다. 그래선지 이렇게 가까워진 편의점이 문득, 새삼스럽다.웬만한 동네면 24시간 불빛을 밝히고 있는 편의점이 보인다. 진열대엔 종류별로 구분한 상품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응급의약품도 살 수 있고, 물건도 부치고, 공과금도 낼 수 있다. 어느덧 편의점은 잡화점 그 이상의 기능으로 일상 깊숙이 들어와 있다.신간 「어쩌다 편의점」은 식당, 카페, 빵집,
먼 곳오늘은 이별의 말이 공중에 꽉 차 있다나는 이별의 말을 한 움큼, 한 움큼, 호흡한다먼 곳이 생겨난다나를 조금조금 밀어내며 먼 곳이 생겨난다새로 돋은 첫 잎과 그 입술과 부끄러워하는 붉은 뺨과 눈웃음을 가져가겠다고 했다대기는 살얼음판 같은 가슴을 세워들고 내 앞을 지나간다나목은 다 벗고 다 벗고 바위는 돌 그림자의 먹빛을 거느리고갈 데 없는 벤치는 종일 누구도 앉힌 적이 없는 몸으로 한곳에 앉아 있다손은 떨리고 눈언저리는 젖고 말문은 막혔다모두가 이별을 말할 때먼 곳은 생겨난다헤아려 내다볼 수 없는 곳문태준·2007년 시인세계
대학생 시절 나는 기숙사 생활을 했다. 4인실을 처음 배정받았을 때, 들뜸과 두려움 등이 섞인 고양감에 룸메이트들과 서슴없이 친해졌다. 통성명을 하지 않아 서로의 학과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 난 문예창작과 학생이었고 다른 친구는 경찰행정이었다. 두 친구의 학과는 몰랐다.기숙사 책상을 꾸미고 있을 때 한 친구가 “빨리 운동장에 가봐야 한다”고 외쳤다. 구경거리가 생긴 것 같아 운동장으로 뛰어나가자 옷 대신 박스를 입은 채 기타를 들고 있는 이가 서 있었다. ‘대학교란 정말 자유의 공간이구나’라는 생각을 할 때쯤 그가 입은 박스의 뒤쪽
어른들의 술로 인식됐던 ‘위스키’가 MZ 세대에게 각광받고 있다. 하이볼 문화 열풍 때문이다. 하이볼은 일반적으로 위스키나 브랜디에 소다수나 물을 타고 얼음을 넣은 것인데, 특히 일본인들에게 사랑받는 주류 음용법 중 하나다. 그래선지 최근 일본여행을 떠나는 젊은이들의 쇼핑리스트에는 위스키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일본 하면 ‘사케의 나라’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사실 일본은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미국, 캐나다와 함께 ‘위스키 5대 강국’으로 꼽힌다. 야마자키, 히비키 같은 유명 위스키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만큼 인기다.
기계 인간, 인간 기계 이은기계와 씨름하고 난 후 돌아오는 새벽, 교차로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보았을 때 눈물이 흘러내린 후 태양의 아름다움을 가둘 수는 없을까 생각한다 어느 순간부턴가 기계의 운율을 따라가자니 심장이 한 박자 더 뛰어야따라갈 수 있게 되었다 조금 천천히 기계를 설득하기가 너무 어렵다 기계 앞에서 서성이며 숨을 고르고 기계와 동맹을 맺어볼까 하다가한 박자 놓치고 난 쌓이는 상자들을 감당할 수 없다기계실 유리창에 내 모습을 비추어 본다 나는 지금 내가 반복해서 하는 일을 모른다 신도 자신이 하는 일을 모르겠지 기계 인간
# 고금리 세상의 단면은 두개다. 한면에선 고통스런 비명이, 다른 한면에선 즐거운 비명이 흘러나온다. 전자는 은행에서 돈을 빌린 취약차주借主들의 몫이다. 이들은 고금리 탓에 필연적으로 불어난 원리금에 짓눌리고 있다.# 돈을 빌려준 은행의 상황은 다르다.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받을 돈’이 더 생기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올 상반기 5대 시중은행이 역대 최대 이자이익(20조4906억원)을 거둬들이고, 1조원이 넘는 성과급 잔치를 벌인 건 ‘고금리 바람’에 거저 날아온 혜택 덕분이었다. 즐거운 비명을 지를 법도 하다. # 이 때문
한국경제가 처한 상황은 녹록지 않다. 7월 생산·소비·투자가 모두 줄어든 트리플 감소세가 나타났다. 한국경제를 억누르는 약한 고리도 숱하다. 대표적인 게 줄어들 줄 모르는 가계부채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부실 징후다. 한국경제가 빚의 리스크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더스쿠프 視리즈 한국경제 약한 고리 세번째 편이다. 정부가 조심스럽게 경기회복을 전망하는 것과 달리 시장에선 ‘위기설’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다. 위기설에 불을 댕긴 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소상공인 대출 부실 우려다. PF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 미국과 중국을 양축으로 신냉전 체제가 본격화하면서 세계 경제도 재편되고 있다. 미중 양국이 꺼내든 자국우선주의 카드에 다국적 기업들은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눈치만 살피고 있다. # 한편에선 “지금까지 중국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았다”며 이제라도 탈脫중국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구글과 애플을 비롯한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중국의 대체지를 찾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를 뒷받침하듯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8월 첨단 기술 분야의 중국 투자를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하며 기업의 대중對中 비즈니스를 옥죄고 있다.# 이 지점에서
섭씨 1.5도. 기후위기로 인한 인간의 피해를 막기 위한 ‘최소 요건’으로 자주 등장하는 수치다. 1.5도는 비굣값이다. 화석 연료를 본격 사용하기 전의 지구 평균 온도보다 1.5도 이상 높아지면 위험하다는 거다(표➊).2018년 IPCC(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ㆍ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총회에서 발표된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의 정책결정자를 위한 요약본(SPM)’을 보자.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평균 온도가 1.5도 상승할 경우 100년에 1번 빈도로 북극해 해빙이
황금가지는 2세대 한국 환상 문학의 대표적인 작가로 알려진 '하지은'의 걸작 4권 완전판을 ‘낮과 밤’ 시리즈로 복간한다고 발표했다.하지은 작가는 2008년 장편소설 『얼음나무 숲』으로 데뷔하며 한국 환상 문학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 후 다수의 장편과 단편 소설을 통해 장르 문학의 2세대를 이끌며 국내외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본래 '낮과 밤' 시리즈는 출간된 지 오래되어 모두 절판된 상태였다, 이를 구하고자 하는 독자들의 끊임없는 요청이 있었고 중고 시장에서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는 등 꾸준한 수요가
금속 또는 합금이 특정 온도에선 전기저항이 제로가 되는 것을 초전도 현상이라고 한다. 초전도 현상이 나타나는 물질이 바로 초전도체다. 물질에 전류가 흐르기 위해선 플러스(+)와 마이너스(-) 성질을 띠는 ‘전하’의 집결체인 ‘전자’가 이동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전자가 이동할 땐 다른 불순물과 충돌하거나 전자끼리 부딪쳐 저항이 생긴다.하지만 초전도체에선 이런 충돌이 없기 때문에 전기저항이 일어나지 않는다. 저항이 없으면 저항 때문에 생기는 전력에너지의 손실도 사라진다. ‘마이스너 효과’는 초전도체의 중요한 특성 중 하나다. 도선에 전
북극에 있는 얼음벽 ‘해빙海氷’이 지구온난화 탓에 녹아내리고 있습니다. 해빙은 사람의 신체로 따지면 ‘면역 체계’ 같은 역할을 합니다. 해빙이 지구온난화로 인한 나쁜 현상들을 상쇄하고 있어서입니다. 해빙이 사라지면 전세계 곳곳에 폭우와 한파 같은 극한 기후가 몰려올 게 분명합니다.한국도 예외는 아닙니다. 포항공대 연구진에 따르면 2030년대엔 북극 해빙이 사라질 것이며, 그러면 영하 40도 이하의 찬 공기가 한반도까지 내려온다고 합니다. 상상만 해도 몸서리가 쳐지는 변화입니다. 해빙의 해빙解氷(얼음이 녹아 풀림)을 막아야 하는 이유
그린란드의 도시 일루리사트에 가면 도시와 바다를 연결하는 거대한 빙하 ‘얼음 피오르’를 볼 수 있습니다. 이 빙하가 조금씩 부서지면서 진풍경을 연출하는데, 그 장관 덕분에 얼음 피오르는 유네스코 세계 자연 유산으로 등재돼 있습니다.문제는 온난화 현상으로 얼음이 부서지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얼음 피오르의 현재 해빙 면적은 1979년 처음 관측했을 때보다 40%, 해빙량은 70%가 줄었습니다. 이대로라면 우린 아름다운 자연경관 하나를 또 잃을지 모릅니다.이윤주·조창원 눙눙이 친구들nungnunge8@gma
‘청정 자연환경’인 남극의 상태가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습니다. 얼음이 녹는 수준의 문제가 아닙니다. 최근 한국의 극지연구소가 남극에서 곰팡이에 감염돼 죽은 식물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습니다.연구팀은 이 곰팡이가 기존엔 식물에 위해를 가하지 않는 ‘내생균’이었지만, 이상고온 탓에 ‘병원균’으로 활성화했다고 밝혔습니다. 병원균으로 흑화한 곰팡이가 남극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입니다. 정말로 지구에 ‘기후위기’가 찾아온 건 아닐까요? 이윤주·조창원 눙눙이 친구들nungnunge8@gmail.comhttp://instagram.
[아디다스 중국서 휘청이는 이유]중국 MZ ‘애국심’ 사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브랜드가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모건스탠리의 보고서를 인용, 독일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의 중국 시장점유율이 2020년 19.0%에서 2024년 11.0%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중국 스포츠 브랜드 ‘리닝’과 ‘안타스포츠’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15.0%에서 22.0%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중국 화장품 시장에서도 자국 브랜드들이 약진하는 모양새다. 중국 화장품 브랜드 ‘퍼펙트다이어리’와 ‘플로
「도둑맞은 집중력」요한 하리 지음|어크로스 펴냄 도무지 한가지 일에 집중하기 어려운 시대다. 스마트폰 속 수많은 콘텐츠는 자제력을 발휘하지 못하게끔 만든다. 사람들은 자제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게 ‘개인의 실패’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집중력 문제는 ‘비만율 증가’ 문제와 비슷하다”고 주장한다. ‘집중력 위기’가 현대 사회 시스템이 만들어낸 유행병이라는 거다. 수면 부족, 독서 붕괴, IT기업들의 주의력 조종과 약탈 등 ‘도둑맞은 집중력’의 12가지 원인을 제시한다. 「모든 삶은 흐른다」도랑스 드빌레르 지음|피카 펴냄
# 한은페이. 한국은행이 나랏돈 수억원을 투입해 2020년에 출시한 모바일현금카드앱이다. 명칭은 그럴듯하지만, 성적은 ‘초라함’을 넘어선다. 출시 3년차에 접어들었는데도, 이 페이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앱 다운로드 수는 측정하지 못할 정도로 적다. # 나랏돈을 쌈짓돈처럼 사용해 만들어낸 공공앱은 이뿐만이 아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폐기되거나 폐기 권고를 받은 공공앱은 635개에 이른다. 여기에 들어간 나랏돈은 놀랍게도 190억원에 육박한다. 적지 않은 혈세가 공공앱 개발이란 미명 아래 어디론가 사라졌다는 얘기다. #
스마트폰·정수기·에어컨…. 하루가 멀다 하고 최신 기기가 쏟아진다. 문제는 가격이다. 최신 제품엔 늘 ‘프리미엄’이 붙기 마련이다. 따라서 지출을 줄이고자 한다면 지금 쓰는 스마트폰, 렌털 중인 정수기 등의 성능과 가격이 과하지 않은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지출을 줄일 땐 ‘지나침은 오히려 모자람만 못하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더스쿠프(The SCOOP)와 한국경제교육원㈜이 한 부부의 지출 줄이기를 도왔다.가족에게 돈을 빌려준 문제로 티격태격한 박상현(가명·36)씨와 이윤희(가명·36)씨 부부. 몇 년 전, 코로나